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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짝이 없다고 말할 것이 틀림없다.

통상추진기관에서 엔진으로 전환하는 것은 그렇게 짧은 순간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한 손에 실을 쥐고 전속력으로 달리면서 멀리 앞쪽에 고정된 바늘구멍에 실을 꿰려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약간이라도 타이밍이 틀리면 그대로 분해되어 버리는 만큼 이쪽이 더 힘들다. 너무나도 무모한 짓이라고, 누구나 입을 모아 말하겠지.

하지만 그것을 해낼 수 있다는 점에 켈리의 존재 의의가 있다.

우수한 파트너의 존재나 정밀기기가 장치된 오른쪽 눈의 보조따위는 그저 덤에 지나지 않는다. 원하는 바는 아니었지만 '해적들의 왕' 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불리는 켈리의 진면목은 바로 그 조종 기술에 있었다.

그런 켈리라도 이 순간만은 이마에 땀이 배어 나온다.

1/1000초라는 경이적인 조작으로 게이트에 돌입한 켈리는 다음 순간 지고바에서 37광년 떨어진 지역에 있었다.

추적하던 쪽에서 보면 켈리의 기체가 갑자기 사라져버린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켈리와 그 여자 사이의 거리는 160만 킬로미터로 근접해 있었다. 그 여자가 그대로 비행을 계속했을 경우, 약 5분 뒤면 켈리가 뛰어든 게이트를 통과하게 된다.

한동안 침묵하고 있던 다이애나가 말했다.

"5분 지났어. 카운트할게."

그대로 날아서 게이트에 도착했을 거라고 생각되는 시간으로 기준으로 이곳에 나타날 때까지의 시간을 재는 것이다. 얼마나 시간을 단축하느냐로 상대의 기량을 알 수 있다.

거기가 도약 가능한 지점이라는 사실을 알고 워프한 켈리와는 달리, 저쪽은 우선 게이트의 좌표를 확정해야 한다. 감응두뇌가 없다면 이 작업에는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 감속을 한다고 해도 겨우 5분만으로는 돌입가능 속도까지 떨어뜨릴 수 없다. 가속보다도 급감속 쪽이 신체에 부담이 크고, 저 기체의 관성상쇄가 완전하지 않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게 압도적으로 불리한 조건하에서 감속하고, 방향을 전환하며 좌표를 특정하고 게이트로 진입한다.

이 정도 작업이면 아무리 빨라도 20분 이상 걸릴 거라고 켈리는 계산했다.

그 정도 시간만 있으면 상당한 거리를 벌어둘 수 있다. 잘만 되면 저쪽이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다음 게이트로 진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도 훨씬 빨리 다이애나가 입을 열었다.

"왔어. 128초!"

"괴물이냐, 저 놈은!"

켈리는 욕을 뱉었다.

같은 인간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대체 어떻게 급감속을 하면 저렇게 짧은 시간 내에 기절도 않고 자동조종도 안 하면서, 거기다 감응두뇌의 부조도 없이 방향전환에 게이트 돌입까지 가능한 건가?

15분 후 켈리는 두 번째 도약을 시도했다. 그 10분 뒤에 또다시 도약했다.

게이트에 돌입하는 순간 격렬한 충격이 덮쳤다. 조종석이 크게 흔들린다. 완벽한 제어를 자랑하는 다이애나가 선체의 제어에 실패한 것이다.

스크린에 비친 광경은 지금까지 보이던 어두운 우주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시야 전체가 적색과 황색, 백색으로 가득 차 있다.

화면은 희미하게 안개라도 낀 것처럼 흐려져 있고, 자세히 보면 먼지처럼 작은 물질이 온 화면을 메우고 있었다.

안개로 보이는 것은 막 탄생한ㅡ어디까지나 우주 규모의 얘기지만ㅡ성운이었다. 안개로 보이는 것은 수소와 헬륨의 가스. 먼지처럼 보이는 것은 수 킬로미터에서 수백 킬로미터에 이르는 크기의 암석군ㅡ미행성이라 불리는 것의 알이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망원경으로 본다면 이 지역은 납작하게 눌린 원반처럼 보일 것이다. 마치 작은 은하계를 연상시키는 형태이지만, 이 '작은' 원반의 직경은 백억 킬로미터를 충분히 넘는다.

그 정체는 먼 미래에 태양계로 성장할 성간물질의 집합체ㅡ인간의 상식을 벗어난 분자구름이었다.

중심에는 이미 원시 태양이 빛나고 있었다. 육안으로도 구름 여기저기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직경 100킬로미터 이상으로 성장한 미행성끼리 충돌하면서, 어떤 것은 사라지고 어떤 것은 더욱 거대한 행성으로 성장해간다.

그 인력에 끌려드는 암석군이 별의 표면을 향해 비처럼 쏟아지고 있다.

여기저기에 보이는 짙은 구름덩어리도 이제부터 별이 되려는 부분이었다. 천천히 회전하면서 그 중력으로 주위에 떠도는 성간물질을 끌어들인다.

상상을 초월하도록 뜨겁고 거친 원시태양계는 인간 따위가 절대로 간섭할 수 없는 세계이다.

우주선은 절대로 이런 곳을 날 수 없다. 하려고 해봤자 감응두뇌가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여기저기에 가스의 급류와 소용돌이가 난무한다. 중력왜곡이 있고, 무수히 떠도는 미행성과 성간물질이 탐지기를 완전히 무력하게 만들어버린다.

인간과 배의 안전을 최우선사항으로 하도록 설계된 감응두뇌는 이곳을 항해불가 구역으로 판단하고 '위험, 합니다. 코스를, 변경, 해, 주십시오' 라는 소리만 뱉게 된다. 조종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대로 배의 조종권을 박탈해, 강제로 배의 속도를 줄여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켈리는 그 거대한 가스형 원반 쪽으로 방향을 잡아싸.

구름 내부에서는 격렬한 난류와 중력 소용돌이의 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암석군도 끊임없이 우주선을 덮친다. 한번 발을 들이면 그것이 최후가 될지도 모르는 지옥으로 스스로 뛰어든 것이다. 속도조차 줄이지 않은 채.

이런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인간의 반사신경과 '무모함' 뿐. 연방군조차 켈리를 붙잡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 역시 죽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다이애나가 묘하게 즐거운 듯이 말했다.

"탈출 예정 좌표는?"

"구름 반대편."

성간정기편의 기장이 들으면 펄쩍 뛸 만큼 엉성한 지시였다.

중심부는 피해간다고 해도 구름의 두께만 수천 킬로미터에 달한다. 이런 것은 지시라고 할 수도 없었지만, 다이애나는 전자전륜나침반을 기준으로 삼아 임의의 좌표를 설정했다. 즉, 적당히 아무렇게나 정했다는 말이다.

"오랜만에 당신 솜씨도 구경할 수 있겠는 걸. 동조율을 올릴까?"

"그래."

이미 전자 탐지기는 도움이 되지 않고, '눈'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배 자체의 외부 탐지기뿐이다.

감지할 수 없지만 그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