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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향해 신중하게 말했다.

"세워도 좋지만, 조건이 두 개 있어."

"말해봐."

"하나는, 이 배를 완전히 수리할 것."

"알았어."

"얼마나 걸릴까?"

"반나절이면 원래대로 고칠 수 있어."

과연 쿠어 재벌.

켈리는 손바닥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면서 더욱 신중하게 말했다.

"다른 조건은 수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배의 감응두뇌에 손가락 하나 대지 않을 것. 두뇌실에는 아무도, 한 발짝도 들이지 마. 절대로. 알겠어?"

"알았어. 선체만 수리하고 감응두뇌에는 손대지 않겠어. 정비사들한테도 절대로 접근하지 말라고 말해두지. 그럼 될까?"

"괜찮겠지."

"배를 세워주겠어?"

"그래."

낮지만 뚜렷한 목소리로 켈리가 말했다.

"지금 정지 예정좌표를 보내지."

통신을 끝내고, 켈리는 길게 한숨을 쉰 뒤 감속을 개시했다.

자조하는 듯이 파트너에게 말한다.

"들은 대로야, 다이앤. 이 약속을 저 여왕님이 지켜줄지 어떨지가 문제지만."

"신경 쓰지 마. 내 몸은 내가 지킬 테니까."

"움직일 수 있게 되면 혼자라도 도망쳐."

"그래도 상관은 없지만, 저 여자 상당히 신사적이지 않아? 난 마음에 들었어."

"거 다행이시구먼."

"켈리. 똑같이 우주를 비행하는 사람이라도 적성은 가지가지야. 당신하고 저 여자의 경우 어느 쪽이 더 우수한 게 아니라 완전히 종류가 다른 거였어. 당신은 선원, 저 여자는 전투원."

"그거, 위로라고 하는 거야?"

"기계는 사람을 위로하지 않아. 있는 그대로 사실을 말할 뿐."

"고마워."

이것이 다이애나 나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