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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그냥 흘려버릴 수 없었다.
"응? 뭐가? 오빠, 그렇게 무서운 표정 짓지 말라고.”
"소라, 난 소라가 누나를 대신해 주길 바리는 게 아니거든?"
"아, 알고 있어.”
노연 멤버들과 고모, 그리고 미우와 히나의 시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멈출 수 없었다. 멈춰서 되는 것도 아니었다.
왜냐하면 나는 소라의 아빠니까.
소라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건 알아. 그렇지만... 그 전에 소라가 중학생으로서의 행복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평범한....평범하게....그러니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처음으로 소라에게 화가 난 건지도 모른다.
행복하게 지내 주길 바라는데. 나는 그것 때문에 소라의 아빠가 된 건데.
평범한 중학생이 정상적으로 보내고 있는 일상을 소라에게 주고 싶은 것뿐인데.
만약 내가, 누나를 대신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식으로 느껴지게 한 거라면 나는 나를 용서할 수 없다.
"나는.... 나는 아빠로서 소라한테 평범한 행복을....”
혼란스러운 감정이 입에서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라도 입술을 깨물고 나를 응시했다. 커다란 눈에 눈물을 가득 글썽이고....
“그런 건 몰라! 오빠 마음대로 평범하다는 기준을 정하지 말라고!"
미우가 히나가 모두가 소라를 주시하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지 않을 거라며 눈을 비벼 참고 소라는 외쳤다.
"난.... 난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싶으니까! 노력하게 놔두란 말이야！"
소라의 마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노력하게 놔두란 말이야.... 나한테 평범하다는 건... 지금 모두가 필요로 하는.. 언니로 있는 거니까....”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아니, 나는 소라한테 무리를 시키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게 괴로웠던 거야?
그래서 그토록 히나의 도시락에 구애되고 있었던 거야?
하지만 생각해 보니 나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아빠이고 싶다고... 오기를 부리고 있었다.
지금껏 품어 온 위화감이 가슴 깊숙한 곳으로 쿵 떨어졌다.
왜 소라가 이렇게 고집을 부리고 있었는지.
자기가 할 일을 갑자기 빼앗겨 버린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소라의 희미한 오열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침묵의 벽을 깬 건 미우였다.
"언니가 아무것도 해 주지 않아도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난 기쁜데. 확실히 외삼촌한테는 섬세함이 좀 부족하긴 하지만 틀린건 아니라고 생각해. 언니도 좀 더 편하게 생각하지 그래?"
"미우...”
미우가 기다란 금발을 흔들며 소라에게 걸어가서 그래그래 하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 히나도 할래~.”
히나도 종종걸음으로 소라에게 다가가 발돋움을 하고 소라를 쓰다듬으려 했다.
"...히나."
소라가 허리를 굽혀 두 사람을 부둥켜안았다.
고모가 눈시울을 살짝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