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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습의 소라도 굉장히 예쁘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담요를 덮어 줬을 때 보여 준 미소.

"타카나시의 미소… 예뻤는데…."

그것이 자신이 아니라 그 짜증나는 남자를 향한 것이라는 사실이 분했다.

분해서 미칠 것 같은 마음을 우선 가까운 전봇대에 부딪쳤다.

당연했지만,걷어찬 발이 더 아팠다.그것은 갈 곳 없는 사랑의 고로움과 비슷했다.

"그 변태 자식!"

그런 변태가 있는 집에서 소라가 혼자 아파하며 괴로워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졌다.

"부장이랑 하나무라는 비상식적이라고 했지만…."

잠깐만 상태를 보러 가는 거라면 괜찮을 것 같았다.

"그렇지, 응!"

다이키는 몸을 휙 돌렸다.그의 마음은 순수한 만큼, 아직 상대를 배려하는 데까지는 못 미치고 있었다.

그리고 쏜살같이 소라의 집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집 안은 묘하게 조용했다.이케부쿠로의 떠들썩한 번화가에서 약간 떨어진 한적한 주택가였기 때문에 이것이 보통이긴 했다.

하지만 우리 집에는 언제나 웃음소리와 비명이 흘러넘치고 있었고, 이런 조용함과는 인연이 없었다.

소라는 점심을 먹은 뒤 방에 틀어박혀 자고 있다.

젖은 수건이나 히에피타라도 갈아 주러 가고 싶었지만, 멋대로 자는 얼굴을 봤다간 절교의 위기가 기다리고 있을 것은 확실하다. 애가 탔지만 밀어붙일 용기는 없었다.

나는 소라의 목소리를 바로 들을 수 있도록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금단의 방`이 아니게 된 누나의 방에 들어갔다.

아직도 누나의 냄새가 나는 그곳은 지난번에 어질어 놓고 아직 치우질 않았기 때문에 수많은 의상들이 흩어져 있었다. 몇몇 옷들을 한데 모아 공간을 만들었다.

책작에는 처음 보는 책들뿐이었다. 손에 잡으면 소라한테 야단 맞을 것 같아서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

옷장과 책장 사이에 커다란 앨범이 끼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소라는 이것을 보다가 사진을 떨어뜨렸을 것이다.

유리 누나가 나를 위해 뒤에서 밀어 준 듯한 타이밍이었다.

나는 앨범을 펼쳤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누나, 도대체 당신은 어떤 사람이었던 겁니까?

연예인도 이보다 더할까 싶은 사진들이 즐비했고, 아마 매형이 스크랩한 것으로 보이는 누나가 실린 잡지 기사들이 있었다. 정말로 좋아했었구나.

거기에는 환하게 웃으며 친구들과 즐거워하는 누나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나는… 얼굴에 웃음이 번지는 나 자신을 억누를 수 없었다.

지금의 나보다도 어렸을 때 부모님을 잃고 나를 키워 준 누나.

솔직히, 갑자기 자식 딸린 남자와 결혼한다는 소리를 듣고, 사실은 좋아하지도 않는데 내 학비를 내줄 바자와 결혼하는 건가 싶었던 순간조차 있었다.

누나 자신은 얼마나 행복했었을까. 나는 어딘가 그런 불안을 안고 있었다.

"하하….역시 누나네."

나 같은 사람이 걱정할 그릇이 아니었다.

하지만 누나, 난 누나한테 지지 않을 만큼 지금 행복해.

그러니까 소라가 빨리 감기 나을 수 있도록 힘을 빌려줘, 누나.

앨범 안에서 지금보다 어린 히나와 미우, 소라, 그리고 누나가 찍혀 있는 사진을 발견했다. 다행스럽게도 신고 매형은 촬영하느라 찍혀 있지 않았다.

나는 그 한 장을 빼서 늘 가지고 다니는 수첩에 끼워 넣었다. 누나가 보다 가까이 느껴져서 새로 기합이 들어가는 듯했다.

왜 이렇게 눈가가 뜨겁지?

그것이 잠에서 깬 소라가 맨 처음 생각한 것이었다.

"하아,하아…."

그대로 멍하게 눈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