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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소곤소곤 말을 거는 클라인의 소리가 들렸다. 아까 덜 찔렸나 하고 쓴웃음을 지었지만, 말의 내용은 완전히 예상 밖의 것이었다.

“아-, 그, 아스나상. 에엣또 말이죠, 저녀석의, 키리토에 대해서, 잘 부탁드립니다. 말도 없고, 별로 재미도 없고, 전투 매니아인 바보지만”

나는 빠르게 백대쉬를 해서 클라인의 반다나의 끌을 힘껏 잡아끌었다.

“뭐, 뭘 말하는거냐 너는!”

“그, 그래도 말이지”

카타나 사용자는 목을 기울인 채, 턱수염을 만지기 시작했다.

“너가 다시 누군가와 콤비를 짠다니 말야. 아무리 사랑에 빠졌다고 해도 엄청난 진보잖아....”

“빠, 빠지지 않았어!”

반문해봤지만, 클라인과 그 동료 5명, 그리고 웬지 아스나까지 히죽히죽 나를 보고 있기에, 입을 다물고 뒤돌아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아스나가 클라인에게, 맡겨주세요, 같은 걸 말하는 소리까지 들렸다.

철퍽철퍽 부츠의 굽을 울리면서, 나는 윗층으로 이어진 통로로 탈출했다.

【11】

운나쁘게도 리자드맨의 집단에 조우해 버려서, 우리들 8명이 상층부의 회랑에 도달한 때에는 안전 에리어를 빠져나온 후 30분이 경과해 있었다. 도중에 군의 파티에 따라잡는 건 실패했다.

“설마 벌써 아이템으로 돌아가 버린거 아냐?”

농담하는 투로 클라인이 말했지만, 우리들은 모두 그렇지는 않다고 느끼고 있었다. 긴 회랑을 나아가는 발길이 자연히 빨라진다.

반 정도까지 나아간 때, 불안이 적중한 것을 알리는 음이 회랑 내를 반향하면서 우리들의 귀에 도달했다. 바로 멈춰서 귀를 기울인다.

“아아아아아......”

지는 듯이 들려온 그것은, 틀림없이 비명이었다.

몬스터의 것은 아냐. 우리들은 서로를 쳐다보고, 일제히 달려나갔다. 높은 민첩력 파라미터로 인해 나와 아스나가 클라인들을 버리고 가는 모양이 됐지만, 그런걸 상관할 때가 아니다. 푸르게 빛나는 젖은 돌바닥 위를, 아까와는 역방향으로 바람처럼 질주한다.

곧, 저편에 그 대문이 출현했다. 이미 좌우로 크게 열려, 내부의 암흑에 타오르는 청염의 흔들림까지 보인다. 그리고 그 안에 움직이는 거대한 그림자. 가끔씩 들려오는 금속음. 그리고 비명.

“바보.....!”

아스나가 비통한 외침소리를 높이고는, 더욱 스피드를 올렸다. 나도 따라붙는다. 시스템 어시스트의 한계 아슬아슬한 속도다. 거의 땅에 발붙이지 않고, 날고 있는 정도다. 회랑의 양쪽에 세워진 기둥이 맹렬한 스피드로 뒤로 흘러간다.

문의 바로 앞에서 나와 아스나는 급격한 감속을 걸어, 부츠의 바닥에서 불꽃을 흩뿌리며 입구 아슬아슬한 곳에서 정지했다.

“어이! 괜찮아?!”

외치며 몸을 반정도 들이밀었다.

문의 내부는- 마치 지옥 그 자체였다.

바닥 가득, 격자상에 청백의 불꽃이 일렁인다. 그 중앙에 이쪽에 등을 향하고 서있는, 금속질에 반짝이는 거체. 푸른 악마 The·Gleameyes다.

불길한 산양 머리에서 불타는 듯한 숨결을 뿜어내며, 악마는 오른손의 참마도라 불러도 좋을 만큼 거대한 검을 종횡으로 휘둘러댔다. 아직 HP바는 채 30%도 줄어있지 않았다. 그 너머에는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악마에 비하면 너무 조그마한 군의 부대가 있었다.

이미 통제도 뭣도 없었다. 즉시 인원을 확인해보았으나 두 사람이 모자란다. 전이아이템으로 이탈한 거라면 좋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동안 한 사람이 참마도의 옆면에 얻어맞아 바닥을 나뒹굴었다. HP가 적색 위험영역에 달했다.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군과 우리가 있는 입구 사이에 악마가 버티고 있었다. 이래서는 이탈도 불가능하다. 나는 쓰러진 플레이어에게 소리를 질렀다.

“뭐 하는 거야! 빨리 전이아이템을 사용해!!”

그러나 사내는 이쪽을 재빨리 보더니 불꽃에 푸르게 비친 명백한 절망의 표정으로 외쳤다.

“불가능해....! 크....크리스탈을 사용할 수가 없어!”

“뭐......”

나도 모르게 말문이 막혔다. 이 방은 《결정무효화공간》이란 말인가. 미궁구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함정이지만 보스방이 그랬던 적은 이제까지 한 번도 없었다.

“그럴 수가.....!”

아스나가 숨을 들이켰다. 이래선 함부로 구하러 갈 수도 없다. 그때 악마의 맞은편에서 한 플레이어가 검을 높이 치켜들고 노호를 질렀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우리 해방군에 후퇴라는 두 글자는 없다! 싸워라! 싸우란 말이다!”

틀림없이 코버츠의 목소리였다.

“멍청한 놈!!”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결정무효화공간에서 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죽었다. 소멸한 것이다. 그것만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사태인데, 저 인간은 대체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것이란 말인가.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듯한 분노가 느껴졌다.

그때 클라인을 비롯한 여섯 명이 도착했다.

“어떻게 된거야?!”

나는 재빠르게 사태를 전달했다. 그러자 클라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어....어떻게든 방법이 없을까......?”

우리가 달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