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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사토루는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뒤도 돌아보지 못했다.

할 수 없었다.

“어째서 모두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야? 난 줄곧 어디에도 갈 수 없었는데. 변하는 게 무서워서, 변하면 잊어버릴 것만 같아서, 아야를. 그런데 사야 너를 보고 떠오르는 건 그 애가 없다는 현실뿐이고. 난 잊으려고 하고 있는지도 모른단 말이야. 무서워져서, 아파서. 그런데 너는 앞으로 나아가고..., 나만 뒤에 남겨진 것 같아서...”

눈물로 흠뻑 젖은 사토루의 뺨에, 똑같이 울고 있는 사야의 손이 닿는다.

“아니. 나도 똑같아... 그때부터 줄곧...”

“다들 강해... 아야를 잊지 않은 채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나가오도 요시노도 필사적으로 몸부림치고 있고. 분하고 답답해. 게다가 우리를 봐주고 있었던 그 여자애도 그렇게... 그런데 어째서 난 이런 데 있는 걸까? 왜 이렇게 한심한 걸까?”

작은 변화.

감정의 소용돌이. 흐르기 시작하는 풍경.

움직이기 시작한 시간. 조금이지만 확실하게.

“아냐. 모두 똑같아.”

새끼고양이를 끌어안듯이 소중히 사야는 사토루를 껴안았다.

온기가 갖고 싶어서, 다정함이 갖고 싶어서.

다정해진다는 것은 상처 입는다는 것.

그러니까 상처받아도 상관없다.

상처 입는 것은 무섭지만.

다정해지고 싶다.

“그냥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뭔가와 뒤를 돌아보기 위한 뭔가. 그걸 얻는 게 빠르냐 늦느냐는 차이뿐. 나도 똑같아.”

꽉 끌어안았다.

끌어안으면 마음이 감싸준다.

그러면 걷자.

목소리가 들리면 걸어가자.

뒤를 돌아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