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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트 기능으로 이 세계에서도 ALO의 키리토 정도의 강함──이라고는 해도 한 번 초기화했다가 다시 키운 캐릭터이므로 SAO의 초대 키리토만큼 엄청난 스탯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을 가지고 있을 텐데, 외견도 아이템과 마찬가지로 연동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모습이 랜덤 생성될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기왕이면 늠름한 병사의 모습을 바란 것이다. 바랐는데.

영 불길한 느낌을 품으면서도 주위를 둘러보고, 내가 이제 막 나온 돔의 외벽을 장식한 거울 유리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경악해 눈을 크게 떴다.

"이......이게 뭐야?!"

유리에 비친 것은 희망과는 100광년 정도 떨어진 모습이었다.

키는 누가 봐도 스프리건 시절보다 작았으며, 게다가 가늘다. 머리 색깔은 여전히 검은색이지만 거의 견갑골 언저리까지 늘어져 윤기 있게 빛난다. 긴 속눈썹이 달린 눈이 거울 속에서 무구하고도 요염한 시선을 던지니, 나도 모르게 그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잊고 시선을 피하고 말았다. 새삼 정면을 쳐다보고, 가늘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SAO 때 키리토 군은 굉장히 여자 얼굴 같았어~. 아스나도 그런 말을 자주 했지만, 이 모습은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다. 대체 어디서 병사의 늠름함을 발견해야 좋단 말인가. 내가 망연자실 서 있으려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무언가를 먹던 남자가 갑자기 달려와선, 유리에 비친 내게 등 뒤에서 말을 걸었다.

"오~ 누님. 운이 좋은데? 그 아바타 F1300번대잖아! 엄~청 안 나오는 거거든, 그 타입, 어때? 어차피 지금 막 시작했을 테니까 계정하고 같이 팔지 않을래? 2M 크레디트 낼게!"

"............"

나는 사고정지 상태로 한동안 사내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으나, 갑자기 어떤 가능성을 깨닫고 황급히 두 손으로 내 가슴부분을 더듬어보았다. 그러나 다행히 그곳은 평평할 뿐, 내가 우려했던 감촉은 없었다. 공포의 성별역전 사고가 일어난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요즘 VR 게임은 거의 대부분 플레이어와 아바타의 성별을 바꾸는 것을 금하고 있다. 오랜 기간 이성의 아바타를 사용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악영향이 생긴다는 것이 이유라고 한다. 하지만 플레이어의 성별은 뇌파 패턴으로 구별하다 보니 극히 드물게 이성으로 판정을 받아, 다이브하고 보니 경악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성별역전 설정이 가능했던 초대 SAO에서 개시 직후에 원래의 성별로 강제 전환시켰던 것은 카야바가 그《악영향》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잠시 뜬금없는 생각을 하다가, 나는 겨우 사내의 얼굴을 다시 쳐다보며 어께를 으쓱하고 대답했다.

"아...... 미안하지만 난 남자인데."

그 목소리도 약간 낮기는 했지만 충분히 여자로 통할 만한 톤이었다. 진저리치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으려니, 눈앞의 친구는 이번엔 잠시 입을 딱 벌리고 있다가 조금 전의 두 배는 되는 기세로 주워섬겨대기 시작했다.

"그, 그럼 그거 M9000번대란 말이야?! 대, 대단한데! 그거라면 4M, 아니, 5M 낼게. 파, 팔아줘. 제발 팔아줘!!"

그냥 가져가! 아니, 네 아바타랑 바꿔줘!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럴 수는 없었다.

"어...... 그게, 초기 캐릭터가 아니라 컨버트한 거라서 돈으로는 바꿀 수가 없어. 미안해."

"그......그래......?"

그는 매우 유감스럽다는 얼굴로 나를 이리저리 관찰하더니, 마침내 포기했는지 질문을 던졌다.

"소문으로 들으니 그런 레어 아바타는 컨버트 전의 계정을 오래 플레이할수록 나오기가 쉽다던데...... 참고삼아 가르쳐 줄 수 없을까? 지난번 게임에선 몇 시간 정도 플레이했는지."

"응? 프, 플레이 시간?"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컨버트 전의 어카운트, 다시 말해 SAO에서 ALO에 이르는 검사 키리토의 총 플레이 시간은 최저로 잡아도 꼬박 2년...... 다시 말해 730일 곱하기 24시간 하면......"

"음...... 1마......"

고분고분 대답하려다가 나는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VRMMORPG라는 장르가 탄생한 지 이제 겨우 3년이 지났는데, 1만 시간이나 되는 다이브 경력을 가진 유저는 구 SAO 플레이어 이외에는 없지 않겠는가.

"아, 아니, 1년 정도야. 그러니까 역시 우연이 아닐지......"

"으음, 그렇구나...... 뭐, 마음이 바뀌면 연락해."

그는 그렇게 말하더니 투명한 카드형 아이템을 내게 떠넘기곤 아쉽다는 듯 떠나갔다. 캐릭터명이며 성별, 소속 길드명 등이 기록된 그 카드는 바라보는 동안 빛을 발핟니 사라지고 말았다. 아마도 시스템 윈도우 안의 주소록 같은 곳에 데이터가 추가된 것이리라.

나는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다시 원망스럽게 한 번 쳐다보고는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지만, 어떤 방법도 없다는 결론 이외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컨버트 경력은 모두 내 캐릭터 데이터에 새겨져 있으므로, ALO로 돌아갔을 때에는 원래의 뾰족머리 스프리건 키리토의 모습으로 복귀할 수 있다. 대신 다시 GGO 세계로 컨버트할 때는 이 소녀인지 소년인지 판별할 수 없는 아바타로 돌아가게 된다.

불행 속에서 다행을 찾으라는 것이 좌우명인 나는 그로부터 몇 분 동안 이것저것 생각하다, 겨우 한 가지《다행스러운 점》을 찾아냈다.

이 세계에 온 목적은 어디까지나 소문 속의《사총》이라는 플레이어와 접촉해, 총격을 당하는 것까지는 사양하겠지만, 어떻게든 그의 능력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판별하는 것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튼 힘을 어필하고, 또한 눈에 띄어야만 한다.

GGO는 게임의 성격으로 보건대 여성 플레이어는 거의 드물것이다. 그러니 언뜻 보기에 미소녀 같은 이 모습은 내가 바라던 방향은 아니라 해도 틀림없이 눈에 뜨일 것이다. 전장에서 발하는 그런 위압감이라고는 조금도 바랄 수 없겠지만, 그건 전투 능력으로 커버할 수밖에 없다.

강함을 어필하는 점에 관해서는 일단 한 가지 작전이 있기는 했다.

평범한 게임 플레이──다시 말해 던전 공략이나, 별로하고 싶지는 않지만 PK 등으로 이름을 날리는 것은 나름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다행히 이 게임에서는 겨우 며칠 후에《불릿 오브 블리츠》라는 최강 플레이어 결정 이벤트가 개최될 예정이었다. 여기에 참가해, 어떻게든 배틀 로열 형식의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다. 상위에 머물러 이름을 떨친다면《사총》도 당연히 주목할 것이다, 어쩌면 대회에 본인이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처음으로 다이브한 게임에서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지 매우 불안하기는 했으나, 아무튼 해볼 수밖에 없다. 총을 상대로 하는 전투란 것이 ALO에서 궁수나 마법사와 싸우는 것과 같을 수는 없겠지만, 아무튼 VRMMO인 이상 어느 정도 공통점은 있을 것이다. 노력할 수 있는 만큼은 노력하고──그래도 힘이 미치지 않는다면 그때는 말도 안 되는 일을 떠넘긴 키쿠오카의 책임이 되곘지.

아무튼 우선은 대회에 참가할 수속을 마친 후 장비를 구입해야 한다.

나는 마지막으로 내 몸을 한 번 쳐다보고, 코웃음을 친 후 메인 스트리트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때 뺨에 걸린 머리카락을 무의식중에 손끝으로 쓸어 넘겼다는 것을 깨닫고 암담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몇 분 후, 어이없이 길을 잃고 말았다.

SBC 글록켄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도시는 아무래도 거대한 플로어가 여러 겹으로 겹쳐진 다층구조인 모양이었다. 멍하니 서있는 내 눈앞에는 마치 부유성 아인크라드 전체를 축소한 듯한 다층구조가 우뚝 서 있었으며, 까마득한 상공의 천장에 뚫린 곳을 통해 저녁놀 빛이 살짝 엿보였다. 플로어를 관통하는 거대한 건물이 잇달아 서 있고 이를 연결하는 공중복도며 에스컬레이터며 엘리베이터가 번쩍번쩍 빛나는 모습은 매우 아름다웠지만, 실상은 숫제 던전이라 불러야 할 만큼 복잡했다.

물론 메인 메뉴에서는 상세한 입체지도를 불러낼 수도 있지만, 표시된 현재 위치와 실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조합하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이것이 스탠드 얼론 RPG였다면 자포자기해서 무턱대고 돌아다니거나, 원래 있었던 곳으로도 돌아가지 못한 채 헤맸겠지만, 다행히 이것은 MMO다. 이럴 때 취할 수단이 하나 있다.

나는 눈앞에 오가는 사람들 중 MPC가 아닌 플레이어 태그를 발견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등 뒤에서 말을 걸었다.

"저기, 실례합니다. 잠깐 길을......"

그리고 즉시, 아차 후회했다.

돌아본 것은 아무리 봐도 여자아이였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연푸른색 머리카락은 아무렇게나 자른 쇼트 커트 였지만, 뺨 양쪽에서 묶어 놓은 가느다란 다발이 엑센트를 주고 있었다. 뚜렸하고 굵은 눈썹 아래에 고양이과 짐승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남색의 커다란 눈동자가 빛났으며, 조그만 코와 색깔 엷은 입술이 그 아래로 이어졌다.

아니지, 어쩌면 내 아바타와 같은 소녀틱한 소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번개 같은 속도로 몸에 시선을 돌려봤지만, 모래색 머플러 아래의 지퍼가 열린 재킷 안에서는 셔츠가 확실하게 부풀어 오른 것이 보였다. 게다가 자세히 보니 매우 몸집이 잡았다. 그 점은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은 내 눈높이로 상당히 낮아졌기 때문일까.

VRMMORPG에서 남성 플레이어가 여성 플레이어에게 '길을 잃었다'고 말을 걸 경우 70퍼센트 정도가 헌팅 목적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우려한 대로, 돌아선 여성 플레이어의 얼굴에도 명박한 경계의 빛이 어려 있었다. 하지만──의외로 그 표정은 금방 사라졌다.

"이 게임 처음이야? 어디로 가고 싶은데?"

맑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는 입가에는 미소까지 살짝 맺혀 있지 않은가. 이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속으로 고개를 갸웃한 수, 나는 겨우 그 이유를 깨달았다. 그녀는 조금 전 말을 걸었던 아바타 바이어와 똑같은 오해를 한 것이다.

나를 자신과 같은 여자아이라고. 이게 무슨 일인가.

"어, 저기......"

나는 반사적으로 자신의 성별을 밝히려 했지만, 직전에 말을 멈추었다.

이것은 어떤 의미로는 유리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나중에 남성 플레이어에게 말을 걸었을 때 그 상대도 나를 여자라고 오해한다면 좀 귀찮아질지 모른다.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뭐든 이용하라는 것이 나의 두 번째 좌우명이기도 했으므로, 그녀에게는 미안하지만 당분간은 오해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나을것 같았다.

"네. 처음이에요. 어디 싼 무기점하고, 그리고 충독부란 곳에 가고 싶은데요......"

그녀에 비하면 약간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내가 대답하자, 그녀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총독부? 거기는 왜?"

"그게......, 얼마 후에 시작한다면 배를 로열 이벤트에 함가하려고......"

그 말을 듣자마자 그녀의 커다란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 이 게임 처음 시작했다면서? 이벤트에 나가면 안된다는 건 아니지만, 스탯이 부족하지 않을까......?"

"아, 초기 캐릭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