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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케이타에게 나는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경어는 그만두자. -솔로라고 해도, 그냥 도망쳐 다니면서 혼자 돌아다니는 놈만 노리는 그런 사냥이야. 효율은 별로 안 좋아」

「그래-그런가. 그럼 말이지……키리토, 갑자기 이런 말은 좀 뭐하지만, 너라면 금방 다른 길드에서 데려갈 것 같아서 그러는 건데, 괜찮다면 우리 길드에 들어오지 않을래?」

「에……?」

천연덕스럽게 되묻는 내게, 둥근 얼굴을 상기시키며 케이타가 열띤 목소리로 말했다.

「봐봐, 우리들, 레벨적으로는 아까의 던전 정도는 충분히 사냥할 수 있을 거야. 단지, 스킬 구성이 말이지……너도 벌써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전위를 맡을 수 있는 게 테츠오밖에 없어. 아무래도 회복이 받쳐주질 못해서, 싸우다 보면 조금씩 당하게 되거든. 키리토가 들어와주면 꽤나 편해질 테고, 게다가……어-이, 사치, 잠깐 와봐」

케이타가 손을 들어 부른 것은 그 흑발의 창술사였다. 와인글라스를 든 채 다가온 사치라는 이름의 작은 여성 플레이어는 날 보자 부끄러워하며 인사를 했다. 케이타는 사치의 머리에 손을 탁 얹으며 말을 이었다.

「이 녀석, 보다시피 메인 스킬은 양손용 장창인데, 다른 창술사에 비하면 아직 스킬치가 낮아서 이참에 방패를 든 양손검사로 전향시키려고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좀처럼 수행시간을 낼 수도 없는 데다 한손검을 어떻게 써야 좋을지 잘 모르겠더라고. 괜찮다면, 코치를 좀 해줄 수 없을까」

「뭐야, 사람을 떨거지처럼」

사치는 볼을 부풀리더니 혀를 낼름하며 웃었다.

「그게 말이지-, 난 계속 멀리서 적을 찔끔찔끔 찌르는 역할이었잖아. 그런데 갑자기 앞으로 나가서 접근전을 하라고 하면 무섭단 말이야」

「방패 뒤에 숨어있으면 된다고 몇 번이나 말해야 이해하는 걸까-. 정말로 너는 옛날부터 겁이 너무 많다니깐」

이제까지 줄곧 살벌한 최전선에서만 살며, SAO를-아니, 모든 MMORPG를 리소스 쟁탈전으로만 이해했던 내게 그들의 대화는 따뜻하게, 그리고 눈부신 것으로 비췄다. 내 시선을 알아차린 케이타는 멋쩍어하며 말했다.

/IN

「이야-, 우리 길드, 현실에선 모두 같은 고교의 PC 연구회의 멤버들이거든. 특히 나하고 얘는 집이 가까워서……. 아, 그래도 걱정은 안 해도 돼. 모두 좋은 녀석들이니까 키리토도 금방 친해질 거야. 분명히」

그렇게 말하는 케이타를 포함해 모두들 좋은 사람이란 것은 미궁구에서 여기까지 오면서 이미 알 수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속이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면서 나도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동료로 받아들여줘. 잘 부탁해」

◆ ◆

전위가 두 명이 된 것만으로도, 흑묘단의 파티 밸런스는 대폭적으로 개선되었다.

아니, 만약 그들 중 한 명이라도 의심하는 마음을 품고 내 HP바를 봤더라면 그것이 부자연스럽게 감소한다는 것을 언젠가는 알아차렸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 좋은 동료들은 코트가 레어 소재라는-거짓말은 아니지만-내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고 전혀 의문을 품지 않았다.

파티로 전투하는 사이에 나는 오로지 방어에만 전념하고 적의 숨통을 끊는 역할을 등 뒤의 멤버들에게 맡겨 경험치 보너스를 양보했다. 케이타 일행의 레벨은 쑥쑥 상승해, 내가 가입한 후 일주일 후에는 주요 사냥터를 한 층 위로 올릴 수 있을 정도였다.

던전의 안전 에리어에 둘러앉아 사치가 만들어온 도시락을 먹고 있을 때, 케이타가 둥근 눈을 반짝이며 내게 자신의 꿈을 들려주었다.

「물론, 동료들의 안전이 제일 우선이지. 그래도 말야……안전만을 추구한다면, 시작의 마을에 틀어박혀 있으면 돼. 이렇게 사냥을 해서, 레벨을 올리는 이상, 언젠가 우리들도 공략조에 동료로 받아들여지고 싶다고 생각해. 지금은 최전선도 까마득하고 혈맹기사단이니 성룡연합 같은 톱 길드에 공략을 맡기고 있지만……. 저기, 키리토, 그 사람들하고 우리는 뭐가 다르다고 생각해?」

「에……으음, 정보력일까. 녀석들은, 어느 사냥터가 효율이 좋다거나, 어떻게 하면 강한 무기를 얻을 수 있는지 정보를 독점하고 있으니까」

그것은 그야말로 내가 공략조가 될 수 있었던 이유 그 자체였지만, 케이타는 그 해답이 불만스러운 모양이었다.

「그거야……그런 것도 있겠지만. 나는 의지력이라고 생각해. 동료를 지켜주고, 모든 플레이어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달까. 그런 힘이 있으니까 그들은 위험한 보스전에서도 계속 승리할 수 있었던 거야. 우리야 지금은 아직 보호를 받는 쪽이지만, 마음만은 뒤지지 않을 거야. 그러니……, 이대로 열심히 노력하며 언젠가는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런가……그렇겠다」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속으로는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공략조를 공략조로 있게 해주는 모티베이션은 단 하나, 수천 플레이어들의 정점에 선 최강의 검사로 남아 있고 싶다는 집착 그 자체다. 그 증거로 SAO 공략, 플레이어 보호만이 목적이라면 톱 플레이어들은 그들이 입수한 정보와 아이템을 최대한 중층 클래스의 플레이어들에게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플레이어 전체의 평균 레벨이 올라가고, 공략조에 가담하는 사람의 수도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증가할 것이다.

그러지 않는 것은 자신들이 항상 최강이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그 무렵의 나는 심야가 되면 여관을 빠져나가 최전선으로 이동해 솔로로 레벨을 올려나가고 있었다. 그 행위가 흑묘단 멤버들과의 레벨 차이를 벌리고, 결과적으로는 그들을 끊임없이 배신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그 무렵, 나는 조금이지만 믿고 있기도 했다. 만약 정말로 흑묘단의 레벨이 급상승해 최전선에서 싸우는 플레이어들에게 가담하게 된다면, 그때야말로 케이타의 이상이 폐쇄적인 공략조의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실제, 흑묘단의 전력 강회는 특필할 만한 스피드였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전장으로 삼았던 필드는 내게는 한참 전에 공략이 끝나 위험구역도, 효율이 좋은 곳도 모두 알고 있던 곳이었다. 은근히 그들을 유도해 최대의 효율을 유지하며 사냥을 반복하자, 마침내 흑묘단의 평균 레벨은 완전히 중층 클래스의 플레이어들의 그것을 앞서나가게 되었다. 내가 가입했을 때는 10이었던 전선층의 차이가 단기간 내에 5까지 줄어들었다. 저금액도 금세 불어나 길드 홈의 구입까지도 현실적인 이야기가 되어갔다.

◆ ◆

하지만 딱 한 가지, 사치의 방패검사 전향 계획만은 순조롭지 못했다.

그것도 무리는 아니다. 지근거리에서 흉악한 몬스터와 검을 마주하기 위해선 스테이터스 이외에도 공포를 견디며 발을 내디딜 수 있는 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SAO 개시 직후에는 접근전에서 혼란에 빠지는 바람에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사치는 어느쪽이냐 말하자면 얌전하며 겁이 많은 성격이라 도저히 전위로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나는 자신이 방패가 되기에 충분하고도 남은 스테이터스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사치의 전향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멤버들은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오히려 도중에 가입한 나 한 사람에게 힘든 전위를 계속 떠넘기는 것이 미안했는지, 친목 그룹인 탓에 말로는 하지 못했지만 사치에게 주어지는 압박은 나날이 강해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여관에서 사치의 모습이 사라졌다.

길드 멤버 리스트로 장소를 확인할 수 없었으므로 혼자 미궁구에 간 것으로 여겨졌다. 케이타 이하 전 멤버들은 요란을 떨며 즉시 모두 함께 찾으러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나는 혼자 미궁구 이외의 장소를 찾아보겠다고 고집했다. 필드에도 추적이 불가능한 곳이 몇몇 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사실은 색적 스킬에서 파생되는 상위 스킬인 《추적》을 이미 획득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밝힐 수는 없었다.

케이타 일행이 미궁구를 향해 뛰어간 후, 나는 사치의 방 앞에서 추적 스킬을 발동시켜 시야에 표시된 연녹색 발자국을 따라갔다.

작은 발자국은 다른 멤버들과 내 예상을 뒤엎고 주거구를 벗어난 어떤 수로 속으로 사라졌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안으로 들어선 나는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만이 울려 퍼지는 어둠 한구석에서, 최근에 막 손에 넣은 하이딩 옵션이 붙은 망토를 걸친 채 웅크리고 앉아 있는 사치의 모습을 발견했다.

「……사치」

말을 걸자, 이제까지 검은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그녀는 고개를 들고 깜짝 놀란 듯 말했다.

「키리토. ……어떻게 이런 장소를 알았어?」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헤맨 뒤, 말했다.

「감일까」

「……그렇구나」

사치는 살짝 웃은 후, 다시 무릎을 끌어안은 채 고개를 숙였다. 나는 열심히 할 말을 생각하다가, 멋없는 한마디를 했다.

「……모두 걱정하고 있다고. 미궁구로 찾으러 갔어. 얼른 돌아가자」

이번엔 오랫동안 답이 없었다. 1분인가 2분을 기다린 후, 다시 한 번 같은 말을 하려던 내게 고개를 숙인 채 사치가 속삭였다.

「있지, 키리토. 함께 어딘가로 도망치자」

반사적으로 되물었다.

「도망치다니……어째서」

「이 마을에서, 흑묘단의 모두에게서. 몬스터에게서. ……SAO에게서」

그 말에 즉시 대답할 수 있을 만큼 나는 여자를-인간을 알지 못했다. 다시 오랫동안 생각한 끝에 나는 주저하며 물었다.

「그건……자살하자(心中)는 뜻이야?」

잠시 침묵한 끝에 사치는 조그맣게 웃었다.

「후후……그렇네. 그것도 좋을지도. ……으응, 미안, 거짓말이야. 죽을 용기가 있다면, 이런 마을의 권내에 숨지는 않았겠지. ……서있지 말고, 좀 앉으면 어때」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어진 나는 사치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았다. 반달 모양 수로의 출구에서 시내의 불빛이 별처럼 작게 보였다.

「……나, 죽는 게 무서워. 무서워서, 요즘은 그다지 자질 못하겠어」

마침내, 사치가 중얼거렸다.

「있지, 어째서 이런 일이 되버린 거야? 어째서 게임에서 나갈 수가 없는 거야? 어째서 게임인데, 진짜로 죽지 않으면 안 돼? 그 카야바라는 사람은, 이런 짓을 해서, 무슨 이득이 있어? 이런 일에, 무슨 의미가 있어……?」

그 다섯의 질문에, 각각 개별적으로 회답하는 것은 가능했다. 그러나, 사치가 그런 답을 구하지 있지 않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안다. 열심히 생각하고, 나는 말했다.

「아마, 의미는 없어……아무도 얻는 건 없어. 이 세계가 완성된 때는 이미, 모든 게 다 끝나버린 거야」

눈물을 흘리지 않고 우는 여자아이에게 나는 심한 거짓말을 했다. 왜냐하면, 적어도 나는 자신의 힘을 감추고 흑묘단에 들어와 은밀한 쾌감을 얻고 있었으니까. 그런 의미로 봤을 때 나만은 명백한 이득을 보고 있었으니까.

나는 이때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