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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을 주세요.”

우선 최소한 로리타 콤플렉스 연구회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나였다.

우리는 ‘일 초라도 빨리’라며 떠들어대는 사코 선배의 의견을 존중해 서둘러 귀가했다.

선재는 뭔가 준비할 것이 있다고 해서 나와 니무라, 그리고 라이카 선배가 먼저 식사 준비를 하기로 했다.

“다녀왔습니…. 아니, 무슨 일이야!”

히나를 안고 집으로 돌아온 소라는 그대로 현관 앞에서 굳어 버렸다.

“언니, 왜 그래? 어머나?”

그 뒤에서 들여다본 미우도 깜작 놀란 모습이었다.

“잘 다녀왔니, 소라, 미우, 그리고 히나~.”

“다녀왔니?”

“저어, 니무라 오빠…. 게다가 라이카 언니까지. 어떻게 된 일이에요?”

“오늘은 다 같이 나베를 먹을까 해서.”

테이블에 버너를 설치하며 조카들의 의문에 대답했다.

“왜 갑자기?”

약간 수상쩍다는 듯이 소라가 물었다.

“가끔은 괜찮잖아? 아, 맞다, 맞다. 좀 이따 손님이 한 사람 더 올 거야.”

“우와, 어떤 사람이에요?”

미우가 흥미진진하게 물어 왔지만, 나도 니무라도 대답하기 좀 곤란했다.

“우리 동아리 선밴데…. 으음…. 뭐, 만나 보면 알아.”

나는 애매하게 대답했다. 어떻게 있는 그대로 전하겠어.

딩동~.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아마도… 아니, 틀림없이 사코 선배일 것이다.

“네~, 지금 열게요~.”

바로 옆에 있던 미우가 현관을 열었다. 그곳에는….

“오, 오늘은! 초대해 주셔서! 매, 매우 삼가 기뻐해 마지않습니다. 니다, 네!”

그곳에는 양복에 나비넥타이+장미꽃다발이라는, 착가에도 정도가 있는 차림의 사코 선배가 있었다. 줄줄 흐르는 땀을 명품처럼 보이는 손수건으로 닦고 있었다.

“이, 이거 받아 주세요!”

그리고 느닷없이 미우에게 꽃다발을 내밀었다.

“어머나! 예쁜 꽃이네요. 감사합니다.”

미우는 그런 첫 대면부터 이상한 행동을 취하는 사코 선배에게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꽃다발을 받아 들었다. 마치 매일 열 개나 스무 개의 꽃다발을 받는 것처럼 능숙한 대응이었다.

“아, 자기소개를 아직 안 했네요. 저는 타카나시 미우에요. 오빠 이름은요?”

“저, 저는 세가와 유타의 선배로, 사코….”

덩달아 자기소개를 하려던 선배의 움직임이 마치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것처럼 딱 멈췄다.

그 눈은 완전히 미우에게 고정돼 있었다.

뭐지, 굉장히 불쾌한 예감이 드네.

“사코 오빠세요? 저희 외삼촌이 폐 많이 끼치죠? 잘 부탁드려요~.”

미우가 미소를 지으며 꾸벅 인사를 했다.

“천사다….”

사코 선배가 넋을 잃고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불쾌한 예감은 적중한 듯했다.

그러고 나서 잠시 동안 환담을 나누었다.

“으헉! 또 졌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