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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나는 보호자로서 실격 같았다. 점점 나 자신이 한심스러워졌다.

"우선 약국에 파는 약은 사 왔는데… 정말로 병원에 안 가도 되겠어?"

" 정말 괜찮다니까! 하룻밤 자니까 좋아졌어. 목이 약간 아픈 것 같지만.그보다도 오빠는 학교에 갔다 오지 그래? 오늘은 대학 축제 뒷정리도 해야 하잖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연락은 해 뒀으니까."

"그렇지만…."

전화로 소라의 상태를 이야기했더니 두말없이 양해해 줬다.

오히려 라이카 선태가 문병과 간병하러 온다는 것을 간신히 말렸을 정도였고, 니무라는 대리 출석을 약속해 주었다.

동아리 사람들의 고마움을 통감했다.

그러고 보니 사코 선배가 다음에 학교에 오면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는데, 이유는 가르쳐 주지 않았다.

뮈, 미우의 사진을 주고 싶은 것뿐일 테니 상관없지만.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 보이는 소라는 차가운 포카리스웨트를 맛있게 한 모금 마셨다.

"미우랑 하나는 벌써 학교에 갔어?"

"그럼. 오늘은 미우가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갔어."

"초등학교가 어린이집에서 더 먼데…. 미안하네."

침울한 얼굴을 하는 책임감 강한 장녀의 모습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래서 내가 데려다 주겠다고 했는데, 언니 옆에 있어 주라며 평소처럼 야단치더라고.

'아픈 여자를 혼자 두다니, 섬세함이 부족해요!'라고 혼났습니다~."

내가 미우의 말투를 흉내 내자 소라가 웃었다.

"하하…. 닮았어, 닮았어."

"히나도 아침부터 어찌나 난리였는지.

'히나도 언니 호~ 해 줄꼬야~!'라고 해서, 설득하느라 상당히 애먹었어. 그러니까 얼른 낫지 않으면 곤란해."

"어휴….몇 번이나 말했지만… 난 괜찮거든?"

"네네. 그럼 식욕이 있으면 죽 먹을래? 레토르트지만 세 가지 맛을 샀어."

큭, 하고 이불 속에서 웃는 소리가 들렸다.

"응? 뭐가 이상해?"

"…아니. 고마워, 오빠. 나중에 먹을게."

"알겠어. 그럼 좀 더 자."

나는 약간 망설이다가… 손을 뻗어 이불을 똑바로 했다.

이불에서 살짝 새어나온 공기에서 우유처럼 달콤한 향기가 났다.

"…걱정하지 않아도 난 괜찮으니까."

소라는 빨간 얼굴로 한 번 더 그렇게 말하더니 얼굴을 이불로 가렸다.

자는 얼굴을 보이는 게 부끄러운 걸까?

나는… 자는 얼굴을 계속 보고 있고 싶을 정돈데.

하지만 소라가 정말로 쓰러질 만큼 무리를 했다는 것을 몰랐다는 사실도 분하고 부끄러웠다.

지금도 순순히 응석부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