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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그렇게 말하고 나는 라이카 선배와 함께 집을 나섰다.

완전히 시원해진 날씨는 반팔로 다니는 것도 이제 마지막임을 예고했다. 마지막은커녕 위에 뭔가 덧입지 않으면 쌀쌀할 정도였다.

나와 라이카 선배는 나란히 걷고 있었다.

“근사한 시간이었어. 귀여운 것은 정의고 귀엽다는 것은 최강이야. 회장이 한 말은 옳았어.”

손바닥에 남아 있는 촉감과 냄새를 아쉬워하듯 라이카 선배가 양손으로 가슴을 눌렀다.

“하하, 라이카 선배님의 그런 모습은 처음 봤어요.”

“귀여운 아이들이 좋아. 난 귀엽지 않으니까.”

평소의 무표정으로 돌아온 라이카 선배가 불쑥 중얼거렸다.

“라이카 선배님?”

내가 얼굴을 들여다보자, 반대로 라이카 선배가 나를 빤히 쳐다봐서 주눅이 들었다.

“유타, 아르바이트 하기 힘들어?”

“음…. 힘들다면, 뭐, 생활을 위해서니까요.”

입학식으로부터 몇 달이 지났다. 여러 가지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서 이제는 떠올리는 것만도 힘들었다.

그중에서도 내 생활을 확 바꾸어 놓은 것은 세 자매를 맡게 된 것, 그전에는 라이카 선배를 만난 것이었다. 이 생활이 시작된 후로 동아리에 얼굴을 내밀 시간이 줄었지만, 세 자매를 맡았기 때문에 이렇게 라이카 선배와 단둘이 있을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유타가 요즘 동아리방에 안 오니까 허전한가 봐.”

“허전해요? 아니, 누가요?”

“회장이….”

“…….”

뭐야, 그건? 기뻐해도 되는 건가.

“나도… 좀 허전해.”

“네?”

무심코 빠뜨리고 못 들을 뻔했지만, 라이카 선배는 분명하게 말했다.

“저, 저기, 라이카 선배님, 그 말은….”

“잘 자.”

라이카 선배는 어디까지나 냉철하게 단 한마디만 중얼거리고 더나갔다.

그 무렵.

“바보 같은 오빠 같으니, 멍청하긴….”

방 한쪽 구석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소라는 언제까지나 저주가 담긴 말을 중얼중얼 내뱉고 있었다.

“온니…. 모해~?”

평상시와 다른 소라의 모습에 히나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미우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얼굴로 어깨를 움츠렸다.

“아~, 이건 중증일지도 몰라…. 히나, 이제 코~ 할 시간이니까 양치하고 오렴.”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