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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하고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예를 들면 별 생각 없이 침대 옆에 휴대전화를 두었다고 해봅시다. 평소에는 테이블 위에 둡니다만 이때는 어쩌다가... ,- 그러고는 막상 필요해졌을 때 “어라?” “어디다 뒀더라?”하고 한참을 찾아다니게 되고 말지요. 내가 직접 휴대전화기를 머리맡에 두었는데 나 자신이 알지 못하게 되어버린 겁니다. 별 생각 없이 놓아두었기 때문이지요. 만약 이것이 의식적으로 “나는 여기에 휴대전화기를 두는 거야. 그래!” 하고 흔해 빠진 결의 표명이라도 해두었다면 찾기가 쉬웠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결국 찾아내지 못하고 누군가가 타이밍 좋게 걸어준 전화나 보내준 메시지 같은 것으로 “아! 여기 있었네!” 하고 가까스로 찾아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저는 이럴 때 동시에 이렇게 생각하곤 합니다.

“어? 이런 곳에 두었던가?” 하고,. 내가 직접 두었으면서.

예를 들면 집 안에서 잃어버립니다. 이 경우에는 몇 가지 패턴이 있습니다. 하나는, 직접 어딘가에 두고 깜박 잊었다. 또 하나는 작은 것이 뭔가의 서슬로 어느샌가 굴러 가버리거나, 또 하나는 그겁니다. 장난을 좋아하는 요정들이 몰래 소중한 것을 감춰버리는 그겁니다. 이 경우에는 “젠장, 정말 요정님들은 장난꾸러기라니까!” 하고 말하며 화낼 수도 있습니다만 제가 직접 어디다 두고 잊어버렸을 때에는 물론 화낼 상대는 저 자신입니다. 처음에는 “젠장! 바보 멍청이!” 하고 자신한테 화를 냅니다만, 최종적으로는 그저 공허한 마음이 들기 시작합니다. 스스로가 한심해서 한숨이 나오고 눈물이 나올 것 같아집니다.

그럴 때면 저는 생각합니다. 그만큼 필사적으로 찾아다니다 가까스로 발견했는데 왜 이렇게 슬픈 기분이 들어야 하는 걸가? 이럴 줄 알았으면 찾지 말 걸 그랬다. 찾아내지 못하는 게 나았다. 물론 찾으려고 한 것도 나 자신이고 찾아낸 것도 나 자신입니다. 제가 스스로 그렇게 하기고 결정한 거지요. 하지만 ‘그것’은 과거의 나. 지금의 나는 나에게 성을 냅니다. “왜 찾은 거야? 어째서 찾아낸 거냐고!” 그러면 과거의 나는 말합니다. “네가 필요로 하고 있으니까” 라고. 매우 간단하게. 그것은 나입니다. 나 자신입니다. 내가 나에게 한 말입니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줄곧 똑같겠지요.

그렇습니다.

이것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스스로가 걸어온 길을, 앞으로 걸어갈 길을 확인하기 위한 표지 같은 것이 된다면 좋겠다고 바라봅니다.

때문에 이것은 여러분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눈앞에서 사라져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그러니까 부디-.

재미있으면 웃어주세요.

재미없으면 비웃어주세요.

그리고,

이 책에 관여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고마워요.

-날개가 없으면 걸어가면 되었던 거다.

역자 후기

<게임은 사람이 수식으로 만들어낸 ‘꿈’ 이다. 컴퓨터가 만들어낸 환상의 세계>

<판타지 세계에 찾아왔다는 흥분과 감동을 지속시키려면 더 큰 자극이 필요했다.

사소한 감각의 문제. 익숙해져버리고 말았을 뿐이다.

(상실의 숲에는 항상 누군가가 잊어버린 추억이 다양한 색의 꽃이 피어 있다. 물론 이름은 없지만. 그것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이다. 꿀벌이 부지런히 달콤한 꿀을 벌집으로 나른다.

빛이 숨어서 바람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항상 되풀이하고 또 되풀이한다.

즐거운 것도, 슬픈 것도.

때문에 이젠 텅 비어 있지 않은 것이다.>

<“귀는 자기의 발소리를 듣기 위한 것. 눈은 자기의 발자국을 보기 위한 것.”>

병원과 집을 계속 오가며 생활해야 했던 이번 달은 정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많이 힘들었습니다.

건강이란 것이, 생명이라는 것이 이토록 절박하게 소중한 것이로구나... 하고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까요.

산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지금 대단한 것을 성취하고 있는 거라고

행복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2007년 8월 여름의 끝자락에서...

김애란

도서명 : 사신의 발라드 10권

지은이 : 하세가와 케이스케

옮긴이 : 김애란

펴낸이 : 정욱

출판사 : 대원씨아이(주)

출판년도 : 2007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