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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빛을 발견했다.
“아..., 어..., 이 노래는..., 어...”
어둑어둑한 라이브 하우스.
무시무시할 만큼 서투르게 MC를 보는 소리가 들린다.
만원은 아니지만 사람들로 가득한 라이브 하우스.
부드러운 웃음소리와 야유가 뒤섞인다.
무대 위. 멤버들에게 속아서 맡게 된 MC지만 핀 스포트라이트와 미러볼, 깊은 잔향을 만들어내는 장치의 쓸데없이 요란한 조명과 연출에 쑥스러워하면서도 조금 짧아진 앞머리에 손을 걸치는-사토루는 멈추지 않고 계속 이야기한다.
“그..., 어..., 뭐, ...그런 겁니다만...”
“그런 게 어떤 건가요오-!”
같은 무대에 서 있는 키 작은 여자애가 태클을 걸며 폭소하고 있다.
시호는 단발이 될 때까지 기르기로 결심한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빗어 내린다. ‘그녀’의 머리 모양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흉내 내려고.
그녀에게서는 ‘난 그런 식으로 앞머리 싹둑 자르지 않았는데’라고 놀림 받았지만.
덧붙여 말하자면, 사토루는 ‘기타도 그렇고, 헤어스타일도 그렇고, 흉내 내기 바쁘구나’ 하며 서툴게 웃었다.
마치 오히려 기타 쪽에서 자기를 연주해주고 있는 듯이 보일만큼 몸에 맞지 않는 기타를 영차~하고 다시 고쳐 안은 시호는,
“아, 계속해주세요. 길지만.”
하고 덧붙였다.
또다시 플로어에서 와하하 하고 웃음소리가 터졌다.
그것을 바라보면서 무대 위의 나가오도 배를 끌어안고 폭소.
그 바람에 끈이 벗겨져서 베이스를 떨어뜨릴 뻔했다.
요시노는 몹시 즐거운 듯, 제일 뒤에서 서툴기 짝이 없는 MC에 귀를 기울였다.
“...그래서..., 아..., 뭐라고 할까요... 머리... 머리가 나빠서 정확히...는 말 할 수 없지만...”
플로어 한가운데. 조금 발돋움을 하고 무대를 올려다보는 그녀는 마치 주문을 외우듯 중얼거렸다.
“-힘내. 힘내, 사토루.”
다정하고 미소 짓고.
서툴러도 전해지는 마음이 있다면 전해야 해.
그녀-사야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면 추억 속에 떠오르는 것은 웃는 얼굴.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또 한 사람의, 그러나 다른 아야의 웃는 얼굴.
“...저기, 저희에게 말을 건네주신... 플래닛의 아저씨..., 고맙습니다. ...어, 그러니까... 오늘... 지금... 여기에 있는..., 어, 여러분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장내를 뒤흔들 듯이 환성이 터진다.
“아-, 고맙습니다. ...어-, 뭐, ...어, 그럼..., 어..., 오늘은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루드 레인보(Rude Rainbow)' 라는 밴드였습니다. 마지막 곡입니다. 들어주세요... <마이 걸>.”
비 갠 하늘에 무지개가 걸려 있다.
굽지 않고 똑바로 뻗어 나아가는 이상한 무지개.
어디론가 이어져 있다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