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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에 서있는 것은 본 적 있는 녀석이었다. 화려한 순백의 망토에 붉은 문장. 길드 혈맹기사단의 유니폼을 입고, 장식 과대의 금속제 양손검을 장비한 그 남자는, 어제 아스나에게 붙어다니던 장발의 호위였다. 이름은 분명 크라딜이라고 말했던 것 같다.

게이트에서 나온 크라딜은, 나와 배후의 아스나를 보고 미간에 찡그림을 더했다. 그리 나이가 많지는 않아, 아마 20대 전반이라고 생각되지만, 주름으로 인해 미묘하게 늙어보인다. 아슬아슬하게 소리가 날 정도로 이를 갈면서, 분노를 드러내는 상태로 입을 열었다.

“아...아스나님, 멋대로 이런 일을 벌이시면 곤란합니다....!”

히스테릭함에 가까운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이건 귀찮게 되겠다 하고 어깨를 으쓱했다. 패인 삼배안을 반짝반짝 빛내며, 크라딜은 다시 말했다.

“자, 아스나님, 길드본부로 돌아가시죠”

“싫어, 오늘은 활동일이 아니야! ....애초에, 너는 아침부터 집앞에 대기하고 있었다고!?”

내 등 뒤에서, 이쪽도 상당히 화났다는 상태로 아스나가 반박한다.

“후후, 어차피 이런 일도 있으까 해서, 저는 1개월 전부터 계속 살렘부르그에서 이른 아침부터 감시의 임무에 착수하고 있었습니다”

득의양양한 크라딜의 대답에 아연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스나도 똑같이 얼어있다. 잠시 뜸을 들이고, 그녀는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

“그....그건, 단장의 지시는 아니겠지....?”

“저의 임무는 아스나님의 호위! 거기에는 당연히 자택의 감시도...”

“우...웃기지 말라고 바보!!”

그 순간 크라딜은 더욱 분노와 자극의 표정을 띄우고, 성큼성큼 다가와 난폭하게 나를 밀치고 아스나의 팔을 잡았다.

“알아듣지 못하시는 듯하군요....자아, 본부로 돌아갑시다”

위험한 무언가를 숨긴 말에, 아스나는 한순간 겁먹은 듯했다. 곁의 나에게 매달리는 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그 순간까지, 언제나의 나쁜 버릇으로 도망쳐버릴까 등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스나의 눈동자를 본 순간 멋대로 오른손이 움직였다. 아스나를 잡은 크라딜의 오른손목을 쥐어, 마을 내에서 범죄방지코드가 발동하려는 아슬아슬한 시점에 힘을 뺀다.

“미안하게 됐군, 네놈들의 부단장은, 오늘 내가 전세냈다고”

나라도 질릴 대사지만,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다. 지금까지 굳이 나의 존재를 무시하던 크라딜은, 얼굴을 왜곡시키며 쥐었던 손을 풀고,

“네놈.....!”

찌르는듯한 소리로 신음했다. 그 표정에는, 시스템에 의한 과장이 있다고 해도, 어딘가 정상에서 벗어난 무엇인가를 느끼게 하는 것이 있다.

“아스나의 안전은 내가 책임진다. 별로 오늘 보스전을 하려는 것도 아니니 본부에는 너 혼자 가라”

“우....웃기지 마!! 네놈같은 잡어들에게 아스나님의 호위를 맡길 수 있겠냐!! 나....나는 영광스러운 혈맹기사단의....”

“당신보다는 훨씬 믿음직해”

솔직히 , 쓸데없는 말을 했다.

“큭....거, 거기까지 큰소리를 친다면, 그것을 증명할 각오는 되어있겠지....?”

얼굴이 창백해진 크라딜은, 떨리는 오른손으로 윈도우를 불러내어 빠르게 조작했다. 곧 나의 시계에 반투명한 시스템메세지가 출현한다. 내용은 보기 전부터 상상이 갔다.

【크라딜로부터 1vs1 듀얼을 신청받았습니다. 수락합니까?】

무표정하게 발광하는 문자 아래에, Yes/No의 버튼과 몇 개의 옵션. 나는 살짝 옆의 아스나에게 시선을 보냈다. 그녀에게 이 메세지는 보이지 않지만, 상황은 파악하고 있겠지. 당연 막을 거라고 나는 생각했으나, 놀랍게도 아스나는 화난 표정으로 작게 끄덕였다.

“....괜찮은거야? 길드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까....?”

작은 소리로 물을 나에게, 똑같이 작은 목소리로 단호한 어조로 답한다.

“괜찮아. 단장에게는 내 쪽으로부터 보고할게”

나는 끄덕이고 Yes버튼을 눌러, 옵션 안에서 《초격(初擊)결착모드》를 선택했다.

이것은, 최초에 강공격을 명중시키거나, 아니면 상대의 HP를 반 감소시키는 쪽이 승리한다는 조건이다. 메세지는 【크라딜과 1vs1 듀얼을 수락했습니다】로 변화하고, 그 밑에 16초의 카운트다운이 개시된다. 이 숫자가 0이 된 순간, 나와 녀석의 사이에는 마을에서의 HP보호가 사라지고, 승패가 결정될 때까지 검을 치고받게 된다. 크라딜은 아스나의 침묵을 어떻게 해석한 건지,

“지켜봐 주십시오 아스나님! 저 이외에 호위를 맡길 자는 없다는 것을 증명하겠습니다!”

광기를 억누른 표정으로 외치고, 허리에서 커다란 양손검을 꺼내며, 찰캉 하는 소리와 함께 자세를 잡았다.

아스나가 몇 발짝 물러나는 것을 확인하고, 나도 등에서 한손검을 빼들었다. 역시 명문길드의 멤버인 것을 증명하듯 무기는 저쪽이 훨씬 화려해 보인다. 양손용과 한손용의 사이즈뿐이 아니라, 나의 애검이 실용성 하나만을 추구하는 것에 비해, 저쪽은 일류의 세공사가 만들어낸 화려한 장비로 무장했다.

우리들이 5미터정도의 거리를 두고 마주봐서, 카운트를 기다리는 사이에도 주위에는 차례차례로 플레이어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무리도 아니다, 이곳은 마을 정중앙의 게이트광장에 있는데다, 나도 녀석도 그럭저럭 이름이 알려진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솔로의 키리토와 KoB멤버가 듀얼을 한대!!”

한 캐릭터가 크게 소리지르고,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일었다. 보통 듀얼은 친구간의 의식이라고 불리는 탓에, 이 사태에 이르기까지의 험악한 과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휘파람을 불고 환호성을 던지는 등 크게 소란을 벌였다.

그러나, 카운트가 진행됨에 따라, 나에겐 그들의 소리는 닿지 않고 있었다. 몬스터와 대치할 때와 같이, 진정된 차가운 기운이 전신에 퍼지는 것이 느껴진다. 환호에 짜증내며 이리저리 주위에 모멸의 시선을 보내는 크라딜의 전신의 상태, 검의 휘두르는 법이나 발의 이동법 등의 《습관》를 읽기 위해, 나는 의식을 집중했다.

인간인 플레이어들은 몬스터 이상으로 반복하는 소드스킬의 버릇이 사전에 나타난다. 돌진계, 수신계, 상단에서 시작하는가 하단에서인가, 그것들의 정보를 상대에게 흘리고 마는 것은, 대인전투에서는 치명적인 미스가 된다.

크라딜은 검을 중단 뒤쪽에 횡으로 늘어뜨리고, 전투태세로 허리를 낮추고 있었다. 볼것도 없이 돌진계의 상단공격의 자세다. 물론 그것이 페인트라는 경우도 있다. 실제 나는 지금, 검을 하단에 늘어뜨리고 가볍게 서서, 첫동작을 아랫방향에서의 작은 공격으로부터 시작하려는 듯이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부터 허실(噓?)의 구별은 감과 경험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카운트가 1초대로 내려가, 나는 윈도우를 소거했다. 더이상 주위의 소음은 들리지 않는다.

최후까지 나와 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