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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 여는 것 정도라면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껏 계속 닫혀 있던 강철 처녀’ 안에서 하루아키가 튀어나
왔다.
"헉!"
피비의 눈이 휘등그레졌다. 어째서 피아가 강철 처녀’로 싸우
려 하지 않은 것인지 그제야 이해한 기색이 그 눈동자에 감돌았
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근접 거리. 완전이 허를 찔렀다. 그녀는 이미 공격 동작에 들어
가 있었다. 그 모든 요소들이 도출한 답은 '회피불가’ 라는 네 글
자.
순간, 하루아키가 들고 있던 일본도가 분노와 함께 피비를 엄습
했다.
방에서 의논한 대로,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도끼를 떼어
놓는다. 그러려면 역시 공격과 방어로 역할을 나눌 필요가 있다.
그럴 경우의 역할 분담은 자동적으로 정해진다. 검을 휘두를 수는
있으나 적의 공격을 받으면 안 될 인간이 맡을 수 있는 것은 공격
담당뿐이다. 문제는 적도 그것을 알고,그쪽을 우선 노릴 것이라
는 점. 그렇다면 대처법은 한 가지. 적이 노리고 싶어도 노릴 수
없는 위치에서 공격 담당이 기습할 수밖에 없다.
남은 난관은 그런 곳이 어디냐, 라는 것이었는데….
피아에게는 달성감과 해방감이 있었다. 더 이상 참지 않아도 된
다고 생각한 순간, 필사적으로 제어하고 있던 부자연스러운 상태
가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아왔다. 이제껏 강제로 집어넣고 있던
'강철 처녀’ 내부의 가시들이 일제히 튀어나왔다.
‘어떻게 이런 엄청난 생각을.... 물론 적이 노릴 수 없고, 눈치만
못 채면 근접 거리에서 기습할 수 있는, 숨기에는 최적의 장소지
만. 내가 조금만 긴장을 물어도 죽는다는 것만 빼면….’
물론 고문 “ 처형도구의 형태를 어중간한 상태로 유지한다는 행
위는 시도해 본 적도 없고 시도해 보려 한 적도 없다. 그러나 성공
했다. 믿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루아키를 죽이지 않았다는
것에 피아는 마음 깊이 안도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이제 결과가 어떻게 되느냐만
남았다. 피이는 여전히 자신의 머리 위로 날아드는 도끼의 날을
쳐다보며 오직 그 생각뿐이었다.
"너는….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