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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지고 말았다.

이렇게 이런 식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도.

작은 회색 몸을 더욱 작게 움츠리고 그 에버그린의 눈동자는 새까만 빛에 흔들렸다.

그-니콜의 주인 언은 다른 사신에게는 없는 강대한 힘과 권한을 갖고 있다.

힘과 권력. 그것은 사신 본연의 혼을 운반하는 역할이 아니라-혼을 사냥하는 것.

<유일한 자 UN>이라 불리는 존재.

언이 다른 사신과 다른 점은 그뿐만이 아니다.

사신은 전신을 새까만 색으로 뒤덮고 있지만 언은 검은 색 말고도 붉은 색을 즐겨 몸에 걸친다. 그리고 가장 기묘한 점은...

-감정이 있다.

사신에게는 감정이 없다. 있다고 해도 희박하고 한때 인간이었을 때의 반사 신경에 의해 나타나는 정도의 것이다. 게다가 그것은 질투나 미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 극히 드물게 부정적이지 않은 감정을, 그것도 많이 가진 사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모두 ‘데이스’라고 불리며 경멸의 대상이 된다.

언에게도 감정이 있고, 그것은 인간을 대할 때 자주 볼 수 있다.

마치 혼을 사냥하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죽음을 두려워하며 살려달라고 비는 인간에게 가차 없이 힘을 휘두른다. 일부러 사신인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인간에게 ‘죽음의 선고’를 한다.

그 행위는 이 세계에서 지금보다 훨씬 ‘신앙’이 강했을 때 했던 것이다. 지금은 그렇게 하는 사신은 없다.

모든 것이 다르다.

사신이면서 사신과는 일선을 긋는.

유일한 존재.

“다음이다. 가자, 니콜라스.”

“네. 마스터.”

공간을 일그러뜨리며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