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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하나도 피어 있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에헤헤헤~."

혼자 히죽거리며 깡충깡충 뛸 것 같은 리듬으로 걷기 시작했다.

"이런! 나 깽깽이 못하는 거 아니었나. ...라는 건 뻥."

혼자 썰렁한 농담을 하고 혼자 태클을 걸었다.

결코 허무하지 않았다. 공허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이.

걷는 보폭.

리듬은 팝하고 경쾌. 새기는 댄스 비트.

아아, 전에 실수로 휴대전화를 떨어트려서 잔뜩 원망했던 일급 하천이라는 이름뿐인 개골창도 오늘은 왠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마음에 들어서 자주 들렀는데 오래전에 문을 닫아버린 햄버거 가게. 건물을 헌 자리의 임대 모집 광고지도 틀림없이 이미 신청되어 있을 것 같았다.

아아, 비가 갠 뒤는 날씨가 정말 근사하구나.

"후후후."

웃음이 치밀어서 그 방글거리는 표정으로 세이나는 별 생각없이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려보았다.

-최악이었다.

"...으..., 아..., ...악!"

단골 서점이 망해서 다음에는 무엇이 들어설까 궁금했는데 그 자리에 24시간 코인 주차장이 들어선 것이다.

이런 외진 시골의 주택가에서 24시간은 무슨 얼어죽을 24시간이냐고 그렇지 않아도 질색을 했었는데 오늘은 특히 더했다.

그 주차장에 고양이가 죽어 있었던 것이다.

눈과 입을 크게 벌린 채 배를 보이고 드러누워 있었다.

아침 햇살에 검붉은 색으로 비치는 탁한 피 웅덩이.

"으으... 말도 안 돼..."

한숨을 내쉬면서 세이나는 죽은 고양이에게서 눈길을 돌렸다.

고양이가 누워 있는 장소로 추측컨대 차에 치인 것이 틀림없었다. 주차장이니까 다른 이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어제는 비가 내렸고 갓 정차해 있던 차는 아직 따뜻했을 것이다.

고양이는 따뜻한 곳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아마도 차체의 사이-타이어 위에서 자고 있다가 아침이나 밤에 차가 움직일 때 그 타이어에서 떨어져...

"악! .........아-, 상상하고 말았잖아... 그만두자..."

게다가 고양이는 '재앙을 가져온다'는 얘기도 자주 들었다.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떠나자.

"그래. 그러자."

하지만.

일순 망설였다.

이대로 고양이를 방치해도 괜찮을까?

저렇게 눈도, 입도 크게 벌린 비참한 모습을 드러낸 채 내버려둬도.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세이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시체를 만지는 건... 싫었다.

무서웠다.

살아 있으면 만질 수 있을 텐데.

뭘까-.

이건 뭘까-.

시체 차별?

......바보냐, 나.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