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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선배의 눈을 속여 빌려온 에로 만화가….

“자아아아암깐 기다려어어어엇!”

황급히 누나의 손에서 자극히 위험한 그 물건을 낚아챘다.

“아니, 뭐 어때? 좀 보여줘~”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누나가 보여 달라면 보여 줘야지!”

보기와는 반대로 상당히 팔 힘이 센 누나한테서 어떻게든 에로 만화를 사수하려고 애썼지만 누나는 나를 간단히 쓰러뜨렸다.

“나한테 이기려 들다니, 10년은 빨라. 자, 그걸 내놔.”

“싫어! 이것만은 용서해 줘!”

내 위에 올라탄 누나에게 귀를 잡힌 채 내가 마지막 저항을 시도하려던 그때.

“세가와, 곧 데이트하러 가야 하니까 잠깐만 샤워…하게…해….”

기세 좋게 현관을 연 니무라가 방 안 광경을 보고 굳었다.

“저어, 그게, 방해…한 것 같은데… 죄송합니다!”

“뭐야, 그 반응은? 아니, 기다려!”

니무라는 내가 붙잡는 것을 뿌리치고 부자연스럽게 눈물을 참으며 달려가 버렸다.

그 후 눈 깜짝할 사이에 2주가 지나 약속한 날이 왔다.

내가 누나의 집을 방문한다는 의례적인 날이다.

참고로 현재 나는 여름방학을 아르바이트와 게임으로만 소비하고 있었다.

라이카 선배와는 여름방학 중에도 노연에서 가끔 만나기는 했지만, 특별히 뭔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 이상 다양한 의로 아무런 진전도 없었다. 니무라한테는 이틀에 한 번씩은 멍청한 놈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그건 어쨌든,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나는 한 번밖에 온 적이 없는 길과 씨름하고 있었다.

“으음…. 이쪽으로 가면 됐었나…?”

희미한 기억에 의지해 주택가로 통하는 좁은 골목을 걸어갔다.

이곳은 도시마 구 이케부쿠로였다. JR 이케부쿠로 역 앞은 그야 말로 도심답게 흥청거렸다. 하지만 그곳에서 아주 약간 떨어졌을 뿐인데 단숨에 분위기가 바뀌어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주택가가 남아 있었다.

“그건 그렇고… 정말 덥네….”

아직 오전 중임에도 불구하고 발밑의 아스팔트에서는 묘한 열기가 훅훅 솟아 올라왔다.

진정한 여름날답게 쨍쨍 내리쬐는 태양을 올려다보자 어쩐지 괴롭힘이라도 당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날씨예보에서는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씨’라고 하더니 확실히 그 말대로다.

이런 날에 왜 하치오지의 산골에서 이런 도심까지 와야 하는 거냐고….

“어? 여기다, 여기.”

완만한 언덕을 올라가자 눈앞에 TV드라마에 등장할 것 같은 세련된 단독 주택이 나타났다.

“참… 여전히 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