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떻게 움직이겠어?"

"글쎄, 재스민은 당신이 올 거라고 알고 있었겠지? 보통 때라면 이쪽과 합류하는 항로를 타고 돌아왔겠지만......"

여기서 펠릭스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재스민이 이 사태를 예측했을 거라는 생각은 비현실적입니다."

선교의 스크린에 멋대로 출현한 다이애나는 책상에 팔꿈치를 짚은 채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가슴 사이의 계곡이 강조되었다.

이런 유혹적인 모습이 감응두뇌에게 얼마나 통용될지는 의문이지만, 다이애나는 매니큐어한 손가락을 자신만만하게 흔들었다.

"누나가 하는 말 잘 들어. 재스민은 틀림없이 알고 있었어. 오지 말라고 해도 켈리가 분명 도우러 와준다는 걸. 그러니까 혼자서 뛰쳐나간 거잖아."

당사자인 켈리는 쿡쿡 웃고 있었다.

"뭐야, 그건. 마치 내가 그 여자 손바닥 위에서 놀고 있었다는 말 같잖아?"

"어차피 알고 있었으면서 토라진 척하지 마. 저기..., 켈리. 이건 내 생각인데, 그 여자 의외로 당신을 좋아하는 것 아닐까?"

"관둬. 안 웃긴다고, 그런 농담."

켈리는 쓴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고 있었다.

다이애나가 하는 말에도 일리는 있다. 최소한 재스민은 켈리에 대해 호의를 품고 있다. 켈리도 그 점은 잘 알고 이었다.

그 표현 방식이 엄청나게 골 때리고 비상식적일 뿐.

"원래 하던 얘기로 돌아가서, 원래대로라면 이 배와 합류하려고 '블루 네뷸러'로 돌아오는 게 올바른 항로겠지만..., 내가 퀸 비의 설계도를 조사해봤어."

펠릭스가 또다시 끼어들었다.

"그건 기밀사항입니다."

"이 누님에게 뭘 숨기겠다는 거야? 너, 건방져. 우선 너도 재스민을 구하고 싶겠지? 나도 재스민을 구하고 싶어. 목적은 같으니까 얌전히 입 다물고 있어."

"네."

"그래서 말이지...... 잠깐, 왜 웃고 있는 거야?"

켈리는 조종석에 앉아 배를 부여잡고 웃음을 참으려 애쓰고 있었다.

"어, 미안. 계속 말해. 설계도가 어떻게 됐다고?"

"어디까지나 코엔 박사가 하기 나름이지만, 혹시 완전히 엔진을 멈춰버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걸로 끝이야. 구동계가 완전히 죽어버려. 역추진 엔진, 보조 엔진, 거기다 비상제동장치까지. 그러니까 추진기관을 끊어버려도 정지할 수 없다고. 관성으로 언제까지나 날아가게 돼."

"미쳤군. 보통 보조 엔진하고 비상제동장치 정도는 별도의 계통으로 만드는 법이잖아? 설마 예비 연료도 안 싣고 있는 것 아냐?"

"정답. 믿을 수 없는 결함품이지? 사실 이렇게 만들지 않고서는 저런 운동성능을 끌어낼 수 없어. 조종자의 말도 안 되는 실력 하나만으로 멀쩡히 날고 있는 괴물이라고."

"그럼? 뭔가 그 미친 전산기를 제대로 세워놓으면서 최소한의 출력을 남겨두지 않으면 끝이라는 건가?"

"그래. 그게 불가능하면 모든 게 끝. 하지만 그렇게 전산기를 조작하려면 이번에는 조종기능을 어디까지 남길 것인가가 문제가 되지. 감속이 가능해지고 제어가 돌아오면 문제는 없어. 이 배에 수용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게 불가능해진다면......"

"최악의 경우에는 대기권에서 에어 브레이크?"

"응. 그다지 추천할 수는 없는 방법이지만 그런 셈이지. 이 근처에 대기가 존재하는 행성은 아이아스 하나뿐이야."

"기절하기 전의 그 녀석에게 조금이라도 근성이 남아 있었다면 아이아스로 향하는 항로를 잡았겠군. 아니면 안전구역으로 나와서 선회한다.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지만 않았으면 좋겠지만......"

"괜찮아. 그 여자 근성은 보통이 아니니까."

"다이앤, 그건 얘기가 좀 달라. 펠릭스, 어쨌거나 MK24로 향한다."

"예."

"호출은 계속 보내. 언제까지나 정신을 잃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켈리는 조종석에서 일어섰다.

퀸 비를 탐지할 수 있는 거리에 들어설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린다. 얼핏 잡아도 여섯 시간 정도는 소요될 것이다. 그 사이에 수면을 취해두려는 생각이었다.

"고마워."

그렇게 말하며 보조석에 앉아 있던 조타수에게 동조장치를 넘겨주었다.

조타수는 뻣뻣하게 굳은 채로 받아들었다.

승무원들은 뭐라 형용하기 힘든 표정으로 켈리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고, 골드맨 선장은 탄식하듯이 한마디를 던졌다.

"훌륭했습니다."

켈리는 그런 선장에게 곤란한 표정으로 웃음을 지었다.

"다시는 안 할게. 앞으로는 절대로 이렇게 안 나서. 이건 당신 배니까."

미안한 듯한 말투였다.

신기에 가까운 묘기를 펼쳐 보여놓고서 우쭐대는 구석도 자랑스러운 구석도 전혀 없다. 그러기는커녕 멋대로 남의 배를 움직이고 말았다는 미안함까지 느껴지는 태도에, 골드맨 선장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릇이 달랐다.

"미스터 쿠어, 이것은 재스민이 금지한 행동입니다만 아무래도 여쭤볼 수밖에 없겠습니다."

"뭐야, 새삼스럽게."

선장은 지령석에 서서 똑바로 켈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선교에 있던 승무원 전원이 품고 있던 의문이기도 했다.

모두의 시선이 키 큰 남자에게 쏠렸지만 켈리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서 씨익 웃었다.

"여왕전하의 가련한 하인이라고나 할까."

인사 대신 한 손을 쓰윽 들어올리고 켈리가 선교에서 나간 뒤, 모두의 입에서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선교에 있던 사람들도 최소한 한 가지만은 알 수 있었다. 저 남자가 상상을 초월하는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때, 선교 아래의 객실에서도 무사히 도약했다는 사실에 대한 경악과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프리스틴이나 헬렌 등의 여성 스탭들은 우주에서 오랫동안 지내왔다. 항행금지가 내려진 게이트를 통과하는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

노면에 바퀴를 접촉시키며 달리는 사륜차로 브레이크를 걸지 않은 채 절벽을 향해 달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무모하다거나 불가능하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두말할 것 없이 죽게 된다.

스탭들은 완전히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

진저도 마찬가지였다.

이마의 땀을 닦으면서, 선장이 물었던 것과 똑같은 질문을 재스민의 비서에게 던지고 있었다.

"믿을 수 없어...... 대체 그 사람, 정체가 뭐야?"

"모르겠습니다. 재스민이 데리고 왔습니다."

프리스틴 역시 아직 창백한 얼굴이었다.

알렉산더만이 잠시 동안 전율을 만끽한 뒤의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헤에, 놀랐는데. 항행금지여도 의외로 간단히 통과할 수 있는 거였네."

"잠꼬대하는 거야, 알렉?"

진저의 말은 날카로운 검처럼 알렉산더를 찔렀다.

"그 소리, 우주선 개발 분야의 시먼스 씨나 스테이션 담당의 와일리 씨 앞에서 해봐. 두 사람 다 배를 부여잡고 폭소할 걸. 우수한 정신과 의사를 소개해줄지도 모르고. 물론 제퍼슨의 둘째 아들은 가엾게도 머리가 이상해진 것 같다는 뒷소문이 도는 것쯤은 각오해야겠지만."

그 험악한 기세에 알렉산더는 우물거리면서 저도 모르게 몸을 뒤로 젖히고 반론했다.

"그렇게까찌 말할 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