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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기입니다.

잠에서 깨면 끝납니다. 불확실하지만 분명히 방금 전까지 거기에, 여기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눈을 깬 순간 사라져버리는 겁니다. 끝나버립니다. 게다가 기억하는 것이 극단적으로 적은 경우도 있지요. 물론 뚜렷이 기억한다는 사람도 있고, 저도 가끔은 똑똑히 기억하기도 해서 그것이 새로운 이야기를 그리는 힌트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뜻대로만 되는 건 아닙니다. 어째서냐 하면 좋은 꿈만 꾸는 게 아니라 때때로 꾸고 싶지 않은 악몽을 꾸고 마니까요. 게다가 그런 악몽일수록 똑똑히 기억이 나니까 얄궂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꿈도 자유자재로 꿀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하고요(자세히는 조사하지 않았습니다만 좋아하는 꿈을 꿀 수 있는 방법 같은 그런 기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건 차지하고). 꿈속에서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얼마나 근사할까요? 우선 보통으로 달랄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이건 저만 그럴까요? 꿈속에서는 반드시 제대로 뛰지 못하는 겁니다. 뭔가 달의 표면에서 달리고 있는 것 같은 기묘하고 답답한 느낌이지요. 저, 저만 그런가요...?

그리고 무서운 꿈은 꾸지 않도록 할 겁니다. 무서운 악마 같은 몬스터 따위에 습격받지 않도록 할 겁니다. 그리고 엄청 좋아하는 사람을 매일 만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지금운 이미 만날 수 없는 그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이 사람도 만날 겁니다. 분명 오랜만에 꿈속에서 만나고 뭔가 잘 모르게 되어 울면서 깨어나는 일도 없어지겠지요.

하지만 정말로 그걸로 충분할까요...? 제가 혼자 생각하고 있었던 주제에 이렇게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매일 매일 좋아하는 꿈만 꾼다, 괴로운 일도, 슬픈 일도 깡그리 잊어버리고, 그런 것은 애초부터 없었던 걸로 하고. 어쩌면 저는 또 하나의 ‘꿈’도 꾸지 않게 되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깨어 있을 때 꾸는 꿈입니다. 상상하고 그리는 미래나 이루고 싶은 소망 같은....

약한 저는 잠자는 것으로 만족을 얻게 된다면 ‘그럼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버릴 겁니다. 틀림없이. 아마도. 이뤄지지 않는 소망이라면 차라리 애초에 꿈을 꾸지 않으면 된다. 어차피 꿈속에서 볼 수 있을 테니까. 그런 말을 하고. 눈을 끄면 끝나는 그 이야기 속에 잠겨버리겠지요. 꿈에서 깨고 싶지 않은 겁니다. 그렇다면 저는 자유로이 꿈을 꿀 수 있는 방법과 기계도 필요 없습니다. 가끔은 갖고 싶어지겠지만요. 저의 꿈에는 항상 계속이 있고, 그건 틀림없이 깨어 있을 때 꾸는 꿈과도 연결되어 있으니까. 언젠가 그 꿈에 끝이 올 때 얻는 만족감과 상실감을 갖고 싶은 겁니다. 그것은 잠을 잘 때 꾸는 꿈만 갖고는 결코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울면서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악몽 같은 것을 꾸는 것도. 물론 꾸지 않으면 꾸지 않는 대로도 좋습니다만.

그러면 분명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제일 첫 호흡을 할 때, “아아. 오늘도 살아 있다.”고 생각하겠지요. 그리고 잠들기 5초 전 호흡을 할 때, “아아. 오늘도 살았다”고 그렇게 생각하리라 봅니다.

그러니까 저와 제가 그리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어딘가 겁쟁이 같고 약해서 고개를 수그리거나 돌아보기도 할 겁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그때의 ‘꿈’의 편린인지도 모릅니다.

꿈을 꾸기 위해서 꾼 꿈의 계속인지도 모릅니다.

혹시 당신의 꿈 한쪽 귀퉁이에 걸린 환상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이것은 당신이 꿈을 꾸기 위한 이야기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부디 재미있으면 웃어주세요.

부디 재미없어도 웃어주세요.

그리고,

이 책에 관여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고마워요.

2007년 봄은 아직 멀았나 하고 물으면서, 하세가와 케이스케

제작자: Snowlink (www.blog.naver.com/sjkv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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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진 하늘에 떠다니는 돌과 철로 만들어진 큰 성

이것이 이 세계의 전부이다.

별난 기술자들이 이곳을 측정하는 데에 한달이 걸렸다: 최하층의 직경은 세타가야 구를 전부 포함하기에 충분한 10킬로미터. 그 위에는 똑바로 100층이 장대하게 뻗어 있었다. 믿기지 않을 정도의 사이즈. 얼마나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 구성되어있는지 상상할 수도 없다.

내부에는 몇 개의 대도시와 엄청난 수의 소규모 마을과 촌락, 숲과 평야, 그리고 호수까지 있었다. 위아래의 층을 연결하는 계단은 각 층에 하나뿐. 그 모든 계단은 괴물이 우글거리는 위험한 미궁속에 있으므로 발견도 돌파도 어려웠으나, 일단 누군가가 돌파해서 상층의 도시에 도착하면 하층의 각 도시의 《전이문》이 연결되어 누구라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해서 이 거성은 2년동안 꾸준히 공략되어 왔다. 현재의 최전선은 74층.

성의 이름은 《아인클라드》. 약 육천 명을 삼킨 채로 공중에 떠있는 검과 전투의 세계, 다른 이름은..

《소드아트· 온라인》

【1】

회색으로 빛나는 검이 내 어깨를 갈랐다.

시계(視界) 왼쪽 위에 표시되어있는 가는 라인이 짧아졌다. 동시에, 가슴의 깊은 곳을 차가운 손이 스치고 지나간다. 라인- HP바(hit point bar) 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파란 선은, 내 생명의 잔량을 표시한 것이다. 아직 최대량의 8할이 남아있으나, 그 표현은 정확하지 않아. 나는 지금 2할정도 죽음에 가까워져 있다.

적의 검이 다시 한번 공격모션에 들어가는 것보다 빠르게, 나는 크게 백대쉬를 하여 태세를 가다듬는다.

“하아...”

무리해서 크게 숨을 뱉고, 호흡을 진정시킨다. 이 세계의 《몸》은 공기를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저편, 즉 현실세계에 누워있는 내 몸은 지금 격렬하게 호흡을 반복하고 있을 것이다. 가느다란 내 손은 계속 차가운 땀을 흘리고, 심박수도 엄청나게 가속해있는 상태겠지.

당연하다.

아무리 내가 보고 있는 모든 것이 가상현실의 3D이며, 줄어드는 HP가 단지 숫자일 뿐이라는 것이라고 해도, 나는 지금 자신의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전투는 너무 불공평한 것이다. 눈앞의 적- 심록색의 비늘로 덮인 팔과 도마뱀의 머리와 꼬리를 가진 반인반수의 괴물은 보는대로 인간이 아닐 뿐만 아니라 진짜 목숨도 가지고 있지 않다. 몇 번 죽이더라도 시스템에 의해 무한정으로 부활하는 디지털 데이터의 집합체.

-아니.

지금 저 리자드맨을 움직이는 AI 프로그램은 나의 싸움방식을 관찰, 학습해여 시간이 지날수록 대응력을 길러간다. 하지만 그 학습데이터는 그 개체가 파괴되는 순간 리셋되고 부활하는 개체로 전달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로는 저 리자드맨 또한 세계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특별한 존재인 셈이다

“..그렇지?”

나의 중얼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