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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 괜찮을까?"
여자가 대답할 때까지 조금 간격이 느껴진 것은 기분 탓일지도 모른다.
"예."
켈리는 꽃을 꺾지 않았다.
별에서 자라는 식물은 종류가 무엇이건 간에 그 토지에 대해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살아 있는 채로 가져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었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 신중하게 뿌리째 꽃을 파냈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배까지 가지고 가느냐였다. 튼튼한 종자라면 몰라도 우주공간에 노출되면 이런 연약한 식물은 그대로 죽어버릴 텐데.
그런 걱정을 하는 순간 갑자기 주위의 경치가 바뀌었다.
눈앞에 있는 여자의 자세에는 전혀 변화가 없는데도 배경만 바뀌면서, 켈리는 자신의 우주선 탑승구에 서 있었다. 헬멧을 벗고 두 손에 흙덩어리째로 꽃을 든 자세로.
기가 막혀 굳어 있는 켈리에게, 여자는 다시 웃으면서 말했다.
"인간 중에서도 당신 같은 사람이 있군요.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부인을 소중히 여기세요."
그들의 초대를 받았던 사람들이 반광란 상태가 되었던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런 기묘한 상황에 처해서 제정신으로 버틸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경이롭도록 짧은 시간 안에 정신을 차린 켈리는 길게 한숨을 쉬고서 씨익 웃었다.
"그렇게 걱정해줄 필요는 없는 여자지만, 일단 인사는 전하지."
여자는 나타났을 때처럼 갑자기 사라졌다. 아무런 기척도 남기지 않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고 싶었지만 꽃 때문에 손을 쓸 수가 없다.
"다이앤?"
불렀지만 대답이 없다. 선내에 있는 켈리가 보이지 않을 리가 없는데도 다이애나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다이앤, 왜 그래? 대답해."
"켈리, 정말 당신이야?"
"지금 여기 누가 없었어?"
"그건 내가 묻고 싶어. 난 계속 배에서 내린 당신을 보고 있었어. 당신은 현재 이 배에서 100킬로미터는 떨어진 곳에 있어야 하는데, 어째서 여기 있는 거지? 언제 돌아온 거야?"
"설명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 조금 이야기가 길어지는데. 그보다도 흙 같은 거 없을까?"
"흙? 흙이라니, 어디에 쓰게?"
"꽃 좀 심으려고. 화분도 필요하겠어."
다이애나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
보기 드물게 한참을 침묵하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켈리. 당신, 대체 뭘 하다 온 거야?"
꽃을 들고 걸으면서, 켈리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나도 그게 알고 싶단 말이야."
다이애나는 우수한 요리사이다.
다이애나 자신은 미각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감응두뇌이지만, 자동기계를 조종해서 완벽하게 켈리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만들어낸다.
다이애나가 솜씨를 부린 요리를 신나게 비우고 위스키 반 병을 비우고서야 겨우 제정신이 든 켈리는 처음부터 전부 다 설명하기 시작했다.
문제의 꽃은 다이애나가 마그네슘으로 합성한 화분에 음식물 쓰레기와 석탄으로부터 합성한 흙을 넣어 심어두었다.
그 전에 다이애나는 꽃 본체는 물론이고 뿌리에 붙어 있는 흙의 종류 및 병원균 반응을 검사하고, 켈리도 살균실로 밀어 넣었다. 최악의 경우 배 안을 완전히 소독하는 상황도 검토했지만 위험한 존재는 아무 것도 검출되지 않았기에 꽃은 그대로 화분에 심고 켈리는 무사히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 꽃을 두고 다이애나는 '식물학은 잘 모른단 말야' 라고 전제해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이거, 아무리 봐도 그냥 제비꽃 같아."
"흔한 꽃이야?"
"공화우주 어디에나 있지. 43속 2천 종 정도 될 거야. 정확하게는 조사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겠지. 그렇게 드문 꽃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해."
행성 자체는 상상을 초월하는 존재이지만 피어 있는 꽃은 흔하기 짝이 없다는 말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말이 안 되는 별이 아닌가.
"내가 꿈이라도 꿨다고 생각해?"
"어떻게 꿈이겠어? 당신이 배에서 나갈 때 배 안에 이런 꽃은 없었어. 지금은 실제로 꽃이 있지. 그걸로 충분한 거 아냐?"
켈리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면서 거실의 소파 위에 몸을 뻗었다.
켈리 입장에서는 여기가 자신의 집이었다. 다른 어떤 장소보다도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다.
유령성은 이미 4천만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다. 켈리의 배는 날아왔던 항로를 따라 돌아가는 중이었다.
"그러니까, 난 내 체험이 현실이라고 믿어. 그런 동시에 지금도 믿어지지가 않는다는 거지. 모순이라는 건 뻔히 아는 데 말이야."
"아니, 당신 마음도 이해는 가. 나도 비슷한 기분이니까. 당신이 배에서 나갔다가 다시 돌아왔어. 그 시간 경과와 위치관계까 물리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몇 번을 계산해봐도 해답이 안 나와. 당신이 맨몸으로 게이트라도 통과히지 않는 한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셈이니까. 아니 애초에 승강구는 한 번밖에 열리지 않았어."
켈리가 배에서 나갈 때에는 열렸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열렸던 기록이 없다. 그런데도 배에서 멀어져가던 켈리는 어느 틈엔가 선내로 돌아와 있었다.
"내가 인간이었으면 이미 한참 전에 미칠 것 같다고 소리 지르고 있었을걸."
"난 마음속으로 그 말을 최소한 열 번 이상 외쳤으니까."
켈리는 한숨을 쉬며 가이아와의 만남, 지상에서 있던 일, 나눴던 대화를 되씹었다.
사건의 흐름도 자연스럽고, 앞뒤가 안 맞는 부분도 없다. 기억을 조작당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동시에 기억이 지워졌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빼앗겼다는 사실조차 인식할 수 없다면 그렇게나 두려운 일은 없다. 동시에 인간에게 있어서 이렇게나 행복한 일도 없겠지.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은 없다. 켈리는 이렇게 자신의 배에 돌아왔고 파트너도 무사하니까.
"저건 인간 따위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대가 아냐. 저기에는 분명히 별이 있지만 무슨 짓을 해도 내려갈 수 없어. 적어도 평범한 방법으로는."
"그렇겠지. 당신 눈이 없었다면 난 끝까지 별의 존재를 감지할 수 없었을 테니까."
"너까지 이럴 정도니, 연방군이 자랑하는 최신형 전함이나 탐사선의 감응두뇌가 뭐라고 했을지 상상해보면 좀 불쌍할 정도인데."
제7변경 경비함대가 게이트에 붙어서 움직이려 들지 않는 것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거기라면 곧바로 개미의 세계로 도망칠 수 있을 테니까.
제7변경 경비함대는 켈리가 돌아오는 것을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던 듯, 통신가능영역에 들어서자마자 40일 전처럼 울스턴크래프트 중장이 직접 연락을 해 켈리를 만찬에 초대했다. 기함 '마치'로 꼭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유령성에 대해 하나라도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