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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에는 이의를 제기하고, 게다가 그 내용이 나와 듀얼을 벌이는 것이라니, 대체 무슨 이유에설까.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나는 아스나를 안심시키기 위해 말했다.

“......어쨌든, 일단 그랜덤에 가자. 내가 직접 담판지어 볼게”

“응....미안해. 민폐만 끼치게 되네....”

“뭐든지 할게. 소중한....”

말을 찾으며 침묵한 나를, 아스나가 빤히 바라본다.

“....공략 파트너를 위해서라면”

조금 불만스러운 듯이 입술을 내밀었으나, 아스나는 이내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최강의 남자. 살아있는 전설, 성기사 등등. 혈맹기사단의 길드 리더에 붙은 이명은 한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다.

그의 이름은 히스클리프. 나의 《이도류》가 세간에 떠돌기 이전에는 약 6천의 플레이어 중, 유일 유니크 스킬 보유자의 사내로써 알려져 있었다.

십자를 본뜬 검과 방패를 이용해 공방이 자유로운 검술을 구사하는 그 엑스트라 스킬의 이름은 《신성검(神聖劍)》. 나도 몇 번인가 직접 본 적이 있는데, 어쨌든 압도적인 방어력이다. 그의 HP바가 옐로 게이지로 떨어지는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큰 피해를 냈던 50층의 보스 공략전에서 붕괴 직전이었던 전선을 10분간 단독으로 지탱해냈던 일화는 지금도 화제가 되고 있다.

히스클리프의 십자방패를 뚫을 창은 없으니.

그것은 아인클라드에서 가장 확고한 정설 중 하나인 것이다.

아스나와 나란히 55층으로 내려간 나는 말할 수 없는 긴장감을 맛보고 있었다. 물론 히스클리프와 검을 맞댈 생각은 없다. 아스나의 길드 일시 탈퇴를 인정해주도록 부탁한다. 목적은 그것뿐.

55층의 주거구 그랜덤 시는, 별명 《철의 도시》로 불린다. 다른 도시가 대부분 석조인 데 반해 도시를 이루는 무수한 거대 첨탑이 모두 흑광으로 빛나는 강철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대장장이나 조금(調金)이 많은 덕분에 인구는 많지만, 가로수의 류는 전혀 존재하지 않아, 깊어가는 가을의 바름 속에서 차가운 인상을 숨기지 못한다.

우리는 전이광장을 가로질러 잘 닦인 강철판을 잇대놓고 리벳으로 고정한 넓은 길을 천천히 나아갔다. 아스나의 발걸음이 무겁도. 앞으로 일어날 일이 두려워서일까.

잇따른 첨탑의 무리 사이를 이리저리 뚫고 10분 정도 걸어가니, 눈앞에 한층 높은 탑이 나타났다. 거대한 문 위로 튀어나온 몇 자루의 은창에는 하얀 바탕에 적십자를 물들인 깃발이 늘어져 찬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길드 혈맹기사단의 본부였다.

아스나는 잠시 멈춰 서더니 탑을 올려다보았다.

“옛날에는 39층의 시골 마을에 있던 조그만 집이 본부여서 다들 좁다고 언제나 불평만 했어. .....길드가 발전하는 게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도시는 차가워서 싫어.....”

“얼른 볼일 마치고 뭔가 따뜻한 거라도 먹으러 가자”

“정말. 너는 먹는 얘기만 해”

웃으면서 아스나는 왼손을 움직여, 내 오른손을 꼭 쥐었다. 두근거리는 나를 보지도 않고 수 초 간 그대로 있다가, “좋았어, 충전 완료!” 라며 손을 놓고, 큰 보폭으로 탑을 향해 걸어간다. 나는 당황하면서 뒤를 쫓았다.

넓은 계단을 올라간 곳에 위치한 대문은 좌우로 활짝 열려 있었으나, 그 양 옆에는 엄청나게 긴 창을 장비한 장잡갑의 위병이 지키고 있었다. 아스나가 부츠의 바닥을 울리며 다가가자 위병들은 철컹 소리와 함께 창을 앞으로 받들며 경례했다.

“임무 수고”

한 손을 척 들어 답례하는 몸짓도 그렇고, 당당한 걸음걸이도 그렇고, 바로 한 시간 전에 에길의 가게에서 어깨를 늘어뜨리고 있던 그녀와 동일인물로는 여겨지지 않았다. 나는 흠칫하면서 아스나의 뒤를 따라 위병들 옆을 지나가, 탑에 발을 내딛었다.

거리와 같은 검은 강철로 만들어진 탑의 1층은, 큰 홀로 된 로비로 되어 있었다.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도시보다도 찬 건물이라는 인상을 품으며, 수많은 종류의 금속을 조립한 정밀한 모자이크 모양의 바닥을 가로질러 나아가니, 정면에 거대한 나선갸단이 있었다.

홀에 금속음을 울리며 계단을 나아간다. 근력 파라미터가 낮은 자라면 절대로 도중에 주저앉고 말 높이였다. 몇 개인가의 문을 지나, 어디까지 온라가는건지 걱정하기 시작할 무렵, 드디어 아스나는 발을 멈추었다. 눈앞에는 무표정한 강철의 문이 있었다.

“여기야.....?”

“응.....”

아스나가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수긍한다. 하지만 곧 결심한 듯 오른손을 들어 소리 높게 문을 노크하고는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문을 활짝 열었다. 내부에서 새어나오는 대량의 빛에,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안은 탑의 한층을 통째로 사용한 원형의 방으로, 벽은 전부 투명한 유리로 덮여 있었다. 그곳에서 들어오는 회색광이, 방을 모노톤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중앙에는 반원형의 거대한 테이블이 있었으며, 그 너머에 늘어선 다섯 개의 의자에 남자들이 앉아 있었다. 좌우의 네 명은 본 기억이 없었으나, 중앙에 앉은 인물만은 똑똑히 알아볼 수 있었다. 성기사 히스클리프다.

겉모습은 전혀 위압적이지 않다. 20대 중반쯤 되었을까, 학자의 느낌이 드는, 깎아낸 듯 날카로운 생김새. 준수한 이마 위에 철회색 앞머리가 늘어져 있다. 키는 크지만 살짝 마른 듯한 몸을 풍성한 진홍색 로브로 감싼 그 모습은 검사라기보다는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을 터인 마술사라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특징적인 것은 눈이었다. 신비한 진주색 눈동자에선 마주한 사람을 압도하는 강렬한 자력이 뿜어져 나왔다. 만나는 것이 처음은 아니나 솔직히 기로 압도당한다.

아스나는 부츠를 울리며 책상 앞에 서더니, 가볍게 일례했다.

“작별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그 말에 히스클리프가 살짝 쓴웃음을 짓고,

“그 결론을 재촉할 필요는 없잖나. 그와 이야기하게 해주지 않겠나”

그리 말하고 이쪽을 본다. 나도 후드를 벗고 아스나의 옆으로 나섰다.

“너와 보스공략전 이외의 장소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일까나, 키리토 군”

“아니....전에, 67층의 대책회의에서, 잠시 얘기하셨습니다”

자연히 경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