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안에서의 도시기반시설은 하나의 완결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빗물펌프장, 변전소, 유수지와 같은 도시기반시설은 기능적 효율성과 기술적 폐쇄성을 바탕으로 구축되어 있으며, 도시의 이면속에서 보이지 않게 작동하고 있다. 특히 빗물펌프장은 도시에 내리는 빗물을 모아 하천으로 흘려보내는 필수적인 도시기반시설이지만, 그 기능이 사람의 도시 생활과 분리되어 있는 만큼 도시의 삶과는 단절된 채 존재해왔다. 이 설계안은 ‘완결된 기반시설’로 존재해온 빗물펌프장을 시간성과 관계성을 통해 다시 바라보는 작업이다. 이는 단순한 도시 유휴 공간의 재구성이 아니라, ‘물’이라는 도시의 가장 유동적인 자원을 매개로 도시기반시설이라는 닫혀있는 도시의 공간에 도시농장을 통한 도시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열린 서사를 새겨 넣는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