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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소라. 무슨 일이지?”

“으음. 부탁한 거 사 왔어?”

“아~, 그거 말이군. 엄마가 사러 갔었을 텐데.”

“그럼 사 왔고말고. 나중에 방으로 갖고 갈게.”

“야호~! 고마워요. 유리 언니 최고!”

소라는 아주 기뻐하며 누나에게 달려들었다. 오늘 하루 종일 소라의 무뚝뚝한 얼굴밖에 보지 못한 나로서는 그런 식으로 웃는구나 싶어 무심코 넋을 잃고 바라볼 정도였다.

“핫핫핫! 소라, 아빠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단다.”

“응, 고마워.”

참으로 간단한 인사였다. 안겨 올 줄 알았던 아바는 너무나도 충격을 받은 나머지 소파에서 웅크리고 토라져 버렸다.

“신고 씨, 토라지지 말아요. 신고 씨가 노력하고 있는 건 제가 알고 있으니까요.”

“유, 유리 씨…!”

매형은 울면서 누나에게 안겼다.

그런 가족의 단란함을 보고 있으니 누나의 행복이 나한테도 충분히 전해져 왔다.

나이 차이가 나는 남편과도, 핏줄이 이어지지 않은 딸들과도 끈끈하게 지내고 있었구나.

나는 기쁘기도 했지만 약간 쓸쓸하기도 했다. 그와 동시에 나도 이런 식으로 누군가와 가족을 만들게 될까,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상하게도 그때 떠오른 것은 라이카 선배의 얼굴이었다. 뭐, 현실적으로 집에 돌아가 봤자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기껏해야 니무라겠지만.

나도 데이트 신청을 해 볼까? 적어도 그런 의욕은 솟아났다.

오늘 하루도 그럭저럭 잘해낸 것 같고 말이야.

“누나, 집 보기도 끝난 것 같으니까 난 집에 갈게.”

“유타, 무슨 소리니? 자고 가면 되잖아.”

“유리 씨가 말한 대로네. 자고 가게. 나도 이제 덤벼들지 않을 테니까.”

“외삼촌, 사양하지 않아도 돼요. 방도 어제 언니가 열심히 청소해 놨거든요.”

“미우! 왜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거야!”

뭐라고 하면 좋을까, 난 있기 불편해졌다는 말이 아니라….

“실은 볼일이 좀 생각나서….”

“중요한 볼일이니?”

누나가 똑바로 내 눈을 응시하며 물었다.

“응.”

나는 누나의 말에 확실하게 대답했다.

“그래, 그럼 할 수 없지.”

“삼춘 가는 고 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