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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간에서 보았던 그 푸른 바다가 멀리 오른쪽에서 빛나고 있었고 밀려드는 파도가 새하얗게 부서진다.

순간 굳어버렸다. 거의 무의식적으로 발을 움직여 지면을 밟아보았다. 신발 너머로 느껴지는 뚜렷한 대지의 감촉, 풀 위에 작은 벌레가 기어가는 것이 보인다.

비상식적이라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괴기현상이다.

바로 조금 전까지 자신은 적어도 해발 300킬로미터 상공에 있었다. 켈리는 그 높이에서 착륙까지의 과정을 전산기 급의 맹렬한 속도로 떠올렸다. 이런 상황이 물리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릴 때까지 시간은 거의 걸리지 않았다.

여자는 전혀 변함없는 자세로 켈리 곁에 서서 온화하게 미소지었다.

"그 껍질은 이미 필요 없습니다. 벗으시지요."

또다시 냉기에 가까운 오한이 켈리의 온몸을 덮쳤다.

이 여자는 헬멧을 벗으라고 말했지만 지금 보이는 이 광경이 환각이라면, 아직도 우주공간에 떠 있는 거라면 곧바로 죽게 된다.

하지만 재스민의 평을 빌자면 '신경 배선이 이상한' 켈리는 순순히 여자의 말에 따랐다.

굳이 오기를 부리는 것은 아니다. 이런 기묘한 상황에서 두렵지 않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러나 일방적인 초대라고는 해도 초대를 받은 이상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 손님의 예의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여기서 자신이 죽으면 그 여왕도 조금은 슬퍼해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밀폐장치를 해제하고 신중하게 얼굴을 드러냈다.

예상과는 달리 따뜻한 바람이 부드럽게 켈리의 뺨을 스쳤다. 켈리의 폐는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다시금 주위를 둘러보면서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감탄하고, 다시 여자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당신이 지상을 보고 싶다기에 보여드렸습니다. 불만입니까?"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어째서 이런 특별 서비스를 해주는 건지 궁금해져서......"

"그냥 변덕입니다."

켈리도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쓴웃음이 흘러나왔다.

이 얼마나 합.리.적.인 이유인가.

"그럼 나말고도 변덕을 부려서 지상을 보여준 녀석이 있어?"

실베스탄 주석의 말로는 지상의 상태는 전혀 알 수 없다고 했다. 울스턴크래프트 중장도 그렇게 믿고 있었을 터.

여자는 변함없이 미소짓고 있었지만, 눈빛이 살짝 밝아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껍질을 벗은 건 당신이 처음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반광란 상태가 되어 날뛰기에 기억을 지워서 돌려보냈습니다. 현재 이 지상에 대해 알고 있는 건 당신 혼자뿐입니다."

"내 기억도 지울 거야?"

"그래요. 그게 안전할 테니까요."

기분이 더럽다. 도마 위의 생선이 이런 기분일까.

머리 속을 주물러서 기억을 지운다니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지만 저항해봤자 아마 소용없겠지.

실베스탄 주석이 말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부분만 골라서 기억을 조작한다고.

멋대로 굴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기는 하지만, 이 별에 멋대로 접근한 것은 그쪽 아니냐고 나오면 할말도 없다.

그러니 마음을 고쳐 먹을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기억을 빼앗길 거라면 물어보고 싶었던 거나 물어보자고 결심했다.

"당신들 대체 바라는 게 뭐야? 인간들한테 관여하고 싶지 않으면 좀더 철저하게 몸을 숨기면 될 텐데, 오지 말라고 해놓고서 어째서 이렇게 어중간하게 보이게 해놓은 거야? 게다가 당신들 쪽이 압도적으로 강하니 그렇게까지 인간을 멀리할 이유도 없을 거 아니야. 적당히 상대해주면 연방에서도 기뻐할 텐데."

여자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인간들에게 관여하지 않으려는 건 우리들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당신들을 위해서지요."

"뭐?"

"저희들은 분쟁을 싫어합니다. 예를 들어서 개미가 몸에 기어오른다 해도 죽이고 싶지 않지요. 하지만 개미가 멋대로 몸을 기어 다니는 것 자체는 불쾌합니다. 가능한 한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집어 들어 지면 위에 놓아주지요. 그렇지만 아무리 신경을 써도 제 몸의 크기나 손가락의 굵기로는 개미를 다치게 할지도 모릅니다. 자연스럽게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도, 별 생각 없이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제 몸 아래에서 수많은 개미가 깔려 죽겠지요. 죽일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그렇게 죽은 개미의 시체를 발견하면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여자는 켈리를 향해 생긋 웃었다.

"제가 개미를 죽이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미가 근처에 오지 못하도록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뿐입니다. 아닌가요?"

켈리는 두 손을 벌리며 어깨를 으쓱했다.

거 참 황송해 죽겠다고 대답해야 할까. 이렇게까지 오만하게 나오면 화낼 기력도 없어진다.

"예, 예. 말씀하시는 대로 개미는 개미의 세계에서 살도록 합지요. 날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줘."

"싫다고 하면 어쩌겠습니까?"

"당신이 그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날 일방적으로 여기에 데려온 건 당신이야."

저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다.

당시에는 이 별에서 평생 나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충격이나 공포보다도 불만이 더욱 컸다.

"예의를 중시한다고 실컷 말해놓고서 그런 실례가 어디 있어? 그럼 처음부터 여기 데려오지를 말던가. 우주선을 멀리 옮겨버리는 게 가능할 정도면 인간 하나쯤 얼마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었을 거 아냐."

화를 내며 당당하게 맞서는 켈리를 보고 여자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럼 이 별에는 두 번 다시 오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시겠습니까?"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일 뻔하다가, 켈리는 잠시 고민했다.

"그 약속, 안 하면 안 돼?"

고풍스럽게 머리를 틀어 올린 여자는 이상한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고, 켈리는 서둘러 설명했다.

"그러니까, 난 돌아가서 마누라한테 이 이야기를 할 생각이야. 그럼 자기도 와보고 싶다고 할지도 모르지.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내가 다시 안내를 하게 될 테니까."

"과연, 맞는 말이군요."

여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켈리는 당황하며 손을 들어올렸다.

우주로 돌아가기 전에 해두고 싶은 일이 있었던 것이다.

발 아래에, 풀 사이에 섞여서 피어 있는 작은 보라색 꽃이 보였다. 그 꽃을 가리키며 말했다.

"마누라한테 줄 선물로 가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