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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치는 세계.

여름한가운데에 서 보았다.

어쩌면 중심과는 거리가 먼 위치에 있는지도 모르지만.

살풍경한 초록빛 풍경. 비가 내리고 그치고. 물웅덩이 위에서 폴짝 뛴 토기가 웃으면서 말하는 것이다. 울어서 발개진 작은 눈으로 “예쁜 꽃씨를 줄게” 하며.

살풍경한 대지에 꽃씨를 뿌리면서 부르는 노래가 색색의 바람에 휘감겨 푸른 나뭇잎처럼 하늘에서 춤추었다. 바라는 것은 하나. 언제나 하나. 아름다운 꽃이 피면 좋겠구나. 밤하늘에 별이 수놓인 것처럼 메마른 세상에 씨를 뿌린다.

처음은 항상 그렇다. 불안한 소망과 우리들의 오늘.

꿈을 꾸는 계절에 아름다운 꽃씨를 뿌린다.

별에 소원을 빌면. 이윽고 이끌려가는 세계. 어느새 글려가는 서로의 중력.

물웅덩이에 떠 있는 하늘에는 고래를 닮은 구름 한 마리. 날개를 펼치면서 헤엄치고 있다. “깨끗하고 맑은 물을 찾고 있어”라며, 잠시 쉴 틈도 잊어버릴 만큼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었다.

여름 오후. 하늘이 뿌린 물에 목이 메면서 외로움에 떠는 고양이가 길을 걷고 있었다. 시간은 잃어버린 채, 그날 멈춘 채.

“헬로, 헬로.”

토끼가 고양이를 불렀다.

“안녕?”

고양이가 커다란 눈으로 두리번두리번하면서 손을 흔들었다.

“어쩐 일이야, 이런 데서?”

난처한 듯이 토끼가 말했다.

“말도 마.”

못 말리겠다는 듯이 고양이는 어깨를 으쓱하고,

“여기 참 편안하잖아? 그래서 나쁘지 않구나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야.”

그렇게 말하자 역시 토끼는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편안한 것만으로는 안 돼. 알아?”

토끼의 말투가 타이르는 것처럼 변했다.

‘알고 있어.“

하지만 고양이는 쉽게 대답해버렸다.

“정말로?”

토끼가 물었다.

“정말이야.”

고양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토끼가 다시 물었다.

“그럼 넌 여기에서 뭘 얻었어?”

“많은 것들을 얻었지.”

“많은 것들?”

“두 팔로 다 안을 수 없을 만큼 많이 얻었어.”

“네 두 손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토끼의 말을 들은 고양이는 흠칫해서 손을 내려다보았다.

“...어? 정말 아무것도 없네?”

“그렇지?”

토끼는 부드럽게 고양이의 작은 발가락을 만졌다.

“왜냐하면 너는 줄곧 그 두 손으로 네 귀를 막고 있었거든.”

고양이는 슬퍼져서 축 늘어진 자기의 네 귀를 꼭 붙잡았다.

“전혀 모르고 있었어. 아무것도 없다니.”

한심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너무해.”

우는소리가 나왔다.

그러자 토끼는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