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문의주세요 ✔ 한솔오크벨리스키강습

심각히 생각하는 표정으로 클라인이 턱을 긁었다. 높은 콧날을 살짝 가린 반다나의 음영 속에서 눈이 날카롭게 반짝거린다.

만약 게임의 계정을 소거한다면, 그 순간 두번 다시 만날 일도 없는, 인스턴트한 관계의 상대와 현실세계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기묘한 위화감을 느끼며, 나는 클라인의 계속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SAO의 개발운영사인 《아가스》라고 하면, 유저존중으로 이름을 쌓아올린 게임회사잖아. 그 신용 덕분에, 처음으로 릴리즈되는 넷게임에도 저런 식으로 유저들이 전쟁을 해서 사들인 거잖아. 그런데 첫날부터 이런 커다란 미스를 하면 의미가 없는데”

“완전히 동의한다. 거기에다, SAO는 VRMMO라는 장르의 선구자이기도 하고 말야. 여기에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장르 그 자체에 규제가 걸릴지도 몰라.

나는 클라인과 서로의 가상의 얼굴을 보며, 낮게 한숨을 쉬었다.

아인클라드의 사계는 현실에 기반하므로 지금은 저쪽과 같은 초겨울이라는 것이다.

차갑고 건조한 가상의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며, 폐로 가상의 한기를 느끼며, 나는 시선을 위로 올렸다.

대충 100미터 상공에는, 제2층의 바닥이 연한 황자색으로 칠해져 있다. 그 평면을 눈으로 쫒으며, 저편에 있는 거대한 탑- 상층에의 통로가 되는 《미궁》이 우뚝 서있어, 더욱 높은 층의 입구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시각은 5시 반을 넘겨, 가늘게 보이는 하늘은 붉은 석양에 물들어있었다. 아름답게 뜬 해가 강대한 평원을 황금색으로 비추어, 나는 이상상황에도 불구하고 가상세계의 아름다움에 말을 잃었다.

직후.

세계는 자신의 존재를, 영원히 바꿨다.

【3】

돌연, 딸랑딸랑 하는, 종 같은- 혹은 경보음인 듯한 큰 소리가 울려 퍼지며, 나와 클라인은 날려갔다.

“뭐..”

“뭐야!?”

동시에 소리를 지른 우리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눈을 크게 떴다.

나와 클라인의 몸을, 선명한 파란색 빛의 기둥이 감쌌다. 파란 장막 저편에 초원의 풍경이 점점 멀어져간다.

이 현상 그 자체는, 베타테스트의 때에 몇번이나 체험해 보았다. 장소이동용 아이템에 의한 《전이(*傳移:텔레포트》다. 하지만, 우리들은 지금 아이템을 사용하지도 않았고 커맨드를 입력하지도 않았다. 운영측에 의한 강제이동이라 해도 어째서 안내조차 없던거지.

거기까지 생각한 후, 몸을 감싼 빛이 갑자기 강렬해지며 우리들의 시계를 덮었다.

푸른 빛이 가시자마자 풍경이 다시 보였다. 하지만 그곳은 이미 저녁놀의 초원이 아니었다.

거대한 돌바닥. 주위를 감싼 가로수와, 중세풍의 거리. 그리고 정면 멀리에 흑색의 빛을 내는 거대한 성채.

틀림없다, 이곳은 게임의 스타트지점인 《시작의 마을》의 중앙광장이다.

나는, 옆에서 떡하고 입을 벌리고 있는 클라인의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주위에 엄청나게 몰려있는 인파를 보았다.

각양각색의 장비, 머리색, 이목구비의 남녀들의 무리. 틀림없이 나와 같은 SAO플레이어들이다. 어떻게 봐도 수천- 일만명 근처의 인원이다. 아마도 나와 클라인처럼, 현재 로그인해 있는 플레이어 전원이 이 광장에 강제 텔레포트를 당한 것이다.

수 초 간, 모두가 조용히 침묵하며, 이리저리 주위를 돌아보았다.

소곤소곤,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여러 곳에서 발생하여, 점점 소리를 높인다. “어떻게 된 거야?”“이걸로 로그아웃할 수 있는건가?”“빨리 해달라고”등의 불평소리도 산발적으로 발생했다.

그리고, 불의에.

그 소리들 속에서 누군가가 소리질렀다.

“앗...위를 봐!!”

나와 클라인은, 반사적으로 시선을 올렸다. 거기서 이상한 것을 보았다.

100미터 상공, 제2층의 바닥을 진홍의 조각들이 채우기 시작한다.

잘 보면 그것은 두 개의 영문자가 교차로 표시되는 것이었다. 새빨간 폰트로 나타내어지는 단어는 【WARNING】, 그리고 【System Announcement】라고 읽힌다.

일순의 경고에 대해 나는, 아아, 드디어 운영안내가 있는건가, 하고 생각해 어깨의 힘을 풀었다. 광장에 퍼진 동요가 멈추고, 모두가 다음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어진 현상은 나의 예상을 크게 벗어난 것이었다.

하늘을 채운 진홍색 패턴의 중앙부분이, 마치 거대한 혈액처럼 흘러내렸다. 높은 점성을 보여주듯이 서서히 내려와, 단지 떨어질 뿐만이 아니라 붉은 것은 갑자기 공중에서 그 모습을 바꿨다.

출현한 것은, 신장 20미터는 되어 보이는, 진홍의 후드가 달린 로브를 걸친 거대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달라. 우리들은 지면에서 올려다보고 있는 곳에서 깊게 눌러졎힌 후드의 안쪽이 보였지만- 그곳에 얼굴은 없었다. 완전한 공허, 후드의 뒷면이나 실의 자수까지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밑으로 길게 늘어뜨린 긴 로브의 안쪽도, 동일하게 안쪽의 어둠이 보인다.

로브 그 자체는 본 기억이 있었다. 저것은, 베타테스트 당시, 아가스의 사원들에서 임명된 GM이 반드시 걸치고 있던 의상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남성 GM은 마술사처럼 보이는 흰 수염의 노인, 여성은 안경을 쓴 여자아이의 아바타가 반드시 후드 안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뭔가의 사정으로 아바타 이용히 불가하여, 단지 로브만으로 출현한 것일지도 모르나, 진홍의 후드의 아래의 공백의 간격은, 나에게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을 주었다.

주위의 무수한 플레이어들도 같은 기분이었겠지. “어라, GM?”“왜 얼굴이 없는거야?”등등 서로 소곤거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