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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의 요령과 경험이 필요하게 된다. 스스로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시스템의 서포트에 《올라탄다》던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단순한 한손검 상단베기라도, 《한손검스킬》을 습득하여 검술(소드스킬)리스트에 《상단베기》를 장착한 사람이, 그 기술을 이미지하며 첫 모션을 일으키면 뒤는 시스템이 자동으로 플레이어의 몸을 움직여주는 것에 비해, 스킬이 없는 사람이 무리하게 동작을 흉내내려고 하더라도, 휘두름은 느리고 공격력은 저하되고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움직임이 아니다. 즉 어떤 의미로는 격투게임에서 커맨드를 입력하는것과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다.

허나, 이것에 익숙해지지 않은 자들은 휘두른 검을 계속 휘두를 뿐으로, 초기상태로 습득할 수 있는 기본의 단발기만 써도 이길 수 있을 멧돼지나 늑대에게 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래도, HP가 어느 정도 감소한 시점에서 전투를 포기하고 이탈·도망만 갔어도, 죽는다는 결과를 초래할 일은 없었겠지만-.

스크린 모니터를 통해 2D그래픽의 적을 공격하는 것과는 달라, SAO에서의 전투는 그 압도적인 리얼리티를 통해 원시적인 공포를 일으킨다. 어떻게 봐도 진짜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몬스터가, 흉악한 이를 드러내고 자신을 죽이려고 습격하는 것이다.

베타때조차 전투에서 패닉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었다고 하는데, 현실의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면 끝이다. 공포에 빠진 플레이어는, 도망치느라 기술을 쓰는 것도 잊어버려서, HP를 어이없을 정도로 소진하고 이 세계에서 영원히 퇴장당하게 되었다.

자살. 몬스터전에서 일어나는 패망. 무서울 정도의 속도로 늘어나간다, 무자비한 선에 그어지는 이름들.

그 수가 게임 개시 1개월만에 2천명이라는 무서운 수에 이르자, 남은 모든 플레이어는 어두운 절망에 쌓였다. 이 페이스로 사망자가 늘어난다면, 반년도 경과하지 않아 일만명이 전멸해버린다. 백 층 돌파따위는 저편에 있는 꿈이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건 적응하는 존재이다.

1개월과 조금이 지난 후 드디어 제1층의 미궁이 공략되고, 불과 10일 후엔 제2층도 돌파된 때부터는, 사자의 수는 눈에 띄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살아남기 위한 이런저런 정보가 돌아다녀, 착실히 경험치를 얻어 레벨을 올려가면 몬스터도 그렇게 무서운 존재는 아니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이 게임을 클리어해, 현실세계에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 그리 생각하는 플레이어의 수는, 조금씩, 하지만 착실히 늘어나고 있었다.

최상층은 굉장히 멀었지만, 희미한 희망을 원동력으로 플레이어들은 움직이기 시작해- 세계는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2년. 남은 플로어의 수는 26, 생존자 6천.

그것이 아인클라드의 현 상태다.

【5】

74층의 《미궁구》에 서식하는 강적 리저드맨 로드와의 단독전투를 마치고, 돌아가는 동시에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며 10분정도 걸었던 나는, 전방에 있는 출구의 빛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을 거두고, 빠른 걸음으로 통로에서 나가자, 맑은 공기를 가슴 깊이 들이마신다.

눈앞에는, 울창하게 뻗은 어두운 숲을 통과하는 하나의 소로(少路)가 놓여있다. 등 뒤를 돌아보자, 지금 막 나온 미궁구의, 저녁놀에 물드는 거체를 띄운 상공-정확히는 다음층의 바닥까지 우뚝 서있다.

성의 정점을 노려라, 하는 게임의 구조상, 이 세계의 던전은 지하미궁이 아닌 거대한 성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내부에는 필드보다도 강력한 몬스터 떼가 배회하고, 최심부에는 무서운 보스몬스터가 기다린다, 라는 설정은 여전히 변함없다.

현재, 이 74층 미궁은 약 8할이 공략- 즉 지도화되어 있다. 아마도 앞으로 수 일만에 보스방이 발견되어, 대규모의 공략부대가 모집되겠지. 거기에는, 솔로플레이어인 나도 참가하게 된다.

기대와 짜증을 동시에 느끼는 자신을 살짝 비웃고, 나는 소로를 걸어갔다.

현재의 나의 홈타운은, 50층에 있는 아인클라드 최대급의 도시 《알게이드》다.

규모부터 말하자면 시작의 마을 쪽이 크지만, 거기는 지금으로선 완전히 《군》의 본거지가 되어버려서 들어가기가 껄끄럽다.

저녁놀의 색이 진해진 초원을 빠져나오며, 색이 바랜 오래된 나무들이 늘어선 숲이 펼쳐져 있다. 그 안을 삼십분동안 걸으면 74층의 《주거구》가 있어, 그곳의 《전이문》에서 50층의 알게이드로 순식간에 이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지고 있는 순간이동아이템을 사용하면 어딘가에서도 알게이드로 귀환하는 것이 가능하나, 제법 비싼 것이라서 긴급상황 이외에는 쓰기 힘들다. 아직 해가 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있고, 일각이라도 빠르게 집으로 가고 싶다는 유혹을 뿌리치면서, 나는 숲 속으로 걸었다.

아인클라드 각 층의 최외각부는, 몇 개의 지주(支柱)이외에는 기본적으로 하늘과 맞닿아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각도가 있어 직접 비춰오는 태양광이, 숲의 나무들을 붉게 태우고 있었다. 빛 사이에서 안개가 햇빛을 반사하며 눈부시게 빛났다. 낮에는 흔하게 들렸던 새소리도 사그라들어, 불어오는 바람이 초를 흔드는 소리가 크게 울릴 정도다.

이 필드에 출현하는 몬스터는, 졸면서도 상대할 수 있는 레벨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저녁이 깊어지는 이 시간대에는 어찌해도 불안을 떨칠 수가 없다. 어렸을 적에, 귀갓길에 길을 잃어 헤멜 때와 비슷한 감정이 가슴을 채운다.

하지만 난 이 기분이 싫진 않다. 저 세계에 사는 동안은, 이런 원시적인 불안은 언젠가부터 잊고 있었다. 보는 대로 아무도 없는 광야에 혼자 있는 고독감, 이것이야말로 RPG의 진수라고 할 수 있을-.

회상적인 감각에 잡혀있던 내 귀에, 불의에 들어본 기억이 없는 울림소리가 들려왔다.

높고 맑은, 풀피리 같은 일순간의 울림. 나는 딱 다리를 멈추고, 조심히 음원의 방향을 찾았다. 들어본 적 없는, 혹은 본 적 없는 것의 출현은, 이 세계에서는 이레귤러한 행운이나 불행 둘 중 하나를 의미한다.

솔로플레이어인 나는 《색적스킬》을 익히고 있다. 이 스킬은 기습을 방지하는 효과, 스킬 숙련도가 올라가면 은밀상태에 들어간 몬스터나 플레이어를 발견하는 능력도 있다. 곧, 10미터정도 떨어진 큰 나무의 가지에 숨어있는 몬스터의 모습이 시계에 크게 떠올랐다.

그리 크지는 않아. 나뭇잎에 동화되는 엽록색의 모피와, 몸보다 길게 늘어난 귀. 시선을 집중하자, 자동으로 몬스터가 타겟상태가 되어, 시계에 노란 커서로 대상의 이름이 표시된다.

그 문자를 본 순간 나는 숨을 삼켰다. 《라구(*Ragout:프랑스의 스프요리) 래빗》, 초 자가 붙는 레어몬스터다.

실물은 나도 처음 본다. 그, 나무위에 서식하는 이 통통한 토끼는 그렇게 강하지도, 경험치를 많이 주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허리의 벨트에서, 살짝 투척용의 가는 픽을 꺼냈다. 나의 《투척스킬》은 스킬슬롯에 선택되어 있을 뿐, 숙련도가 그렇게는 높지 않다. 하지만 라구 래빗의 도망칠 때의 속도는 알려진 몬스터 중 최고라고 들어서, 접근해서 검으로 잡을 자신은 없었다.

상대가 여기를 깨닫지 못한 지금이라면 아직, 1회 정도는 선제공격의 기회가 있다. 나는 오른손에 픽을 들고, 기도하는 기분으로 투검스킬의 기본기 《싱글 샷》의 모션에 들어갔다.

아무리 스킬의 숙련도가 낮더라도, 철저하게 연마한 민첩도 파라미터에 의해 보정된 나의 오른손은 섬광처럼 바람을 가르고, 해방된 픽은 일순의 반짝임을 남기고 나무의 그림자로 빨려들어갔다. 공격을 개시한 즉시 토끼의 위치를 표시하는 커서가 전투색인 빨강으로 변하고, 그 밑에 녀석의 HP바가 표시되었다.

픽이 날아간 장소를 지켜보는 나의 귀에, 한순간 높은 비명이 들리고- HP바가 급격하게 내려가 0이 되었다. 폴리곤이 파괴되는 이미 익숙해진 효과음. 무의식적으로 왼손을 꽉 쥔다.

왼손을 꽉 쥔 채로, 메뉴화면을 불러낸다. 패널을 조작하는 손가락이 느려보일 정도로 인벤토리를 빠르게 열고, 과연 새로 얻은 아이템의 1번에 그 이름이 있었다. 《라구·래빗의 고기》, 플레이어간의 거래에서 10만 콜은 받을 수 있다는 아이템이다. 최고급의 오더 메이드 무기를 산다고 해도 남는 게 많을 정도의 돈이다.

그런 고가가 붙는 이유는 단순. 이 세계에 존재하는 무수한 식재아이템 중에서, 최고급의 재료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먹는것만이 거의 유일한 낙이라고 말해지는 SAO 내에서, 부단히 입에 댈 수 있는 것이라고 하면 유럽 시골풍의- 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평범한 빵과 스프 뿐이라서, 극히 적은 예외지면, 요리스킬을 선택한 직인플레이어가 조금이라도 많은 종류의 음식을 공급하기 위해 공부하여 만든 음식도 있지만, 그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적은 데다가 고급 식재아이템이 의외로 입수하기 어렵다는 사정도 있어서, 쉽사리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거의 모든 플레이어들은 만성적으로 미식에 굶주려 있는 상태인 것이다.

물론 나도 똑같이, 자주 가는 NPC레스토랑에서 먹는 스프와 검은빵의 식사도 결코 싫어하지는 않지만, 역시 가끔씩은 기분전환으로 육즙이 가득한 고기를 먹고 싶다는 생각에 시달린다. 나는 아이템 이름의 문자열을 노려보면서 신음했다.

앞으로 이런 식재를 입수할 가능성은 극히 적을 거다. 본심으로는 스스로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식재 아이템의 랭크가 높을수록 요리에 요구되는 스킬 레벨도 상승해서, 누군가 달인급의 요리직인 플레이어에게 부탁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사람은- 없지는 않을 테지만 일부러 부탁하러 가는것도 귀찮고, 슬슬 방어구를 새로 조달해야 할 시기이기도 해서, 나는 이 아이템을 돈으로 바꾸기로 결심하고 일어났다.

미련을 떨치기 위해 상태화면을 닫고, 주위를 다시 색적 스킬로 탐색한다. 설마 이런 최전선, 바꿔 말하자면 도적 플레이어가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S클래스의 레어아이템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얼마나 조심해도 지나칠 일은 없다.

이것을 돈으로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