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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은 필요 없다고 해놓고.

뭔가 빗나가기만 할 뿐.

사람들이 죄다 하늘의 심기만 살피니까 하늘이 심술을 부리고 있는지도.

빗속에 서 있자니 하늘이 원망스러워진다.

이런 자신이 싫어진다.

항상 아야는 슬픈 얼굴로.

저런 빗속에 서서.

저런 표정을 짓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나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오후 6시 30분을 넘긴 시각. 낮의 하늘은 울상을 짓고 비를 뿌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라이브 하우스에는 사람이 드문드문 있었지만 그 안에는 오늘 출연하는 밴드의 멤버도 있을 테니까 상당히 적다고 할 수 있었다. 비가 오기 때문이기도 하겠으니 뭐니 뭐니 해도 이런 시골에서, 게다가 이름 없는 밴드들만 갖고는 손님도 모이지 않는다.

그것이 보통이겠지만.

“나가오도 요시노도 친구들을 부르면 좋았을 텐데.”

나가오와 요시노의 밴드는 다섯 밴드 중에서 두 번째. 다음 차례라서 담배 냄새 나는 플로어에 둘의 모습은 없었다.

일단 사야는 라이브 하우스에 들어오고 나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는 사토루의 소맷자락을 잡아끌고 무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구석 자리로 이동했다.

사실은 여기에 오기 싫어했지만 억지로 데리고 왔다.

“음악 같은 건 쓸모없어.”

그런 말이 진심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한번은 입 밖에 냈었던 만큼 거부감도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사토루와 나가오는 대판 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