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문의주세요 ✔ 호텔파티

걱정할 필요 없어. 저 애들이니까 괜찮아.”

#

비가 그친 해질녘의 귀로.

나란히 걷는 두 개의 그림자.

하지만 그림자 하나는 모양이 조금 이상했다.

그것은 세 번째 그림자를 등에 업고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비바람이 더욱 거세어져 학교에서 나갈 수 없게 된 그들 세 사람은 흠뻑 젖은 교복을 마른 옷으로 갈아입기 위해서, 그리고 따뜻한 마실 것을 받기 위해서 양호실에 찾아갔다.

양호 교사는 입학 초에 가끔 기절하듯이 자러 찾아왔던 마코토를 보고 그 흠뻑 젖은 모습에 깜짝 놀란 것 같았다. 하지만 곧바로,

“뭐, 천천히 쉬다 가렴.”

그렇게 웃는 얼굴로 맞아주고 따뜻한 커피도 타주었다.

양호실에 오기 전부터 울고 있었던 쿠로에는 양호실에서 체조복으로 갈아입고 나서도 그칠 줄 모르고 계속 울고만 있었다.

옥상에서 겪은 일이 꽤나 무서웠거나 아니면 안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커피를 다 마실 무렵 드디어는 울다 지쳐서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거기에 맞추듯이 예상 밖의 빠른 속도로 접근해온 때아닌 태풍도 뜻밖의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통과해버렸다.

비바람도 약해져갔다.

뭐였던 걸까? 태풍은 도대체...

세 사람은 학교를 나섰다.

비는 그쳐 있었다.

먼 구름 사이에서 한 줄기 빛이 똑바로 지상에 내리비치고 있었다. 거기에는 분명 무지개가 태어나는 장소가 있을 것이다.

“마코토, 알바는?”

쿠로에의 가방을 들고 길의 왼편으로 걸으면서 토이로가 물었다.

“응-. 오늘은 쉬겠다고 아까 전화했어. 사장님이 ‘어차피 태풍 때문에 한가하니까 괜찮다’고 하더라. 너는? 강습회에 가야 했던 거 아냐?”

오른쪽에서 걷던 마코토는 “영차”하고 쿠로에를 추슬렀다.

“나도 빠졌어. 태풍이니까 어쩔 수 없대.”

“그런가. 미안하다, 너까지.”

“아니, 정말 괜찮아. 이렇게 마코토랑 같이 있을 수 있고.”

그렇게 말한 토이로는 지금 자신이 한 말을 깨닫고 부끄러워져서 얼굴을 저녁놀보다도 더 새빨갛게 물들였다.

말을 들은 마코토도 귀까지 빨개져버렸다. 그때,

“으억...!”

갑자기 마코토가 신음소리를 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니 쿠로에의 팔이 마코토의 목을 휘감은 채 꽉 조이고 있었다.

그냥 잠꼬대로 무의식중에 놓지 않으려는 듯 꼬옥 끌어안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질투... 하고 있는지도...

“......!”

그 모습을 바라본 토이로도 갑자기 그를 만지고 싶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손을 잡기는 어렵고 팔짱을 낀다는 것은 더욱 무리일 듯하고...

그렇다면-.

토이로는 단정치 못하게 비어져 나온 그의 셔츠자락을 살며시 붙잡았다.

아직 젖어 있어서 조금 차가웠다.

오늘은 이걸로 참차.

“그러자!”

토이로는 쑥스러워져서 혼자 소리치며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어? 그러자니, 뭘?”

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딸랑.

방울 소리. 두 사람의 귀에 아련히 맑게 울렸다.

언젠가 들었던 그 음색과 똑같았다.

그것은 3개월 전.

토이로와 마코토가 만나 두 사람이 되었을 때.

쿠로에가 할머니를 잃었을 때.

그때 울리고 있었던 소리.

하지만 지금은 왠지 다정하게 들렸다.

순간 마코토의 귀에는 쓸데없이 참견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하하하... 역시 녀석인가...”

그리고 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