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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듣고 사샤 씨가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긴다.

“아, 외삼촌, 다녀오셨어요?”

“다녀왔어. 미우.”

부엌에 마실 것을 가지러 온 미우가 내 얼굴을 보고 말했다.

내친 김에 거실에 있는 사샤 씨를 힐끔 보고 바로 눈을 돌렸다. 하루 동안 같이 있어도 맺힌 감정은 아직 사라지지 않은 듯했다.

대화도 전혀 없었던 모양인데.

무거운 공기가 흐르는 것도 모르고 사샤 씨가 뭔가를 생각하는 정을 지었다.

“결정했어.”

갑자기 사샤 씨가 입을 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돌아보자 그녀가 터무니 없는 말을 꺼

”원래는 오늘밤에라도 호텔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앞으로 나도 한동안 이 집에서 살기로 할게.”

순간 사샤 씨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 말을 되씹어 가까스로 이해한 순간. 우리는 깜짝 놀라 일제히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다만 히나 혼자만이 기쁜 듯이 사샤 씨의 팔에 안겨 있었다.

제 4 장 마음의 거리

나는 그 아이가 이렇게 큰 소리를 내는 것은 처음 들은 것 같다.

“뭐 하고 계신 건데요?!”

소파 위에서 졸린 눈을 비비고 있던 나는 깜짝 놀라 2센티미터쯤 허리가 떠 버렸다. 거실로 돌아온 미우가 입을 열자마자 한 말 방금 전의 대사였다.

“뭐, 뭐，뭐, 뭐라니?”

엉겁결에 담요를 그러모으는 바람에 거동이 수상해지는 나였다. 무슨 나쁜 짓이라도 했나?

*어머! 일찍 일어났구나, 미우.”

부엌에 있던 사샤 씨가 얼굴을 내밀고 생긋 웃는다.

보고 있으면 이쪽도 이끌려서 웃어 버릴 듯한 미소였다. 미녀는 무엇을 해도 그림이 된다.

하지만 미우는 그런 미소도 보이지 않는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다가 이윽고 단념한듯 한숨을 쉬고는 성큼성큼 거 실로 들어왔다. 그리고 내 몸에서 담요를 뺏더니 그것을 개기 시작했다.

“어째서 이런 데서 주무시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