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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닮았다. 곱슬머리에 너그럽고 시원시원한 성격, 다정하면서도 뜻밖에 의지가 강한 점, 그리고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코헤이와 키이치. 그런 둘이 도대체 어디가 닮았다는 걸까?

역시 알 수 없었다.

“차, 다시 끓일게요.”

코헤이는 그렇게 말하고 일어섰다.

그러나 코헤이가 미처 움직이기 전에 미쿠는 마치 자기 집인 양 찻잔과 받침을 척척 준비했다. 그것만 봐도 그녀가 집에 찾아온 것이 오늘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떠올려보았다.

얼마 전부터 학원이 끝나고 집에 오면 이상하게 정성스런 식사가 차려져 있는 적이 몇 번인가 있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일이었다.

회사에서 일하고 돌아온 아버지와 형이 그렇게 시간이 걸리는데다 정성이 필요한 음식을 만들 수 있을 리 없었다.

분명 미쿠가 오늘처럼 찾아와서 마들어두고 간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들어 묘하게 집 안이 깨끗했다.

꽃 같은 것도 꽃혀 있고.

......

응? 꽃?

어?

오오?

-잠깐!

우오-!

저 꽃, 이 사람이 가져온 건가?!

아니, 꽃가게잖아!

이 사람, 꽃가게에서 일한다잖아!

아까 그렇게 말했으니까.

원래 남자들만 있는 가정에 여태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꽃 같은 것이 보이면 이상하게 여기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뭔가 여러 가지 일들이 하나로 연결되기 시작하는군...

아-아...

눈치 채지 못했다...

나 바보냐.

학원에 다니고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 수 있게 된 대신에 이런 간단한 일상의 변화를 깨닫지 못하게 된 걸까?

하아. 아니, 이런 건 미리 말해줬어야 하잖아, 형...

아, 말하지 않은게 아니구나.

내가 묻지 않은 거다.

형의 성격상 몇 번인가 이야기하려고 한 적은 있었겠지만...

학원 다니느라 바쁘다거나 수학 강사 아저씨가 잔소리꾼이라거나 가발을 썼다거나 하면서 항상 나만 떠들었다. 내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이야기만 했다.

게다가 최근 가족과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도 적었다.

평소는 학교 아니면 학원. 그렇지 않은 kf도 숙제나 과제가 산더미처럼 많아서 곧장 방에 틀어박히기 일쑤. 출퇴근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형 키이치는 학생인 코에이보다도 아침에 일찍 나가기 때문에 먼저 자버리고.

그러면 이야기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단 코헤이는 수험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번 유명한 진학 학원에도 다니고 있었다.

형 키이치의 성격을 생각해봐도 힘든 수험생 앞에서 태평스럽게 애인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웠을지 모른다.

난 별로 상관없는데.

괜히 신경 쓸 필요 없는데.

형제니까.

가족이니까.

왜냐면 형의 애인이면 이미 가족이나 마찬가지잖아.

“안 그래?”

코헤이는 고개를 수그리고 배한테 물어보았다.

물론 배는 꼬르륵~~~~~~~~ 하고 대답할 뿐이었다,

이리하여...

여자가 이런 식으로 집에 있는 것은 어머니가 죽은 이후 코헤이에게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오늘 집에 들어왔을 때 어머니를 생각한 것은 이 사람 때문인지도 몰랐다.

전혀 닮지 않았는데 어딘지 모르게 미쿠는 코헤이의 어머니를 닮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티타임. 딸기도 케이크도 반으로 나눴다.

“꼭 딸기를 먼저 먹어야해! 왜냐면 나중에 먹으면 딸기의 단 맛을 느낄 수 없으니까!”

그녀는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딸기 케이크를 무진장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케이크를 주긴 주었지만 전부가 아니라 반으로 나눴고.

[그건 내거야.]

그렇게 일부러 선언한 미쿠의 말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한바탕 떠들고 한숨 돌릴 무렵 코헤이가 저녁 찬거리를 사러 나간다고 하니까 그녀도 따라왔다.

현관에 그녀의 신발이 있는데 어째서 그 존재를 깨닫지 못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신고 있는 신발은 극히 평범한 샌들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조금 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