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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걸어왔다.

“별로, 그냥 졸려서.”

그는 짧게 대답했다.

“최근 시프트에도 많이 들어가주고 있는데다 시간도 아침부터 밤까지로 늘려줘서 나야 고맙지만. 거 왜, 요즘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잖아? 이 일은 구속 시간이 기니까. 하지만 네 건강이 나빠지면 곤란하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책임자는 말꼬리를 흐렸다.

그가 학교에도 가지 않고 매일 일하러 오는 것에 대해 언급하려고 한 모양이지만, 남의 개인적인 일에 참견을 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듯했다. 게다가 부득이하다는 측면도 있었다.

그처럼 게이머가 아닌 라이트 유저 테스트 파일럿들이 긴 구속 시간 등을 불만스럽게 여기고 차례차례 그만두고 있었기 때문에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게임 제작이 종반에 접어들면서 책임자들이 새로운 인재를 얻기 위한 면접과 강의를 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무리는 하지 말라고.”

책임자는 그렇게 말하고 어물어물 넘겼다.

“괜찮아.”

그는 살짝 웃으면서 대답했다.

졸려서 죽을 것 같았다.

자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었다.

-암전.

그 틈새로 새하얀 꽃을 보았다.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어딘가에 둥실둥실 떠올랐다.

슬픔이 담긴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보냐?

난 이렇게 즐거운데.

- 눈 깜박하는 순간.

그는 인파에 휩쓸려 있었다.

모두들 하나같이 손에 장검과 창 같은 무기를 들고 있었고 그것은 그도 마찬가지였다.

손에 든 검으로 적을 내리친다.

물론 숨통을 끊기 위해서다. 내가 살아남기 위하여.

적이 풀어놓은 흉악한 몬스터도.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사람도 무차별적으로 배어 차례차례 쓰러뜨린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것은 전쟁이다.

그는 전쟁 속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적인 비공선에서 공격을 퍼부었다. 동료 병사들이 지금 그것을 떨어뜨리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상당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차례차례 동료들이 쓰러져갔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 눈도 주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적을 베어갔다.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여기는 전쟁터-.

살아남고야 말겠다.

-암전

눈을 뜨면 잠자고 잠들면 눈을 뜬다.

눈을 뜨고 잇어도 자고 있고 눈을 감고 있어도 깨어 있다.

여기는 전쟁터가 아니다.

단순한 거리의 길

가로등에 나방이 팔랑거리며 떨어진다.

누군가가 버린 빈 캔이 차에 치여 볼품없게 짜부라져 있다. 그의 스니커가 그것을 친다.

희미한 불빛은 그것을 비춘다. 의미 없는 일.

뇌리에 깜박이는 환상. 아니 환상이 아니다.

현실이다.

쓰러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전쟁을. 사라져줘. 환상은-/

-암전

그와 동시에 울려 퍼지는 음악.

바람의 잔상

깨닫고 보니 전쟁터였다. 정체 모를 괴물과 사람들이 시뻘건 뭔가를 홍건히 흘리면서 땅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뭔가에 깔려 볼품없이 짜부라져 있었다.

그는 큰소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