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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가?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럴 리가 없어.

그, 그래. 라이카 선배니까 분명히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거겠지.

하지만 라이카 선배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나는 신경이 쓰였다.

신경이 너무 쓰였다. 그러나 이대로 경직되어 있을 수는 없었다. 나는 이성과 감정의 틈에서 바른 쪽을 선택했다.

「저기… 라이카 선배님.」

「왜?」

「그러니까… 닿았어요…. 그게, 가슴이.」

「알고 있어.」

나의 필사적인 고백에 예상 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우발적인 사고야. 자연 현상이라서 어쩔 수 없어.」

「으허헉!」

여전히 철벽같은 무표정이었다. 그리그 옷 너머의 온기는 한층더 가볍게 밀려왔다.

상관없다는 의사표시, 그렇게 받아들여도 된다. 받아들이고 싶다. 그러나 서, 설마…이건? 불길한 예감이 내 등줄기를 스쳤다.

「저어… 설마 이건 ‘실험’ 인가요?」

「그런 측면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일지도 몰라.」

무표정을 일관하던 라이카 선배가 아무렇지도 않게 동아리방의 벽 쪽으로 시선을 보냈다.

거기에 있던 것은 …숨겨져 있기는 했지만, 아무리 봐도 비디오 카메라였다.

바, 방심했다! 요즘 이 패턴데 걸려들지 않아서 잊어버리고 있었다.

노상관찰연구회의 활동은 인간 관찰이다. 그 실태는 나도 아직 모르지만, 적어도 라이카 선배는 나한테 장난을 쳐서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다.

「아쉽군. 의외로 일찍 눈치챘네.」

「라, 라이카 선배님, 너무하세요…」

「어째서? 공부는 가르쳐줬어. 거짓말이 아니야. 리프토가 이대로라면 유타는 유급될지도 몰라.」

…그건 일반적으로 말하는, 못을 박는다는 표현 아닌가요?

「저, 적어도 비디오 영상은 삭제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안 돼. 유타의 시선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 분석할 예정이야.」

그러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