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커피 향이 나는 흑맥주를 좋아했다.
음미하듯 마시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다시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한다. 내 손으로 만들어 낸 결말이다.
그 날 그녀를 보내며, 수많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를 죽임으로서 그 날 못 다한 복수를 해냈다. 내 속은 후련한가? 아니 그렇지 않다.
형은 날 보면서 잘했다고 해줄까? 아니 그렇지 않다.
정말 이렇게 밖에 못 끝냈을까? 아니 그렇지 않다.
그녀에게 잘못이 있었나? 아니 그렇지 않다.
내가 이런 것을 바랐나? 아니 그렇지 않다.
내 복수는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그러나 대답을 들려줄 목소리는 이미 주인을 잃은 지 오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