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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수배를 취소시켜주겠다는 거야? 무리니까 관둬."

공화우주 제일의 군사국가로 불리는 쿠어 재벌이다. 연방군도 그 힘을 무시할 수는 없을 텐데, 켈리는 무리라고 한다.

여자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까지 말할 수 있는 근거라도 있어?"

"아니? 쿠어의 힘을 가볍게 여기는 건 아냐. 군 쪽에도 양보할 수 없는 체면이라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뿐이야."

희미하게 웃으면서 다시 술을 마신다.

그 이상의 사정이 있는 것이 틀림없었지만 더 이상 입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

이자드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로, 방에는 두 사람뿐이었다.

여자는 날카로운 눈으로 켈리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수리 상태라도 물어볼까?"

"부탁하지."

남자에게 있어서도 가장 신경 쓰이는 문제였다.

여자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청동상으로 손을 뻗어 뭔가를 조작하자, 난로 앞의 공간이 사각으로 흔들리면서 켈리가 배를 정박시켰던 격납고를 비췄다.

공간투영 스크린이다.

퀸 비가 있던 격납고와 마찬가지로 많은 기술자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자동기계가 아무리 발달해도 최종적으로 그것을 조종하는 것은 인간이라는 증거이다.

화면 앞에 작업복을 입은 남자가 나타났다. 건장하고 딱 벌어진 어깨에 정비장 기장이 달려 있었다.

여자가 입을 열기도 전에 그 남자가 짜증스러운 어조로 서둘러 말했다.

"재스민, 외벽만 막으라니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너무하잖아요, 구멍만 막는다고 제대로 움직인다는 보장은 전혀 없는데. 기관이나 제어계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메인 시스템에서 확인해봐야 한다구요. 감응두뇌도 한번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하고, 전체적으로 얼마나 대미지를 받았는지 짐작도 안 가는데!"

"그렇게 구멍이 크게 뚫렸어?"

"무슨 소립니까? 당신이 퀸 비로 쐈잖아요."

"그렇게 말하면 할말은 없지만."

"어쨌거나 어중간한 수리는 사양입니다. 자재가 부족한 거라면 몰라도 여기에는 기계도 자재도 충분하니까 말이죠. 그런 수리로 끝낼 바에는 안 하는 편이 나아요. 배가 불쌍하지 않습니까."

분개하고 있는 정비장 쪽에서는 여자의 얼굴밖에 보이지 않는 듯하다. 분명히 여자에게만 말을 하고 있었다.

여자는 켈리를 힐끔 쳐다보았다. 확인을 요구하는 표정이었다.

켈리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고, 여자는 살짝 고개를 끄덕인 뒤 정비장을 달랬다.

"메인 시스템을 확인해보려고 해도 그 배 안에 들어갈 수 없지?"

"그러니까 그게 이상하다는 거 아닙니까. 배는 정지해 있는데, 선체의 상태도 알고 있으면서 '오픈 세서미'를 써도 감응두뇌가 대답을 안 해요. 이건 정말 큰 이상이 발생했다고밖에는......"

"정비장, 걱정할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