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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힘든 말투로 대답하고서 켈리는 선교로 돌아왔다.

그곳에는 주요 승무원들이 전원 남아 있었다.

그들은 진저 같은 일반인이 아니다. 이제부터 켈리가 하려는 행동이 얼마나 무모한지도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자리에 남은 것은 골드맨 선장이 자신의 자리에서 떠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정비반이나 의료반은 물론 일반인까지 남아 있는데 선장인 내가 배에서 내릴 수는 없다."

그것이 이유였다.

그렇게 되면 선교의 승무원들이 선장을 놔두고 도망칠 수는 없다. 그래서 비통한 각오로 남은 것이었다.

켈리는 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조종석에 앉았다.

자신의 자리를 양보한 주임조타수는 어쨌거나 보조석에 앉아서, 은색으로 빛나는 가느다란 헤어밴드 같은 고리를 켈리에게 내밀었다.

"자, 미스터 쿠어."

펠릭스와의 동조장치였다. 최신형은 이렇게까지 가벼워졌다.

그것을 장착하고 머릿속으로 떠올리기만 해도 조종자 앞의 표시화면에 원하는 정보가 차례로 나타난다.

켈리는 그것을 머리에 얹고 자신에게 맞게 미세조정을 했다.

다이애나 이외의 두뇌와 손을 잡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그 다이애나는 일반 직원들이 피난선으로 탈출한 후 '쿠어 킹덤'과 합류해, 지금은 격납고 안에 들어와 있었다.

"나ㅏ 혼자서는 도저히 저 게이트를 통과할 수 없어. 그렇다고 여기 남아서 집 보고 있는 것도 지겨우니까 나도 같이 데려가줘."

선교의 화면에 나타난 다이애나는 어째서인지 책상에 팔꿈치를 고이고 있었다. 책상이라고는 해도 무미건조한 사무용 책상이 아니라 광택이 흐르는 고급 목재다. 바로 옆에 칵테일 잔도 놓여 있다. 배경은 우아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클럽으로 보였다.

다이애나는 복장만이 아니라 이런 배경이나 소도구에도 정성을 쏟는다.

지금은 어깨가 드러난 반짝거리는 옷을 입고 머리는 조금 어른스럽게 틀어 올렸다. 밤의 클럽 카운터에서 우아하게 칵테일을 마시고 있는 여성의 설정일까.

"상태는 어때, 켈리?"

"과연 최신식인 걸. 다이앤, 한동안 그쪽하고는 연락을 끊겠어."

"알았어."

켈리의 오른쪽 눈은 다이애나와의 동조장치를 겸하고 있다. 동시에 두 척의 우주선으로부터 정보가 들어오면 이쪽이 혼란스러워진다.

"당신이 조종하고 내가 손님이라니 왠지 기분이 이상해."

"불안해?"

"아니. 말 그대로 큰 배라도 탄 것 같은 기분인데. 당신은 어때?"

아무리 켈리가 실력 있는 뱃사람이라고 해도 처음으로 다뤄보는 선체였다. 그것도 120만 톤급의 거대한 물건이었다.

켈리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글쎄. 도약만 하는 거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오싹해지는 말이다.

배의 구동계와 운동성을 재빨리 훑어보고서 시험 삼아 배를 움직여본 후, 켈리는 펠릭스에게 말했다.

"자동조종을 끊어줘. 내 마음대로 움직이고 싶으니까."

펠릭스는 잠시 대답을 주저하다가 말했다.

"예."

이것으로 조종자는 상당히 자신의 뜻대로 배를 움직일 수 있게 되었지만, 그만큼 많은 부담이 걸리게 된다. 마음대로 배를 움직이려면 상당히 미묘한 조작을 바쁘게 되풀이해야 하는 것이다.

동조장치는 보통 감응두뇌가 조종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지 그 반대의 기능은 없다.

하지만 켈리는 그 장치로부터 배의 개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동조장치를 달고 조종석에 앉으면 최소한 운동 성능에 대해서는 그 배의 모든 것이 이해된다.

켈리가 '쿠어 킹덤' 그 자체를 모두 파악할 때까지 소요된 시간은 겨우 몇 분.

그것만으로도 120만 톤의 거구는 지금 켈리의 몸이 된다. 자기 자신이 우주 공간을 가르며 날아가는 모습을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다.

조종자의 반응과 날카로운 감은 펠릭스도 충분히 깨달을 수 있었을 터. 펠릭스는 말을 걸어왔다.

"미스터 쿠어."

"뭐야?"

"당신은, 아까, 이 도약이 자신 없다고, 말했습니다. 선교에서의 발언과, 모순되고 있습니다."

"이 자식, 객실에서 진저랑 한 소리 엿들었지?"

"죄송합니다. 당신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습니다.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내가 자신 있다고 한 적 있던가?"

심술궂은 말투였다.

펠릭스도 이해하기 힘들었는지 잠시 입을 다물었지만 켈리는 이렇게 말을 이었다.

"자신 같은 건 없어. 하지만 지금이라면 도약할 수 있어. 그건 알 수 있다고."

"인간은, 그것을 두고, 자신이라고 하는 게, 아닙니까?"

"나에게는 달라. 도약할 수 있을 때에는 도약하는 거고, 할 수 없을 때에는 못 해. 네가 게이트의 상태를 파악하는 거나 마찬가지지만 그 범위가 너하고는 조금 다른 것뿐이지 자신이 있다 없다의 문제가 아니야. 단순한 사실이다."

그것은 절대로 상태가 좋다고는 할 수 없는 게이트를 셀 수 없이 통과해본 남자의 흔들림 없는 신념이었지만 펠릭스는 솔직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

이미 선교의 분위기는 한계에 가까울 정도로 팽팽해진 상태였다.

전원이 켈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느긋하게 말했다.

"통신장."

"예, 옛!"

"'메테올라이트 아이'와 '블루 네뷸러'에 연락해줘. 일단 신청을 해둬야지."

그리고 불쌍한 두 역의 관제관은 바로 몇 시간 전의 공포를 다시 맛보게 되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위험의 정도가 다르다. 퀸 비가 작은 돌이라면 '쿠어 킹덤'은 한아름은 되는 큰 바위이다. 그런 것이 이런 상태의 문을 통과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양쪽 모두 떨리는 목소리로 절규했다.

"현재 '블루 네뷸러'로는 통과할 수 없습니다!"

어째서 이렇게 뻔한 소리를, 그것도 두 번이나 외쳐야만 하는 건가 싶었으리라.

하지만 조종석에 앉아 있던 재벌의 부총수는 시원하게 대답했다.

"그건 그쪽 기준이지 내 기준이 아냐."

"미스터 쿠어!!"

이미 비명이었다.

"바보 같은 짓은 그만두십시오! 부탁이니 제발 정신 차리세요!!"

"부인이 타고 있던 소형기라면 몰라도, 그 배로는 무모합니다!!"

"그야 당연히 무모하지만 거기를 지나지 않으면 마누라에게 갈 수 없다고. 안 된다고 해도 통과하겠어. 뭐 조금 위험한 건 사실이니까 '메테올라이트 아이'는 일시적으로 전 회선 항행금지를 내리고 만일을 위해 전원 대피해줘. 물론 '블루 네뷸러'도. 아, 그 전에 양쪽 다 스테이션의 제어를 자동으로 해두는 건 잊지 말고."

통신화면에 비치는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