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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미스터 쿠어. 게다가 해직 청구라니, 전 그런 짓은 한 적 없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이유로 적어도 재스민이 혼자서 총수에 취임하는 건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을 뿐이지요. 전 누군가 훌륭한 사람을 남편으로 맞아들인 뒤라도 늦지 않을 거라고 제안했습니다. 지금은 당신이 있으니 아무 문제도 없겠지요."
"나도 켈리라고 불러주게. 하지만 짐, 착각해서는 곤란해. 이 여자는 부부가 사이좋게 힘을 합쳐서 경영하는 따위,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으니까. 난 그저 미끼일 뿐이야. 실제로 벌써부터 거물이 걸려들기는 했지."
"미끼가 좋으니까 그래."
재스민은 진지하게 말했다.
켈리는 실로 교묘하게 중역들이 경계심을 품지 않도록 행동하면서 서로 이해가 일치한다고 착각하게 만들었다.
와일리와 브라이언의 이야기를 하자, 웨인즈버그는 제퍼슨처럼 당황했다.
경악도 분노도 아니고, 믿을 수 없다는 의혹조차도 아니다. 어째서 그렇게 되는지 이해할 수 업다는 얼굴이었다.
주로 개발현장에서 지내는 웨인즈버그로서는 공업부문을 담당하는 동료들이 어재서 그렇게까지 재스민을 적대시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듯했다.
그 역시 와일리나 브라이언과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만큼 독살이라니 너무 지나치다, 뭔가 착오가 있는 게 아닐까 등의 생각을 말없이 호소하고 있었다.
쿠어 부부는 동시에 쓴웃음을 지었다.
일곱 명의 중역 전원이 재스민의 총수 취임에 반대했지만, 각자의 이유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만 해도 큰 수확이었다.
재스민은 웨인즈버그가 가져온 천을 펼치면서 말했다.
"유감스럽게도 난 이런 물건이 좋은지 어떤지 잘 모르지만, 우리 스탭은 기뻐할 것 같군. 촉감이 굉장히 좋아."
"웨딩드레스가 무리라면 배냇저고리에라도 써주십시오."
분명히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값비싼 배냇저고리가 되겠지.
웨인즈버그가 돌아간 뒤, 재스민과 켈리는 다시 작전회의를 계속했다.
상황은 상당히 명확해졌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아군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은 제퍼슨과 웨인즈버그 두 사람, 역으로 적이라는 것이 확인된 것은 와일리와 브라이언.
"게다가 아마 하워드도 적일 거야. 그쪽은 무리겠지."
예전에 만났던 때를 떠올리면서 켈리가 말하자 재스민도 고개를 끄덕였다.
"남은 것은 시먼스와 샌더스. 이건 상황에 따라서 어느 쪽으로도 굴러갈 것 같은데."
"동감이야. 특시 시먼스 쪽은 철저하게 널 싫어하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목숨을 걸고 이쪽에 대항할 정도로 배짱이나 신념이 있다고는 볼 수 없으니까. 그보다는 몸보신을 생각하는 타입이지."
"뭐, 당연하겠지."
잠시 침묵하던 재스민은 살짝 웃음을 지었다.
"정말 임신의 효과는 절대적인걸. 게다가 뱃속의 짐을 무사히 처리할 때까지는 나도 움직일 수가 없어. 정말 여자는 손해라니까."
"잘도 지껄이네."
켈리도 웃었다.
짐이라고 하는 주제에 임신한 이래 지금까지 재스민은 술을 삼가고 있었다. 원래부터 엄청난 술고래였던 만큼 지금쯤 상당히 괴롭겠지.
"당신, 정말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가만히 있을 생각이야?"
"본의는 아니지만 어쩔 수 없어. 어니부터 시작해서 의사들이 시끄러워서 말이야. 한번만 더 퀸 비에 탔다가는 아기를 포기하겠다고 엄청 협박하더라구. 새로 퀸 비가 완성될 때쯤에는 몸도 가벼워질 테고, 그때까지는 얌전히 있을까 하고."
"그럼 잠시 여기를 좀 비워도 괜찮을까?"
"나도 지금 그 말을 하려고 했는데. 와일리나 브라이언은 네가 암살 의뢰를 받아들였다고 생각하겠지?"
"그래.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반드시 재촉하겠지. 보통은 꼬리를 잡을 절호의 기회겠지만, 아마도 이 다음에는 직접 만나러 와서까지 재촉할 수는 없을 거야. 나로서도 뭔가 암살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있는 편이 좋겠어. 옆에 있을 수 없었다는 게 제일 변명으로는 그럴 듯하겠지. 또다시 에어 카를 타고 바다에 뛰어드는 것만은 사양이니까."
"아마 녀석들도 놀랐을 거야. 적어도 지금은 널 죽일 수 없을 테니까. 정말 부지런하기도 하지. 언제 그런 짓까지 해뒀는지......"
재스민은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본사 직원들은 '쿠어 킹덤'의 승무원들이나 마찬가지로 맥스 직속이었고, 지금은 재스민의 직속 부하이다. 따라서 외부인ㅡ아마도 자동차 정비사를 매수해서 장치했겠지만, 설마 켈리 혼자서 운전할 거라고는 예상도 못했을 것이 틀림없다.
"나도 암살당하지 않으려면 뭔가 이유를 붙여서 널 떼어놔야 하겠는데. 뭘로 할까?"
열심히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 재스민에게, 켈리는 기가 막힌 듯이 물었다.
"정말 이상한 여자네.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뭐 있어?"
"뭔가 좋은 생각이라도 있어?"
"생각이고 뭐고, 내가 혼자서 이 애드미럴에서 뛰쳐나가면 이유 같은 거야 주위에서 알아서 만들어낼 거라고. 뭐 대충은 '부부싸움' 정도겠지. 난 데릴사위 같은 거니까 말할 것도 없어. 당신하고 대판 싸우고 집에서 뛰쳐나온 것까지는 좋았는데 결국 어쩔 수 없으니까 뻔뻔스럽게 돌아와서 원래대로 개줄에 묶인다는 스토리지. 가십 잡지에서 신나서 달려들 건수잖아? 이쪽이 아무 말 안 해도 알아서 성대하게 부풀려줄 테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야기를 듣던 재스민은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너무 심하게 웃는 것도 몸에 안 좋은 게 아닐까 싶었는지 열심히 웃음을 참으면서 감탄한 듯이 남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이 남자는 주위에서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재산을 노리는 사기꾼이라는 소리도, 기둥서방이라는 소리도, 마누라 엉덩이에 깔려 사는 한심한 인간이라는 소리도.
보통은 뼛속까지 비굴한 성격에 기개라고는 털끝만큼도 없는 남자가 아닌가 의심할 만한 상황이지만, 그럴 리가 없었다.
"넌 정말..., 이상한 녀석이야."
호박색으로 빛나는 남자의 눈이 미소지으면서 재스민을 바라봤다.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눈은 눈앞의 상대에게 똑같은 말을 그대로 되돌려주고 있었다.
5장
켈리의 전직이 '게이트 헌터'라는 이야기는 완전히 거짓말만도 아니다. 그만큼 오랜 우주생활의 대부분을 게이트를 찾는 데에 소비해왔지만 그저 발견은 해도 공표하려고 생각히 않았을 뿐이었다.
팔기 위해서 게이트를 찾던 건 아니었다. 그럼 무슨 목적이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곤란하지만, 게이트를 모아서 자기만의 우주도를 만드는 것이 즐거웠다는 게 가장 근접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몰래 소장하고 있던 게이트가 누군가에게 발견되어 공표되면, 켈리는 그 게이트를 자신의 우주도에서 지우고 일반용 우주도에 표시해 넣었다. 그리고 또다시 자신의 우주도에 채워 넣을 게이트를 찾아다녔다.
어디로 이어지는지, 그 건너편에는 어떤 세계가 펼쳐지는지 자신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것이다. 찾아내는 행우 자체가 목적이었고 발견 그 자체가 기쁨이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날아다니는 동안 엄청난 보물과 마주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건 어디까지나 덤일 뿐이었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켈리에게는 게이트 헌팅에 재능이 있었다. 그것도 남들 이상으로 우수한 재능이.
현재 켈리가 혼자서 소장하고 있는 게이트는 100개 이상이 된다.
연방경찰이 미친 듯이 쫓아다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 게이트 너머에 있는 것들의 가치를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하지만 경찰 이상으로 열심히 따라다니는 것은 어둠의 세계의 인간들이었다.
우주해적에게 있어서 자신들만이 알고 있는 게이트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재산이며, 동시에 생명줄이다. 당연히 게이트는 하나라도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이 유리하다.
대해적이라고 불릴 정도의 조직쯤 되면 여러 명의 불법 게이트 헌터와 교섭해서 쓸 만하다고 생각되는 게이트에 큰돈을 지불하고 사들인다.
하지만 이런 거래는 해적에게 있어서도, 게이트 헌터에 있어서도 상당한 도박이 된다.
해적 입장에서는 거액을 지불하고 손에 넣은 게이트가 별 쓸모도 없는 쓰레기일 우려가 있다.
게이트 헌터 입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