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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타카나시는 뭘 좋아할까? 갖고 싶은 거라든가...."
하다못해 나도 산타 흉내를 내고 싶은데.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안되는 걸까.
저렇게 언제나 열심히 하는 안쓰럽고 아름다운 소녀에게.
“그러고 보니 점심때 타카나시랑 하나무라가 요리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고. 엄마가 만든 도시락의 내용물..이었던가? 요전에 만났던 히나의 도시락을 만드느라 애를 먹고 있는 모양이야. 타카나시한테는 엄마가 없으니까..."
다이키는 그것을 듣기만 해도 가슴이 터질 듯했다. 사랑스러운 타카나시 가의 자매들 모습도 떠올랐다. 가혹하기 짝이 없는 처지에 있으면서도 근사한 미소를 잊지 않는 세 자매.
“도시락이라....”
그 중얼거림에 약간 불길한 예감이 드는 슈지였다.
귀가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건 라이카 선배와 니무라가 정성을 들여 만든 요리였다.
그리고 어느새 출현한 사코 선배였다.
“우아~, 우아~! 라이카 온니는 마봅사야?"
“히나를 위해서라면 어떤 마법이라도 부려 줄게.”
잔뜩 늘어선 맛있는 음식에 눈을 반짝거리는 세 살짜리 먹보와 귀여운 거라면 사족을 못 쓰는 절세의 미녀가 꼭 껴안았다. 멋진 함정이였지만 이를 어쩌랴. 바닥에 굴러다니는 사코 선배가 거추장스러웠다.
"선배님, 왜 바닥에 앉아 계세요?"
눈이 닿는 범위에서 이동하지 말라고 해서. 뭐, 12월의 길거리에 서서 기다리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괜찮지만. 여하튼 이야기는 들었네. 많이힘들겠군.”
"네. 아, 지금은 말하지 말아 주세요. 히나가 듣고 있으니까요.”
"당연하지. 이 사코 순타로, 어린 소녀의 행복을 저해하는 짓만은 하지 않아."
뭐 그건 사실인 것 같지만.
"그건 그렇고, 실은 우리 노연의 차기 대표라는 소문이 자자한 세가와에게 긴히 할 의논이 있는데. 오늘은 그 때문에 온 거라네.”
사코 선배가 바닥을 무릎으로 걸으며 내 귓가로 다가왔다. 상당히 징그러웠다.
"뭐, 뭐예요?"
"뭐냐니! 들을 것까지도 없잖나. 크리스마스 말이네, 크리스마스. 미우 님이 바라시는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해 무슨 정보는 없는가? 걱정 말아, 공짜는 아니니까. 라이카가 1학년 때 수영장에서 찍은 사진 데이터가 있는데...어때?"
선배님, 그건 뒷거래잖아요! 그런 짓은 할 수 없습니다.
"화소는 몇 만 화소죠? 먼저 데이터를 건네 주셔야 믿겠는데요."
어이쿠, 이러면 안 되지. 머리로 생각한 거랑 입에서 나온 말이 다르잖아.
“흐흐흐, 자네도 악당이군. 좋아, 우선 이 SD카드로 대여를..."
"아, 아니! 아, 아닙니다. 저도 아이들한테 줄 선물을 못 정해서 곤란한 상태거든요.”
“뭐야. 도움이 안 되는군, 세가와. 뭣 때문에 같이 살고 있는 거지?"
적어도 사코 선배한테 미우에 관한 정보를 부정 유출하기 위해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아아... 미우 님과 히나 님이 내 선물을 가장 기뻐해야 할 텐데. 사심 없는 충성을 보이기 위해 이럴 때 미우 님께 어울는 드레스 같은 걸 발주해 보는 건..."
“아니요, 미우는 좀 더 현실적일 거예요.”
실제로 그랬다. 생각해 보니 같이 살기 시작한 뒤로 지금까지 자기 주장만 앞세우는 미우를 본 적이 없다. 초밥이 먹고 싶다고 해서 나가면 회전초밥을 먹어서 섣불리 밖에서 먹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거나, 용돈을 달라고 조르는가 싶으면 그 돈은 저녁 식사를 만들기 위한 돈이었거나.
정말 착한 아이야.... 겉모습이 화려해서 왠지 그런 식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굉장히 섬세하고 사람 마음을 잘 헤아리는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전날 밤에도.... 나는 그날 어깨에 기댄 미우의 머리 무게를 떠올렸다.
좋은 향기와 깃털처럼 가벼운 몸. 그리고 쓸쓸하게 들리던 목소리.
ㅡ기억이 하나도 안 나거든요.
그렇게 말하는 미우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틀림없이....
"선배님, 묘안이 있는데요. 한몫 끼지 않으실래요?"
갑작스럽게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