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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켈리를 바라보았다.

"자만하는 걸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난 저 원시태양계를 돌파할 자신이 있었어. 나와 퀸 비라면 가능하다고 믿었으니까. 지금 이렇게 난 살아 있어. 그게 전부야."

켈리는 씁쓸한 표정으로,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인정하기는 싫었지만ㅡ정말로 엄청 마음에 안 들지만ㅡ이 여자가 하는 말에도 일리는 있다. 아무리 무모해 보이더라도, 남이 뭐라고 하든 간에 자신 역시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살아남아 왔으니까.

"당신이 재벌 회장 따위 하고 있다는 거, 정말 우주의 7대 불가사의 감인 걸."

"그거, 칭찬이야?"

"그래. 멋진 실력이야."

떫은 표정으로 말을 내뱉었지만 여자는 예상외로 활짝 웃음을 지었다. 너무나도 기쁜 듯한, 순진한 아이 같은 웃음에 켈리 쪽이 당황할 정도였다.

"다른 누구한테 칭찬 받는 것보다도 더 기쁜 걸. 그런데, 약속대로 당신 배도 수리할까 하는데 그 배 이름이 뭐야?"

"내 배."

여자는 살짝 눈을 부릅떴다.

"그건 알아. 정식 명칭이 뭐냐고."

"승무원은 나 혼자고, 우주공항을 들어설 때마다 이름도 선적도 바꿔. 이름 따위 붙여봤자 소용없잖아."

두 눈이 더욱 동그래진다. 몇 번 깜빡거리다가, 궁금한 듯이 다시 확인했다.

"그러니까 무명의 검사라고?"

"쉽게 말하자면 그렇지."

"하아. 하지만 당신은 괜찮아도 곤란한 걸. 그렇다고 해적선이라고 부를 수는 없으니 적당히 불러도 돼?"

"상관없어. 뭐라고 부를 건지 꼭 가르쳐달라구."

반쯤 농담으로 대답하고서 켈리는 다시 붉은 전투기 쪽을 바라보았다.

다른 배는 갖추지 못한 성능을 수없이 구비하고 있으면서 최소한의 필요 장비조차 갖추지 않고, 한계에 가까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면서도 안전은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

정말로 위험한, 그렇기에 더욱 매력적인 진홍의 검.

"그런데 왜 하필 저렇게 요란한 색이야?"

"부하들이 멋대로 칠했어. 내 색이니까."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었지만, 여자는 이미 이동차량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켈리에게도 타라는 듯이 손짓을 한다.

승강기를 갈아탄 켈리가 안내된 곳은 우주선 안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호화로운 응접실로, 분위기에 맞게 고풍스러운 옷을 입은 나이 든 집사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집사는 여자를 보자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다녀오셨습니까, 아가씨."

"이자드, 뭔가 먹을 것 좀 부탁해."

"알겠습니다."

"그리고 소개할게. 이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