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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대시회피를 시도했다. 방패의 방향으로 돌아가면, 모션의 궤도가 보이지 않더라도 공격에 대처할 여유가 생기리라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히스클리프는 방패 자체를 수평으로 들고는-.

“흐읍!”

묵직한 기합과 함께, 뾰족한 방패 끝으로 찌르기 공격을 날렸다. 순백의 이펙트광을 끌며 거대한 십자방패가 따라온다.

“크억!!”

나는 창졸간에 양손의 검을 교차해서 가드했다. 격렬한 충격이 전신을 두드리고, 몇 미터나 뒤로 날려간다. 오른손의 검을 바닥에 박아 넘어지려는 몸을 지탱하고 공중에서 1회전하며 착지했다.

이런, 저 방패에도 공격 판정이 있는 모양이다. 마치 이도류다. 공격 횟수로 압도하면 초격 승부에서는 유리할 거라고 판단했지만 예상 밖이었다.

히스클리프는 내게 태세를 갖출 여유를 주지 않으려는 듯 다시 대시해 거리를 좁혔다. 십자 힐트를 가진 오른손의 장검이 《섬광》 아스나에 비견될 속도로 파고들어온다.

상대의 연속기가 시작되어 나는 양손의 검을 모두 이용해 철저히 가드했다. 《신성검》의 소드스킬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아스나에게 배워두었지만 벼락치기 공부만으로는 부족했다. 순간적인 반응만으로 상하에서 쇄도하는 공격을 잇달아 막아냈다.

8연속 마지막 상단베기를 왼쪽 검으로 튕겨낸 후, 나는 즉시 오른손으로 단발 중공격 《보팔 스트라이크》를 시전했다.

“으...랴아!!”

제트엔진 같은 금속성 효과음과 함께 붉은 빛줄기를 띤 찌르기 스킬이 십자방패의 중심에 박혔다. 암벽같은 무거운 반동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쳐낸다.

가가앙! 하는 작렬음이 울리고, 이번엔 히스클리프가 튕겨져나갔다. 방패를 뚫지는 못했지만, 다소의 데미지는 《들어간》 감촉이 있었다. 녀석의 HP바가 살짝 감소해있다. 그러나, 승부를 결정할 정도의 양은 아니다.

히스클리프는 가벼운 동작으로 착지하더니 거리를 벌렸다.

“멋진 반응속도로군”

“그쪽이야말로 너무 단단하다고....!!”

그리 말하며 나는 지면을 박찼다. 히스클리프도 검을 고쳐쥐고 거리를 좁혔다.

초고속으로 연속기의 응수가 시작되었다. 내 검은 녀석의 방패에 가로막히고, 녀석의 검을 내 검이 튕겨낸다. 두 사람 주위에는 다양한 색채의 빛이 연쇄적으로 흩어졌으며, 충격음이 투기장의 돌바닥을 헤집었다. 이따금 약공격이 살짝 히트해 양쪽의 HP바가 조금씩 깎여나가기 시작했다. 설령 강공격이 명중하지 않더라도 어느 한쪽의 HP바가 반 이하로 줄어들면 그 시점에서 승자가 결정난다.

하지만, 내 뇌리에는 그런 승부 따위는 조금도 떠올라 있지 않았다. SAO에 사로잡힌 이래 처음이라 단언해도 좋을 강적을 상대로 더할 나위 없는 가속감을 맛보고 있었다. 감각이 한층 격렬해진다고 생각할 때마다 공격의 기어도 올라갔다.

아직이다. 아직도 올라갈 수 있어. 따라와라, 히스클리프!!

전 능력을 해방해 검을 휘두르는 희열이 온몸을 사로잡았다. 아마 나는 웃고 있을 것이다. 검의 응수가 치열하짐에 따라 쌍방의 HP바는 더더욱 감소해 마침내 50퍼센트 대에 달했다.

하고, 순간, 그때까지 무표정이었던 히스클리프의 얼굴에 언뜻 감정 같은 것이 지나갔다.

뭐지. 초조함? 나는 적이 자아내는 공격의 템포가 미약하게나마 늦어지는 기척을 느꼈다.

“라아아아아아!!”

그 찰나, 나는 모든 방어를 내던지고 양손의 검으로 공격을 개시했다. 《스타버스트 스트림》, 항성에서 뿜어나오는 프로미넌스의 분류와 같은 검광이 히스클리프에게 쇄도한다.

“크윽.....!!”

히스클리프가 십자방패를 치켜들고 가드한다. 상관하지 않고 상하좌우에서 공격을 퍼부어낸다. 녀석의 반응이 조금씩 느려져간다.

-뚫린다!!

나는 최후의 일격이 녀석의 가드를 뚫을 것을 확신했다. 방패가 오른쪽으로 지나치게 쏠린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왼쪽에서 뻗은 공격이 빛줄기를 끌며 히스클리프의 몸에 빨려들어갔다. 이것이 맞으면 확실하게 놈의 HP는 절반 이하로 줄어 듀얼은 결착한다-

-그 때, 세계가 흔들렸다.

“.....읏!?”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시간을 아주 약간 빼앗겼다, 라고 해야 하나.

수십분의 1초, 내 몸을 에워싼 모든 것이 우뚝 정지한 기분이 들었다. 히스클리프 1인을 제외하고, 오른손에 있어야 할 녀석의 방패가, 정지동작 영상(コマ送りの映像)처럼 순각적으로 좌로 이동하여, 내 필살의 1격을 튕겨냈다,

“뭐-”

큰 기술을 가드당한 나는, 치명적인 경직시간에 빠졌다. 히스클리프가 그 틈을 놓칠 리 없었다.

밉살스러울 정도 정확한, 전투를 끝내기에 충분한 데미지가 오른손 장검의 단발 찌르기를 통해 들어오고, 나는 그 자리에 꼴사납게 쓰러졌다. 시계의 끝에, 듀얼 종류를 알리는 시스템 메세지가 보라색으로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전투모드가 끊기고, 귀에 커다란 함성이 들려왔을 때도 나는 그저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키리토!!”

달려온 아스나의 손을 부축해 일어난다.

“아....아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