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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니 몇몇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왔다.

「얘들아, 손님에게 실례잖니!」

「그럴 때가 아니야!!」

아까의 붉은머리 소년이 눈에 눈물을 머금고 외쳤다.

「긴 형들이, 군의 놈들에게 붙잡혔다고!!」

「-장소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단호한 표정으로 일어난 사샤가 소년에게 물었다.

「동5구의 도구상 뒤의 공터야. 군이 열 명 정도로 통로를 블록하고 있어. 코우타만이 도망칠 수 있었어」

「알았어. 당장 갈게. -죄송하지만……」

사샤는 아스나와 키리토 쪽을 보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저는 아이들을 구하러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이야기는 나중에……」

「우리도 갈게, 선생님!!」

붉은머리 소년이 외치자 그 뒤에 있던 아이들도 입을 모아 동의했다. 소년은 키리토의 곁으로 달려가 필사적으로 말했다.

「형, 아까의 무기, 빌려줘! 그게 있으면, 군의 녀석들도 금방 도망갈 거야!」

「안 돼!」

사샤의 질책이 날아왔다.

「너희들은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그 때, 이제까지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던 키리토가 아이들을 달래려는 듯 오른손을 들었다. 평소에는 종잡을 수 없는 태도를 보여주는 키리토지만 이럴 때는 이상한 존재감을 발휘해, 아이들은 입을 딱 다물었다.

「-유감이지만-」

침착한 어조로 키리토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무기는, 필요 파라미터가 너무 높아서 너희는 장비할 수 없어. 우리들이 구하러 갈게. 이렇게 보여도 이 누나는 엄청 강하다고」

흘끔 눈을 돌리는 키리토에게 아스나도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일어나선 사샤 쪽을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도 돕게 해주세요. 조금이라도 인수가 많은 편이 좋을 거에요」

「-고마워요, 그럼 부탁드릴게요」

사샤는 깊이 고개를 숙여 보이더니, 안경을 밀어 올리며 말했다.

「그럼, 죄송하지만 달릴게요!」

교회에서 뛰어나온 사샤는 허리의 단검을 흔들며 일직선으로 뛰기 시작했다. 키리토와 유이를 안은 아스나도 그 뒤를 쫓아갔다. 달리며 아스나가 살짝 돌아보니 수많은 아이들이 따라오는 것이 보였지만 사샤는 돌려보낼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가로수 사이를 지나 동6구의 시장가 들어서 뒷골목을 빠져나갔다. 지름길로 가는 것인지 NPC 상점이며 민가의 앞뜰을 가로지르기도 하며 나아가자, 전방의 좁은 골목을 가로막은 한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최하 열 명은 될 것이다. 녹회색과 흑철색으로 통일된 장비는 틀림없는 《군》의 것이었다.

주저하지 않고 골목으로 뛰어 들어간 사샤가 발을 멈추자, 이를 알아차린 군 플레이어들이 돌아보며 씨익 웃음을 지었다.

「옷, 보모님의 등장이라구」

「……아이들을 돌려주세요」

사샤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들으면 오해할 소리 하고. 바로 돌려보내 줄게, 조금 사회상식이라는 걸 가르쳐준 다음에 말이지」

「그래그래. 시민에게는 납세의 의무가 있으니까」

와하하하, 하고 남자들이 큰 목소리로 웃었다. 꽉 쥔 사샤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긴! 케인! 미나! 거기 있니!?」

사샤가 남자들 너머로 소리를 지르자 금세 겁먹은 소녀의 목소리로 대답이 돌아왔다.

「선생님! 선생님……도와줘!」

「돈은 없어도 되니까, 전부 건네버려!」

「선생님……그건 무리야……!」

이번엔, 쥐어짜는 듯한 소년의 목소리.

「크히히힛」

길을 가로막은 한 남자가 거슬리는 웃음소리를 냈다.

「당신듯, 꽤나 세금이 밀렸으니까 말이지……. 돈만으론 부족하지」

「그래그래, 장비도 놓고 가지 않으면 말이지-. 방어구도 전부……하나에서 열까지 말이지」

남자들의 천박한 표정을 보며 아스나는 골목 안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즉시 알아차렸다. 분명 이 《징세부대》는 소녀를 포함한 아이들에게 입은 옷까지 모두 벗을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아스나의 가슴속에서 살의와도 같은 분노가 솟아올랐다.

사샤도 같은 추측에 도달했는지, 당장에라도 주먹을 날릴 기세로 남자들에게 다가갔다.

「거기서……거기세 비켜요! 안 그러면……」

「안 그러면 뭔데, 보모 선생? 당신이 대신 세금을 내려고?」

히죽히죽 웃는 사내들은, 전혀 움직일 생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마을 내부, 다시 말에 주거구 안에서는 범죄방지 코드라는 프로그램이 항상 작동하고 있어서 다른 플레이어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억지로 이동시키는 것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은 바꿔 말하자면 길을 가로막으려는 악의를 가진 플레이어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며, 이렇게 통로를 가로막는 《블록》, 또는 여러 명이 에워싸 상대를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박스》같은 악질적인 행위를 방조하는 결과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지면을 이동할 경우에만 가능한 행위다. 아스나는 키리토를 보고 말했다.

「가자, 키리토」

「아아」

마주보고 고개를 끄덕인 후 지면을 박찬다.

민첩성과 근력보정을 최대로 활용해 도약한 두 사람은, 멍한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사샤와 군 멤버들의 머리 위를 가볍게 뛰어넘어 사방이 벽으로 에워싸인 공터에 내려섰다.

「우왓!?」

그 자리에 있던 몇몇 남자들이 경악한 표정으로 물러났다.

공터 구석에는 1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두 소년과 한 소녀가, 한데 모여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방어구는 이미 해제되어 간소한 이너웨이밖에 입고 있지 않았다. 아스나는 입술을 깨물고 아이들에게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젠 괜찮아. 장비를 다시 입으렴」

눈을 동그랗게 뜬 소년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허겁지겁 발치에서 방어구를 주워들어 윈도우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어이……어이어이어이!!」

그 때, 드디어 제정신을 차린 군 플레이어 중 하나가 소리를 질러댔다.

「뭐냐 너희들은!! 《군》의 임무를 방해하는 거냐!!」

「뭐, 기다려」

그를 제지하면서, 다른 멤버들보다 중무장을 갖춘 사내가 앞으로 나섰다. 보아하니 리더인 모양이다.

「너희들 본 적 없는 얼굴인데, 해방군에 대항한다는 의미를 알고 있는 거겠지? 뭐하면 본부에서 천천히 이야기를 들어볼까」

리더의 가느다란 눈이 흉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