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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벌리고 됐다는 신호를 확실히 확인한 나는, 오른손의 검을 고쳐잡고 맹렬히 적에게 뛰어든다. 그녀정도의 달인이라면 말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이 데모닉·서번트와 같은 빈틈이 많은 적에게는, 찌르기보다도 베기 쪽이 유효하다. 최고로 상성이 좋은 것은 메이스계의 타격무기지만, 나도, 아마 아스나도 타격계의 스킬은 지니고 있지 않다.

내가 사용한 《버티컬·스퀘어》는 4회나 적에게 히트하고, HP를 대폭 감소시켰다. 해골의 반응이 둔하다. 몬스터의 AI는, 갑자기 공격 패턴을 바꾸면 반응에 시간이 걸린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어제 나는, 솔로로 이 상황을 만들어 내기 위해 긴 시간을 들여 리자드맨의 AI를 유도했지만, 동료가 있다면 교대하는 것 만으로 된다. 이것이 파티전투를 할 때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이다.

적의 반격을 무기로 받아넘겨 방어한 나는,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 큰 기술을 개시했다. 우측 하단으로 참격의 강공격을 하고, 손목을 비틀며 골프스윙과 같은 궤적으로 되돌린다. 적의 뼈뿐인 몸을 검선이 그을 때마다, 빠직 하는 충격음과 함께 오렌지색의 광망이 흩뿌려진다.

상단의 검을 받아내기 위해 방패를 들어올리는 적의 생각을 무시하고, 나는 왼어깨로 들이받았다. 자세를 무너뜨린 해골의, 곳곳이 빈 몸에 수평으로 참격을 가한다. 곧바로 이번에는 오른어깨로 다시 들이받는다. 강공격을 연계하기 위한 틈을 태클로 보정하는 레어스킬, 《메테오브레이크》다. 자랑은 아니지만, 한손검 외에도 체술스킬이 없다면 사용할 수 없는 방법이다.

여기까지의 공격으로, 적의 HP바는 크게 감소하여 빈사상태에 들어갔다. 나는, 전신의 힘을 끌어내어 칠연격 최후로 왼쪽 상단 수평베기를 반복했다. 이펙트광이 빛의 손톱의 형상을 그리며, 검은 목표를 놓치지 않고 해골의 머리에 빨려들어가듯이 명중. 빠직 하고 뼈가 잘리고, 두개골이 보기 좋게 날아가는것과 동시에, 남은 몸은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마른 음을 내며 붕괴했다.

“해냈다!”

검을 꽂은 내 등을, 아스나가 팡팡 두드렸다.

전리품의 분배는 다음으로 미루고, 나와 아스나는 먼저 길을 나아가기로 했다.

여기까지 4회 몬스터와 조우했지만, 거의 데미지를 입지 않고 쓰러트렸다. 큰 기술의 연발을 선호하는 나의 스타일에 비해, 아스나는 소, 중간의 다단공격이 특기라서, 적의 AI에게 혼란을 주어- 물론 CPU의 처리능력이 모자라다는 뜻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알고리즘의 범위 내에서지만- 전투를 유리하게 끌어간다는 면에서는 둘의 검술의 상섬은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겠다. 아마 레벨도 그리 차이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들은 원형 기둥이 늘어진 장엄한 회랑을 신중히 나아갔다. 색적 스킬 덕분에 기습의 걱정은 없다 해도, 발소리의 반향에 계속 신경이 쓰이게 된다. 미궁의 안에 광원은 존재하지 않지만, 주위는 신비한 빛에 쌓여있어 시각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옅은 청색 빛에 비추어지는 복도의 상태를, 주의깊게 관찰해 본다.

하부에는 적암색 사암으로 만들어진 미궁이지만, 올라오다 보니 어느새 재료가 젖은 듯한 푸른빛을 내뿜는 돌로 변화해 있었다. 원형기둥에는 화려하지만 기분 나쁜 조각이 새겨져있고, 발밑에는 수로가 있어 물이 흐르고 있다. 느낌을 말해보자면, 오브젝트가 《무거워》진 듯하다. 맵 데이터의 공백부분도 앞으로 조금이다. 나의 직감이 옳다면, 이 앞은 분명-.

회랑의 맞은편에는, 회청색의 거대한 2개문(*양쪽으로 열리는 문)이 세워져 있었다. 문에도, 원형 기둥들과 같은 괴이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모든 것이 디지털 데이터로 구성된 세계지만, 그 문에서는 뭐라 할 수 없는 요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한 기분이 든다.

우리들은 문 앞에 멈추고, 얼굴을 마주보았다.

“....이건, 역시....”

“아마 그렇겠지.....보스방이다”

아스나가 내 코트의 소매를 꽉 잡았다.

“어쩌지....? 엿보는 정도만 해볼래?”

강한 어조의 대사와는 반대로, 목소리는 짙은 불안을 띠고 있다. 최강 검사라도 역시 이런 시츄에이션은 무서운가보다. 뭐 그것도 당연하지만, 나라도 무섭다.

“....보스몬스터는 수호하는 방에서 절대로 나오지 않아. 문을 열어보는 정도라면 아마.....괘, 괜찮.....지 않을까....?”

자신 없게 사라지는 말끝에, 아스나가 근심하는 표정으로 응한다.

“일단 전이 아이템을 준비해둬”

“응”

수긍하자, 스커트의 주머니에서 파란 크리스탈을 꺼냈다. 나도 똑같이 꺼낸다.

“좋아....연다.....”

오른팔을 아스나에게 끌어당겨진 채, 나는 결정을 쥔 왼손을 철문에 댔다. 현실세계라면 지금쯤 몸이 땀투성이였을 터.

느긋이 힘을 주자, 나의 신장의 배는 되는 거대한 문은 예상외로 간단히 열리기 시작했다. 한 번 움직인 뒤에는, 이쪽이 어리둥절할 정도의 속도로 좌우의 문이 연동해서 열려간다. 나와 아스나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중, 완전히 열린 대문은 쿵 하는 충격과 함께 멈추고, 내부에 숨겨져있던 것을 드러냈다.

-라고 말해도 내부는 완전한 암흑이었다. 우리들이 서있는 회랑에 가득한 빛도, 방의 안까지는 도달하지 않는 모양이다. 냉기를 머금은 농밀한 어둠ㅡ, 얼마나 눈을 치켜떠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

내가 입을 열려고 한 순간, 돌연 입구에서 살짝 떨어진 바닥 양측에, 홧 하는 음을 내며 두개의 푸른 불꽃이 켜졌다. 무의식적으로 둘이 동시에 움찔하며 몸을 움츠리게 된다.

곷, 조금 떨어진 장소에 다시 2개 불꽃이 타올랐다. 그리고 다시 켜진다. 또다시 켜진다.

보보보보보....하는 연속음과 함께, 입구부터 방의 중앙까지 똑바로 불꽃의 길이 생겨난다. 최후로 한층 커다란 불기둥이 세워져, 동시에 장방형의 방 전체가 옅은 청광에 비춰졌다. 꽤 넓다. 맵 남은 공백부분이 이 방만으로 채워질 사이즈다.

아스나가 긴장에 견디지 못한 듯, 나의 오른팔에 꽉 매달린다. 그러나 그 감촉을 즐길 여유따윈 티끝만큼도 없다. 왜냐하면, 격렬하게 흔들리는 불기둥의 뒤에서 매우 거대한 형태가 출현했기 때문이다.

올려봐야 하는 그 몸체는, 전신이 강철과 같은 근육으로 쌓여있다. 피부는 주위의 불꽃과 같은 심청, 두꺼운 흉부 위에 난 머리는, 인간이 아니라 산양의 그것이다.

머리에 양측에는, 굽은 커다란 뿔이 후방에 각각 나있다. 눈은, 이것도 청백으로 불타고 있는 듯한 광채를 내고 있지만, 그 시선은 명료하게 이쪽에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 직감으로 느껴진다. 하반신은 긴 털에 감싸여,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것도 사람의 것이 아니라 동물의 것인 듯 하다. 단순히 말하자면 소위 악마 그 자체다.

입구에서, 녀석이 있는 방의 중앙까지는 제법 거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얼어붙은 듯이 움직이지 못했다. 지금까지 제법 무수한 몬스터와 싸워왔지만, 악마형이라는 건 처음이다. 이런저런 RPG에서 수없이 봐왔던 모습이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대면하면, 몸의 내부에서 피어오르는 원시적인 공포엔 저항할 수가 없다.

조금씩조금씨 시선을 들어, 출현한 커서의 문자를 읽는다. 《The Gleameyes》, 틀림없이 이 층의 보스몬스터다. 이름에 정관사가 붙는것은 그 징표이다. 글림아이즈, 빛나는 눈동자, 인가.

거기까지 읽어낸 때, 돌연 푸른 악마가 길게 늘어난 주둥이를 흔들며 굉음을 지르기 시작했다. 불꽃의 행렬이 격렬하게 흔들리고, 진동이 바닥을 통해 전해져 온다. 입과 코에서 청백으로 불타는 숨결을 토해내며, 오른손에 가진 거대한 검을 들어올리며- 라고 생각할 여유도 없이, 푸른 악마는 곧장 이쪽을 향해, 지진을 일으키며 맹렬한 스피드로 달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