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도서관 온라인 컬렉션

2020 성북구 한 책 '더 보기'

2020 성북구 한 책 후보도서를 더 깊고 넓게 볼 수 있는 '더 보기' 자료들을 모았습니다.

※ 성북구 2020 여름방학 아르바이트 김길희님이 함께했습니다.

* 성북구 한 책 읽기는?

2011년부터 민·관 협의체인 책읽는성북추진협의회를 중심으로 추진해오던 성북구 한 책 읽기 독서운동은 그간 축적되어온 주민의 참여와 활동을 근간으로, 2016년부터는 한 책 선정을 주민주도로 추진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에 청소년부터 어르신까지 계층별·생활권역별 지역주민으로 이루어진 한책추진단을 구성, 100명 이상의 주민들이 한 장소에 모여 토론을 통해 한 책을 선정하는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2일부터 31일까지 온라인, 전화를 통한 비대면 접수로 접수된 327권의 도서를 성북구립도서관 사서들이 직접 조사, 분석, 토론하여 10권의 책을 선정하였으며, 1차 후보도서 10권 가운데 주민으로 구성된 한책추진단 운영위원회 및 구립도서관 한책담당사서 토론을 통해 최종후보도서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단순한 진심 』, 『벌새』, 『허구의 삶』 4권이 결정되었습니다.


* 성북구 한책추진단은?

청소년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분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토론을 통해 한 해 동안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하고, 책을 통해 이웃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최종 후보도서 선정★

기꺼이 이름을 묻는 사람들

35년 전 프랑스로 해외 입양되어 파리에서 살고 있는 나나. 어느 날 한국에 사는 서영에게 입양되기 전 그를 보호했던 기관사가 지어준 이름 '문주'를 찾는 과정을 영화로 담고 싶다는 메일을 받는다. “이름은 집이니까요.”라는 메일의 한 구절에 이끌려 '우주'를 임신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으로 간다.

#가족 #이름 #름의의미 #해외입양 #정체성 #차별 #배제 #생명

P.17 이름은 집이니까요. 서영의 두 번째 이메일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름은 우리의 정체성이랄지 존재감이 거주하는 집이라고 생각해요. 여기는 뭐든지 너무 빨리 잊고, 저는 이름 하나라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 사라진 세계에 대한 예의라고 믿습니다.

P. 58 내 삶의 바깥엔 문주가 있었다. 프랑스로 떠난 나와 달리 한국에 남은 문주가 한국에서 살며 나와 같은 속도를 나이를 먹어 왔을 거라고 가정하면 평행하는 두 개의 삶이 불가능할 것도 없었다. 특별한 날, 기분이 좋은 날, 기분 좋은 상태를 의심하다가 결국 비참한 기억에까지 가닿는 날, 아무런 근거나 맥락도 없이 주변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으리란 예감이 드는 날, 나는 비상약을 찾듯 스크린의 바깥에 있는 문주를 소환하곤 했다. 문주를 상상하는 게 나는 좋았다.

★최종 후보도서 선정★

우리가 거쳐온 10대의 연결고리, 폭력과 억압에 맞서 싸울 용기

1994년, 중학생인 은희가 거대하고 알 수 없는 세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난다. 작지만 힘 있는 날갯짓으로 사랑하기 위해, 사랑 받기 위해 분투하는 한 시절의 이야기를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 냈다. 은희는 자라며 잘못된 폭력과 억압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터뜨릴 줄 아는 하나의 인격체로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간다.

#시리오집 #시대상반영 #가족 #친밀한폭력 #인격체 #치유 #성장

P. 128

S#95. , 학원 건물 앞 원형극장 - 밤

지숙,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울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고개를 떨어뜨리고 이야기한다.

지숙: 그때, 무서워서 그랬어 ... 아저씨가 우리를 때릴 것 같았어.

은희, 이제야 이해가 간다.

은희: 네가 날 버리는 줄 알았어. 이제 우리 친구 아닌 줄 알았어.


P. 201

S#159. 실외. 무너진 성수대교 앞 도로 – 밤

은희, 눈을 감고 기도를 한다. 수희는 다리를 보느라 넋이 빠져 은희가 하는 일을 신경 쓰지 않는다. 은희, 눈을 뜨지 않고 계속 기도한다. 침묵. 신이 찾아오는 조용한 순간.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 바람소리.

은희, 그러다 갑자기 엉엉 울기 시작한다. 짐승처럼 목 놓아 운다. 그 울음에 수희와 준태는 놀라고, 수희도 훌쩍훌쩍 따라 운다. 그런 수희를 준태가 달랜다. 강물을 보며 엉엉 우는 두 자매와 준태.

어둠 속에서 강물이 계속 흐른다. 도시의 빛들이 반사된 강물.

★최종 후보도서 선정★

사회문제를 관통하는 SF소설, 미래에도 변치 말아야 할 가치들

저자가 그려낸 아름답지만 순진하지 않고, 어디에도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세계를 살아가는 인물들은 저마다 불가능성을 껴안고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저자는 정답이 없는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근사한 세계를 그려내는 상상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을 던진다.

#SF소설 #공상과학 #미래 #변치않는가치

P. 19 말하기 부끄럽지만 나는 오스카가 그런 질문을 하기 전까지는 우리의 역사에 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 어쩌면 일상의 균열을 맞닥뜨린 사람들만이 세계의 진실을 뒤쫓게 되는 걸까? 나에게는 분명한 균열이었던 그 울고 있던 남자와의 만남 이후로, 나는 한 가지 충격적인 생각에 사로잡혔어.

P. 52 지구로 내려간 우리는 그 다른 존재들을 만나고, 많은 이들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거야. 그리고 우리는 곧 알게 되겠지. 바로 그 사랑하는 존재가 맞서는 세계를. 그 세계가 얼마나 많은 고통과 비탄으로 차 있는지를. 사랑하는 이들이 억압받는 진실을. 올리브는 사랑이 그 사람과 함께 세계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야.

P. 257 연결을 끊어도 데이터는 어디선가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삶은 단절된 이후에도 여전히 삶일까

★최종 후보도서 선정★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나와 당신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외삼촌네에서 더부살이 하는 상만에게 공부나 친구는 사치일 뿐. 언젠가는 이 삶에서 벗어나겠다는 다짐만이 지금을 버티게 하는 힘이다. 그런 상만이 다니는 학교에 '허구'가 전학을 온다. 부잣집에서 엄마 아빠의 사랑을 넘치게 받아 부러울 뿐인 '허구'가 실은 인생의 수많은 선택점에서 갈라지는 인생의 갈림길을 여행하는 '여행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1988년 #2019년 #삶 #친구 #가족 #청춘 #인생에서의선택 #선택의 갈림길 #또다른나

P. 66 K는 마음이 바뀌기 전에 라이터를 켰다. 불꽃이 유혹하듯 혀를 날름거렸다. K가 불을 붙이자 편지는 곧 재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대신 K의 앞엔 무수히 많은 ‘가지 않은 길’이 놓였다.

P. 250 상만은 허구와 자신이 많이 닮았음을 깨달았다. 환경과 처지가 달랐을 뿐 섣불리 꺼내 놓을 수 없는 상처로 가득한 내면은 똑같았다. 하지만 상처를 덮는 방식은 달랐다. 허구는 아무 곳에도 뿌리내리지 않고 제 이름처럼 허구의 세계를 떠돌았고, 상만은 거짓으로 다진 반석 위에 뿌리를 내리려고 안간힘 쓰며 살았다.

사소하지만 특별한 사회생활 보고서, 인간관계 관찰일지

사회 초년생에게 막중한 과업이 된 연애, 취직, 결혼 등의 현실 이야기들. 자신이 거짓으로 후기를 작성했던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자에게 쪽지를 받으며 회사에 느끼게 된 회의감. 출판사에 정규 입사하기 위해 경쟁을 하게 된 상대방에게 자신도 모르는 지독한 악의와 미움을 느끼는 상황 등 각박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담은 소설이다.

#연애 #취직 #페미니즘 #사회초년생 #꼰대 #신념 #기성세대와 신세대

P.15 왜 굳이 끊임없이 분위기를 띄우려 하고, 다른 사람들이 웃는 모습을 보며 안심하는 걸까

P. 112 그리고 예린 씨는, 사무실에서 노골적으로 찬밥 취급을 받았다. 나는 그녀를 보면서 일을 잘 못한다고 평가되는 것, 그것도 첫 직장에서 일을 잘 못한다고 낙인찍히는 것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었다. (……) 반년 사이에 그녀의 얼굴은 놀랄 만큼 달라졌다. 내성적이지만 때로 굉장히 발랄하게 웃는 해맑은 사람이었는데, 자꾸 눈치만 살폈다. 회의에서도 의견을 내지 못했다. 팀장이 진행 상황을 물어보면 당황하며 대답조차 우물쭈물했다. 그녀는 업무뿐 아니라 모든 일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할 자신감을 잃었다.

파과 (1) 부서진 과일, 흠집난 과실 (2) 여자 나이 16세 이팔청춘

40여 년간 날카롭고 냉혹하게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아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爪角)'. 몸도 기억도 예전 같지 않게 삐걱거리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 노화와 쇠잔의 과정을 겪으며 조각은 새삼스레 '타인'의 눈 속에 둥지를 튼 공허를 발견하게 된다. 소멸의 한 지점을 향해 부지런히 허물어지고 있는 모든 것, 깨지고 상하고 뒤틀린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연민을 느끼며, 조각의 마음속에 어느새 지키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한다.

#노인 #킬러 #나이듦 #쇠잔의순간들 #감정의변모

P. 342 이 순간 그녀는 깨지고 상하고 뒤틀린 자신의 손톱 위에 얹어놓은 이 작품이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그것은 진짜가 아니며 짧은 시간 빛나다 사라질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사라진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 번쯤은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그래서 아직은 류, 당신에게 갈 시간이 오지 않은 모양이야

바이러스로 인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디스토피아

정체 모를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덮은 혼란의 시기. 살아남은 이들은 안전한 곳을 찾아 끝 모르는 여정을 떠난다. 동생 미소를 지키며 맨몸으로 러시아를 걸어 온 도리는 밤을 보내기 위해 머물던 어느 마을에서 지나와 만나게 되는데... 타인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모든 감정이 죽어 버렸다고 생각한 세계에 나직하게 울리는 여러 가지 사랑의 형태.

#바이러스 #재난 #디스토피아 #무정부시대 #극단상황에서의인간 #인간성 #사랑 #생존 #생명 #절망그리고희망

P. 55 불행이 바라는 건 내가 나를 홀대하는 거야. 내가 나를 하찮게 여기고 망가트리는 거지. 난 절대 이 재앙을 닮아 가진 않을 거야. 재앙이 원하는 대로 살진 않을 거야.

P. 62 이렇게 점점 마르다가 죽어 버리는 게 아니라 먼지처럼 작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아무도 우리를 해치지 못할 텐데.

'매일매일의 이슬아'에 관한 다부진 기록, 한 사람의 일상에서 엿보는 가치

‘연재노동자’ 이슬아 작가의 삶을 지탱하는 몸과 마음을 탐구하는 산문집. 작고 낡은 집이지만 청소를 깨끗이 하고, 보증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비건을 지향하고, 힘이 세지기 위해 운동하는 감정이나 경제적으로 야무지고 따뜻하게 사는 사람 이야기.

*연재노동자는 작가 이슬아가 스스로를 지칭하는 말. 학자금대출을 갚기 위해 작가가 직접 독자에게 한 달에 20편의 글을 보내고 구독료 1만원을 받는 구독모델을 개척했다.

#연재노동자이슬아 #삶의 방식 #노동 #일 #평범한일상에서최선을다하는삶 #돈 #가족 #생명

P. 42 너무 아프거나 슬플 땐 망설임 없이 일을 쉬고 싶다. 갑자기 일을 멈춰도 큰일 나지 않는 삶을 상상한다. 도저히 힘을 내기 어려우면 얼마간 노동을 하지 않아도 괜찮도록 말이다.

P. 195 가끔 보고 싶지만 그냥 그립도록 놔뒀다. 그리움을 그리움으로 두고 싶었다. 매일의 너절한 마음들은 입 밖에 내지않고 내버려두었다가 어느새 까먹어버린 뒤, 다시 김을 만 나면 정말로 중요하고 재밌고 슬픈 이야기들만 꺼내고 싶었다.

꺼지지 않는 화두, 페미니즘

페미니스트가 된 첫사랑 여자와 다시 사귀는 남자의 로맨스 소설. 어떻게든 예전의 그녀로 되돌리려는 남자와, 예전의 감정은 남아있을지언정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포기할 수 없는 여자가 연애하는 동안 젠더감수성 차이로 싸운다.

#페미니즘 #페미니스트 #성차별 #성평등 #이념갈등 #젠더이슈

P. 70 그날 밤 자려고 누웠을 때 만감이 교차했다. 어떻게든 그녀와 다시 시작하겠다는 목적은 이뤘는데, 생각해 보면 오히려 그녀의 목적에 포섭된 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다. 이거 혹시 여성단체 기부금 벌려고 나 이용하는 거 아냐?

P. 273 “너 니가 무슨 대단한 투사라도 되는 줄 착각하나 본데, 세상이 그렇게 쉽게 바뀌는 줄 알아? 세상 안 바뀌어!” “최소한 나는 바뀌겠지.” 정말, 절대 한마디도 안 지는 저 태도에 이젠 질렸다.

P. 274 “너 진짜 이기적이다.” 반박할 말이 없어진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뻔한 말들을 그냥 막 뱉어댔다. (……) “너는 니가 되게 로맨틱하고 자상한 줄 알지? 니가 사랑하는 방식, 이뻐하는 방식, 여자 취급하는 거, 지켜준답시고 구속하는 거, 사람들 앞에서 옷 차려 입고 식 올리자고 조르는 거. 나는 그런 거 원하지 않는다고. 근데도 니 방식만 강요하잖아. 그게 얼마나 숨막히는지 알아? 진짜 이기적인 게 누군데 그래?”

지극히 한국적인 판타지. 소문과 편견, 아니면 말고 하는 태도에 관하여

평화로워 보이는 한 중학교에 전학 온 독고솜을 둘러싼 친구들의 오해와 선입견 등으로 빚어지는 이야기. 서율무와 단태희 2명의 화자가 챕터를 번갈아가며 서술하는 방식으로, 같은 상황에 대한 다른 이해를 보는 재미가 있다. 교실 속 여러 인물들의 내면과 속사정까지 깊숙하게 들여다보면 책장이 넘어갈수록 차츰 그들을 이해하게 되고, 소문과 선입견의 장벽 너머 자신만의 반짝이는 매력을 지닌 한 인간에게 다가갈 용기를 얻게 된다.

#선입견 #편견 #사춘기 #인간관계 #친구 #있는그대로의나 #마녀 #판타지

P. 25 무리에 나 같은 우두머리가 생기면 자발적이든 아니든 모두 자신의 힘을 조금씩 떼어 우두머리에게 건네게 된다. 박선희 같은 애들은 자기들이 내준 힘이 얼마나 귀한지도 잘 모른다. 내가 건네받은 힘은 그 애들의 의지다. 다른 사람의 말대로 하지 않을 의지. 나라면 절대로, 아무에게도 건네지 않을 중요한 힘이다.

P. 79 비밀스럽고 특별한 친구, 독고솜. 그렇게 생각하자 그런 친구를 둔 나 자신도 비밀스럽고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왠지 용기가 났다.

P. 207 나는 한동안 그 눈물이 내게서 떠나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한 번 울고 훌훌 털어 버릴 수 없을 것을 직감했다. 눈물에 붙들려 보낼 시간이 내 앞에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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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화접수(02-6906-9282 *성북문화재단 도서관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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