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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식재 외에 조리도구와, 스토브나 오븐 등이 필요하게 된다. 내 집에도 간단한 게 있긴 하지만, 그런 지저분한 곳에 KoB의 부단장님을 초대할 수는 없다.

아스나는 말이 막힌 나에게 질린듯한 시선을 보내면서,

“어차피 네 방에는 제대로 된 도구도 없겠지. 이번만, 요리를 위해 내 집을 제공해줄 수도 있는데 말이야”

엄청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대사의 내용을 뇌가 이해하기까지의 래그(*lag,지연)로 정지한 나를 무시하며, 아스나는 경호용 길드멤버 둘에게 향해 명령했다.

“오늘은 여기서부터 직접 《살렘부르그》로 전이할 테니까, 경호는 이제 됐어요. 수고하셨습니다”

그 순간, 참는것이 한계에 달했다고 말하는 듯이 장발의 남자가 외쳤다. SAO에 좀더 표정재현기능이 있었다면, 훨씬 놀라는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아...아스나님! 이런 슬럼에 발을 들이는 걸로 만족하시지 않고, 출처도 알지 못할 녀석을 저택에 초대한다니, 마,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그 엄청난 대사에 나는 내심으로 꽤 놀란다. 《님》이라고, 이녀석도 숭배자 중 하나인가, 하고 생각하며 눈을 향하자, 본인도 상당히 껄끄러운 표정이다.

“이 사람은, 수상함은 어떻든 능력은 확실해. 아마 당신보다는 10레벨 이상 높을 거야, 크라딜”

“무, 무슨 바보같은! 제가 이런 녀석보다 약할 리가.....!”

남자의 목소리가 길 전체에 울려퍼진다. 삼백안(*三白眼:매우 분노하는 눈)같은 떨어져 타락한 눈으로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던 남자의 얼굴이, 불의에 뭔가를 눈치챈 듯이 펴졌다.

“그렇군...네놈, 분명히 《비터(beater)》이군!”

비터라는 것은, 《베타테스터》에, 편법을 쓰는 녀석을 가리키는 《치터(cheater)》를 합친, SAO 독자적인 비난이다. 여러번 들어온 악담이지만, 몇번 들어도 그 말은 나에게 일정한 아픔을 준다. 최초에 그와 같은 말을 한, 한때 친구였던 녀석의 얼굴이 머리에 떠오른다.

“아아, 그래”

내가 무표정으로 반응하자, 남자는 더욱 신이 나서 떠들었다.

“아스나님, 이녀석들은 자기만 좋으면 되는 인종입니다! 이런 녀석과 관계되어 좋은 것은 하나도 없다니까요!”

지금까지 평정을 지키던 아스나의 눈썹이 불유쾌하게 올라간다. 어느 사이에 주위에는 엄청난 인파가 모여, 《KoB》 《아스나》 하는 단어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아스나는 주위를 한번 훑어보고는, 흥분의 정도를 계속 늘려가는 크라들이라는 남자에게,

“어쨌든 오늘은 여기서 돌아가세요. 부단장으로서 명령합니다”

퉁명스럽게 말하고, 왼손으로 나의 코트 뒤의 벨트를 잡았다. 그대로 끌어당기며, 전이광장으로 발을 돌린다.

“어...어이어이, 괜찮은거야?”

“괜찮아!”

뭐, 나에겐 불평할 것도 없다. 두 명의 경호와, 여전히 아쉬운 얼굴을 하는 에길을 남겨두고 우리들은 인파의 사이를 뚫기 위해 걸었다. 최후에 한번 돌아보자, 똑바로 선 채로 이쪽을 노려보는 크라딜이라는 남자의 사악한 표정만이, 잔상처럼 나의 시계에 남았다.

【6】

살렘부르그는, 61층에 있는 아름다운 성채도시다.

규모는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화사한 첨탑을 자랑하는 고성의 중심에 있는 시가지는 모두 백아의 화강암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지고, 여기저기 심어진 초록의 잎들과 훌륭한 대비를 보여주고 있다. 시장에는 가게도 제법 적어서, 여기를 홈타운으로 삼는 플레이어는 많지만, 집들이 엄청난 고가라서- 대략 알게이드의 3배는 할 것이다-, 굉장한 하이레벨에 달하지 않는 이상 입수하는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나와 아스나가 살렘부르그의 전이문에 도달한 때는 완전히 날도 저물어서, 최후의 빛이 거리를 어두운 보라색으로 비추고 있었다.

61층은 면적의 대부분이 호수로 이루어져 있고, 살렘부르그는 그 중심에 떠있는 작은 섬에 존재하여, 외각부에서 비춘 석양이 수면을 비추는 한 장의 그림같은 광경을 볼 수가 있다. 광대한 호수를 배경으로 파랑과 빨강으로 빛나는 거리의, 지고한 아름다움에 나는 마음을 빼앗겼다. 너브기어가 가지는 신세대의 다이아몬드 반도체 CPU로서는, 이정도의 빛 처리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전이문은 고성의 광장에 설치되어 있어, 거기서부터 가로수에 둘러쌓인 메인스트리트가 시가지를 관통하고 남쪽으로 늘어져 있다. 양쪽에는 양질의 점포나 주택이 나란히 세워져 있고, 돌아다니는 NPC나 플레이어의 모습도 어딘가 세련되게 보인다. 공기의 맛까지 알게이드와 다른 느낌이 들어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양손을 내밀며 심호흡했다.

“응, 넓고 사람은 적고, 아주 좋네”

“그럼 너도 이사오면 어때”

“돈이 압도적으로 부족합니다”

어깨를 으쓱하면서 대답하고 나서, 나는 표정을 고쳤다. 망설이면서 묻는다.

“.....그건 그렇고, 정말로 괜찮은거야? 아까의....”

“.......”

그것만으로 무엇인지 알아차린 듯, 아스나는 빙글 돌아서 뒤를 본다. 몸을 숙인 채로 부츠의 끝으로 지면을 두드린다.

“...혼자 있었던 때에는 몇번인가 싫은 미행이 있었던 건 확실하지만, 경호라니 너무 멀리 갔어. 필요없다고 말했지만....길드의 방침이니까, 라고 참모들에게 거절당해서....”

조금 위축된 목소리로 계속한다.

“옛날은, 단장이 한명씩 말을 걸어서 만든 소규모 길드였어. 하지만 사람수가 점점 늘어서, 뭔가가 변하기 시작해서....최강길드라는 등 말해지기 시작한 때부터, 뭔가 이상하게 되버렸어”

말을 끊고, 아스나는 살짝 돌아봤다. 그 눈동자에, 어딘가 기대고 싶어하는 느낌이 있는듯한 기분이 들어, 나는 무의식적으로 숨을 삼켰다.

뭔가 말하지 않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