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설계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지방소멸의 흐름 속에서, 도서 지역의 고령화 문제와 치매인의 돌봄을 함께 해결하기 위한 치매인 케어 시설 계획안이다. 기존에 지역 내 핵심 의료 인프라로 자리하고 있는 신안국공립요양병원을 기반으로, 그 기능을 보존하면서 지역 커뮤니티의 생활 거점으로 확장 활용하고자 한다. 따라서 시설은 단순한 요양 공간을 넘어, 지역민과 치매인이 함께 생활하고 교류할 수 있는 열린 복합 공간으로 설정되었다. 기본적으로 요양병원의 의료적 기능은 유지하되, 치매인을 위한 전용 생활공간을 새롭게 증축하여 치료 중심이 아닌 일상 속의 치유가 이루어지는 환경을 조성했다.
치매인의 생활영역은 병원과 같은 비인격적 공간이 아니라, 익숙한 주거 환경과 유사하게 계획되었다. 설계의 핵심은 치유의 첫걸음인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충분히 보장하는 것이다. 낯설고 폐쇄적인 의료공간 대신, 따뜻한 주거의 분위기 속에서 치매인들이 스스로의 생활리듬을 유지하며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했다. 개별 생활동은 낮은 스케일과 부드러운 재료감을 지닌 형태로 구성되며, 내부의 빛과 바람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열린 구조를 채택했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이용자 각자가 마치 자신의 집에서 생활하는 듯한 안락함과 존중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설계의 중요한 축은 지역 사회와의 연결이다. 마을 커뮤니티 존은 단순한 병원의 부속시설이 아니라 지역민 모두의 생활 중심이 되는 장소로 계획하였다.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방문하여 건강검진이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카페나 복합문화공간을 이용하면서 치매인들과 자연스럽게 마주칠 수 있는 구조를 의도했다. 이러한 개방적 흐름은 병원이 지역으로부터 고립된 치료 기관이 아니라, 마을과 함께 숨 쉬는 돌봄 거점으로 기능하도록 한다. 중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공간 구조는 커뮤니티와 생활동이 시각적, 물리적으로 맞닿게 하여 치매인들이 여전히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 안에 있다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생활공간에는 치매인의 가족과 친구들이 방문하여 함께할 수 있는 외부 공간도 마련했다. 마당, 산책로, 작은 정원 등은 비일상적인 의료공간의 경계를 부드럽게 허물며, 관계 회복과 감정 교류의 장이 된다. 내부에는 공동 거실, 프로그램실, 상담실 등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을 배치하여, 치매인들이 사회적 접촉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이는 치매인의 사회적 고립을 최소화하고, 정서적 안정과 인간관계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한 설계적 장치이다.
결과적으로 본 시설은 치매인을 위한 의료시설이자,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는 복합 돌봄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개인의 일상성과 사회의 연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 치유와 관계가 교차하는 열린 치매케어 시설로서 지역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