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2.0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 명승은

전문블로거로 RingBlog의 운영자인 재야 IT 칼럼니스트 명승은씨가 쓴 이 책 미디어 2.0,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는 어떻게 Web의 진화가 미디어의 변화를 이끌어내는지, 미디어의 미래의 모습은 어떤것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실제 이러한 변화의 최전선에서 활동한 자신의 생각들을 정리한 책이다.

미디어 2.0은 기존의 미디어가 가지는 특성들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는 새로운 미디어의 형태를 일컫는 용어이다. 미디어 1.0이 생산자, 수용자의 분리, 일방향성, 정보의 집중과 규격화되어있고 종합적이며 객관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 말하는 미디어 2.0은 생산자와 수용자의 중첩, 다채널 양방향성, 정보의 공유와 주관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 미디어 형태를 말한다. 이 책은 이러한 새로운 미디어의 흐름을 4장에 걸쳐서 설명하고 있는데 1장에서는 미디어 2.0이라는 형태가 발생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고, 2장에서는 미디어 2.0에서 파생한 저널리즘 2.0의 개념을 통해서 새로운 언론의 형태에 대해 설명한다. 3장에서는 미디어 2.0이 가지는 정보의 공유성을 관리하는 뉴 신디케이션 시대에 대해서 말하고 있고 마지막 4장에서는 미디어 2.0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치와 그것에 따른 논란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Web 2.0으로 부터 시작된 변화의 물결이 언론, 미디어에 있어서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 큰 흐름을 잘 정리하고 있는 책이다.


미디어 2.0은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있어서 Gate Keeper의 역할을 하고 있던 기존의 언론들이 그 힘을 상실하는 것으로 부터 출발한다. 물론 그 배경에는 Web 2.0이 있다. 인터넷, Web 이라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사람들은 기존의 정보전달 체계가 아닌 새로운 정보습득 수단을 갖게되었다. 인터넷에서 막대한 권력을 갖게 된 포탈을 비롯하여 미니홈피와 블로그와 같은 개인미디어로 그리고 그 중에서 명성을 얻게되어 파워블로거나 엔터테이먼트 스타로 거듭나는 개인들까지 정보의 흐름은 매우 다양해졌다. 미국의 디그닷컴이나 우리나라의 오마이뉴스 2.0, 미디어 다음과 같은 사이트들은 이제 정보의 흐름을 관리할 능력, 게이트 키핑의 권한을 일단 대중에게 돌려주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미디어 1.0을 붕괴시키고 미디어 2.0을 부각시키고 있는 원인이다.


권력이동의 과정은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다. 현재는 과도기적으로 거대 포털이 가장 주된 Gate keeper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의 막강한 점유율을 배경으로 기존의 언론에서 생산되는 정보들을 수집하여 대중에게 재분배 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도기적 형태는 풀질과 콘텐츠의 측면에서 서로 물고 물리는 악순환을 일으키게 된다. 정보의 생산주체는 포털의 빠른 정보갱신을 따라잡기 위해서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 콘텐츠를 공급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기조는 다시 포털의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여 더욱더 양적측면만 달성하는 것을 요구하게 된다. 이 악순환은 결국 멀지 않은 미래에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과도기적 형태를 넘어서 진정한 미디어 2.0의 형태에 가까운 모습들이 벌써 나타나고 있는데 바로 개인브랜드, 개인미디어이다. 저널리즘 1.0, 언론사에 소속된 기자들이 일방적으로 기사를 만들어 개인들에게 공급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일반 대중, 프로앰 혹은 프로슈머 라고 불리는 대중들이 정보를 생산하는 주체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중에는 기존 저널리즘 1.0으로부터 탈출한 전직기자들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 책의 저자인 명승은씨도 이와 같은 예이다. 이같은 새로운 정보제공자들은 Web 2.0이 제공하는 환경에서 예전과는 다른 속도로 그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다.


이런 미디어의 변화는 저널리즘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저널리즘 1.0으로 불리는 기존의 언론형태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 한계인 데스크로 부터 시작되는 일방적 지배구조는 최근의 사회 전체로 확산되는 각종 2.0의 흐름속에서 저널리즘 시장을 축소시키고 영향력을 감소시키기만 하고 있다. Web 2.0 으로부터 시작된 미디어의 변화에 있어서 진정한 모습을 보지 않고 기술적으로만 따라가려는 과거의 대처방법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다. 저널리즘 2.0은 언론의 구조를 근간부터 바꾸는 것을 요구한다. 운영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조직화 되어있는 문화를 탈조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과에 맞는 보상체계, 기자선발과 인사시스템에 있어서의 위계적 질서 탈피와 같은 것들이 탈조직화에 해당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저널리즘 1.0에 익숙해져 있는 언론 그 자체의 모습을 바꾸기 위해서 재교육 프로그램도 필수적이다. 저널리즘 2.0은 외부로부터 시작되어서 기성언론의 모습까지 바꾸어 나갈 것이다. 만일 이 변화를 수용하지 않는 언론이 있다면 분명 버티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것이다.


미디어의 변화와 맞물려서 중요해진 것이 신디케이션, 정보 공유와 분배의 문제이다. 종래에는 언론사 끼리 매우 폐쇄적인 관계를 유지 하고 있었다. 하나의 소스에서 나온 정보는 그 소비자에게 한 채널을 통해서 전달되는 One source, One use 의 체계를 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매스미디어가 Web 2.0의 영향으로 개인화 하면서 마이크로미디어가 등장하였고 수많은 정보의 Source로부터 정보를 취합하여 재분배하는 패키징을 해주는 Aggregator가 등장하였다. 현재에 있어서 가장 큰 신디케이션의 문제는 역시 포털과 언론의 문제이지만 이 과도기적 형태는 지금 포털에 언론이 종속되는 형태로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이제 문제는 매스미디어가 아니라 마이크로미디어가 어떻게 정보의 유통에 있어서 영향을 미칠것인가 이다. 포털은 이제 과거의 매스미디어와 같은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미디어 2.0이 다변화와 개인화를 근간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결국 포털이 미디어 2.0의 흐름속에서 궁극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획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당연히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바로 마이크로미디어의 개념이다. 마이크로미디어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서 콘텐츠의 가치차별성을 구현하는 미디어의 형태이다. 보편적인 것보다는 특별한것, 객관적인것보다는 주관적인 것에서 가치를 갖는다. 대표적으로 블로그(Blog)를 생각할 수 있다. 블로그는 단순한 개인의 일기장과 같은 수준에서부터 전문적인 정보공유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러한 다양성은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블로그가 오직 사람에 의해서만 쓰여져야 한다는 개념까지도 부수며 객체(object)와 합쳐서 Blogject라는 개념이 탄생하기도 하고 매쉬업(Mash-up)기술과 함께 블로그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마이크로 미디어의 다양성이 가능한 배경은 2가지를 찾을 수 있다. 표준(Standard)과 Free-economics이다. XML을 배경으로 하는 RSS와 같은 문서표준을 공통으로 채용함으로써 누구라도 쉽게 정보를 배포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와 같은 표준은 현재 뉴스ML이라는 형태로 기존의 매스미디어 에서도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또 하나의 배경인 Free-economics는 기존의 언론이 유지되기 위해서 항상 어느정도의 규모의 경제를 요구해야만 했던 제약을 없애주었다. 이 제약은 개인으로 미디어의 주체가 옮겨가지 못하게 했던 가장 큰 것이었다. Long tail의 개념에서 출발한 더블클릭, 구글 애드센스같은 신 수익구조는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개인들이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게 하는 경제적 배경이 되었고 이것은 미디어 2.0의 멀티소스를 가능하게 해주었다.


미디어의 미래는 아마도 이러한 마이크로 미디어가 유기적인 군집을 이루는 형태가 될 것이다. 미디어 플랫폼은 어떤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서 독점되거나 관리될 수 있는 단순한 것이 아닌 예측불가능한 비선형 동영학계의 형태를 가지게 될 것이다. 물론 미디어 2.0이 진정한 모습을 갖추는 것은 근 미래에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미디어 1.0이 완전히 몰락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의 미디어 속에서 미디어 1.0의 기성언론들은 더 이상 전체가 아닌 군집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을 뿐일 것이다. 미디어 2.0은 Web 2.0과 더불어 다원화되는 사회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변화의 예이다. 앞으로 우리는 이러한 미디어 속에서 무엇을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있는 것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에 대한 판단기준을 가져야 할 것이다. 미디어 2.0은 우리에게 있어서 큰 보물섬을 만들어 준 것과 같다. 보물섬에 보물이 어디에 묻혀있는지 찾아내는 것은 우리 자신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