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랐던 사실을 깨달았다.

이 아이는 소라를 굉장히 좋아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좋을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소라를 지켜보고 있었다니. 납득과 동시에 죄책감이 들었다.

확실히 소라에게 지금까지와 같은 생활환경을 만들어 주지는 못했다.

지금까지는 식사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여동생들을 돌보는 것도 신경 쓸 필요 없었다.

돈 문제, 아침에 쓰레기 버리기, 하나하나 세기 시작하면 끝이 없었다.

하치오지에서 통학할 떄조차 불평 한마지 안 하던 그 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동아리를 그만둔 것일까. 나는 정말로 그 마음을 알고 있었던 걸까.

평범한 중학생이었더라면, 지금 소라가 짊어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멜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설령 부모님을 잃었다고 해도 믿음직하고 제대로 된 보호자가 있었다면….

말이 막힌 내게 소년은 연거푸 쏘아 댔다.

"당신이 타가나시를 불행하게 만든 거야! 우리한테 타가나시를 돌려줘!"

그 목소리는 내 마음을 찔렀다.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그럴 리가.

그러나 무기력한 나 때문에 지금 자리에 누워 있는 사랑스러운 조카에게 나는 정말로 충분한 것을 해 주고 있다는 말은 절대로 할 수 없었다.

대답이 막힌 나는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기분이었다.

오싹한 추위 속에서 소라가 눈을 떴다. 지금이 이렇게 쌀쌀한 시기였나?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밀려들어온 한기에 몸이 떨렸다.

세상에…. 너무 추운데…?

왠지 이러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불을 잡고 몸에 휘감아 보지만, 그 정도로는 추위가 전혀 누그러들지 않았다. 이렇게 이불을 둘둘 감고 있는데.

혹시 이건 열이 내리기 시작했다가 그대로 체온이 너무 내려가 버린 게 아닐까?

추위가 불안함에 소라는 몸을 둥글게 움츠렸다.

어쩐지 귀까지 울리는 것 같았다. 마치 사람 목소리가 멀리서 울려 퍼지는 듯한?

"…라고!"

"어…?"

귀가 울리는 게 아니었다. 정말로 무슨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낯익은 목소리였기 때문에 소라는 흔들리는 머리로 필사적으로 생각했지만, 떠오른 말은 하나뿐이었다.

"오빠, 시끄러워…."

들려오는 목소리는 둘이었다. 그 중 하나는 확실히 유타의 것이었다.

방금전 까지 괴로웠던 소라는 유타의 목소리라는 것을 안 순간 안심했다.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오빠가 틀림없이 있었다. 부리면 와 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마음이 놓이는지.

곁에 있어 주면 좋겠다는 말은 부끄러워서 할 수 없으니까 그 대신 오빠 목소리라도 듣고 있자. 소라는 그렇게 생각하며 필사적으로 귀를 기울였다.

그때, 그 목소리가 소라의 귀에 날아들었다.

마에시마 다리키의 추궁은 한층 더 격렬해져 있었다.

"나는 다 알고 있다고! 너 같은 건 외삼촌도 뭐도 아닌 주제에! 네 누나가 타카나시네 아빠랑 결혼한 것뿐이지, 넌 남이라고!!"

맞는 말이었다.하지만….

"그래서 부모님이 돌아가신 타카나시네 집에 굴러 들어온 거야!

여자애들밖에 없어서 거절 못하는 자매들을 구슬려 집을 빼앗을 속셈이겠지!

청소 같은 집안일을 시키고, 그런 식으로 타카나시한테 이것저것 무리하게 시켜서 쓰러진 거 아니냐고!"

"빼앗으려 할 리가 없잖아! 그야, 식사를 만들어 줘서 먹긴 했지만, 그렇지만 그건…."

"그것 봐! 역시 타카나시를 이용하고 있었군, 이 자식!"

이용…은 안 했는데, 그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