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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니 이곳은 자기 방이었다.

"아, 맞다. 방에 돌아와서 잤었지."

열이 오른 것 같아서 오빠한테 들키기 전에 돌아온 것이다.

침대에 기어 들어감과 동시에 참았던 것이 단숨에 뿜어져 나왔다. 낙하하는 것처럼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 봐도 열이 내린 기색이 없었다.

큰일이네. 게다가 땀 때문에 몸이 끈적거렸다.

"으으…."

상당히 어지러웠다. 천장이 서서히 일그러지며 소용돌이를 그리고 있었다.

"그래도… 옷을 갈아입어야…하는…데."

침대에서 미끄러져 내려와 갈아입으려고 준비해 둔 옷을 끌어당겼다.

땀 냄새 나는 파자마를 입은 모습을 오빠한테 보이기 싫었기 때문에 열심히 나른한 몸을 움직였다.

"다시 나빠지면 오빠한테 더 폐를 끼치게 될 텐데…. 어휴,바보."

그런데 자고 있는 중에도 줄곧 오빠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부엌에서 뭘 만들고 있었는지, 콧노래가 섞인 그 목소리에 자기도 모르게 웃을 뻔 했던 것은 비밀이다. 약간 음정이 빗나가기도 했고.

"으으, 이벤에는 정말 대실패네. 대학 축제에서 모처럼 처음으로 코스프레를 했는데 끝이 이렇다니. 몸 상태가 좋아지면 보답으로 맛있는 식사를 만들어야지…."

아직 요리 실력이 그저 그렇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지만, 전에 비하면 제법 능숙해진 것 같다.

언젠가 입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서 오빠를 감탄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언젠가, 꼭.

"언젠가… 꼭 그럴 거라고…."

중얼거리며 파자마를 벗자 천장이 일그러져 보였다.

이마를 식히라고 놔둔 수건과 세면대의 물로 몸에 난 땀을 집싸게 닦자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몸은 뜨거운데 등이 오싹오싹했다.

…어쩐지 춥다.

목도 부어올랐는지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아플 정도였다.

숨이 차다는 것을 느끼며 다시 침대로 들어갔다. 그리고 눈을 감자마자 순식간에 의식이 멀어졌다.

스라는 그 뒤로 일어날 기미가 없었다.

이제 곧 미우와 히나가 돌아와도 좋을 시간이다.

미우가 오면 소라의 상태를 보러 방 안에 들여보내야겠다.

하지만 히나의 전송과 마중을 미우에게 부탁해 놓은 터라 그쪽도 신경이 쓰였다.

미우와 히나한테도 상당히 무리를 시키고 있었을 것이다.

혹시 두 사람도 소라한테 감기가 옮아서 몸 상태가 안 좋아졌으면 어쩌지? 어린이집에서는 열이 나면 연락이 오지만, 미우는 참을지도 모른다.

역시 곧바로 집으로 오라고 하고 내가 교대로 히나를 마중하러 갔어야 했는데.

후회를 하기 시작하니 끝이 없었다. 휴대전화를 걸어 봤지만 타이밍이 나쁜지 연결되지 않았다.

불안이 자꾸만 더해졌다.소라도 열이 올라서 괴로워하고 있으면 어쩌지….

미우와 소라 그리고 히나.

세 사람이 같이 있었으면 이렇게 걱정되진 않을 텐데….

소라가 얼른 나아서 셋이 함께 웃는 얼굴을 보여 줬으면 좋겠다.

나는 소라의 방과 현관, 양쪽 다 보이는 복도에서 서성거렸다.

마침 그때, 현관 쪽에서 발소리가 났다.

"미우, 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