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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고양이가 조용히 물었다.

사실은 알고 있으면서.

저 여자아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버릴테니까.

그럴 수밖에 없어서,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런데 하얀 소녀는 애써 미소를 지으려고 하다가 더욱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검은 고양이는 박쥐같은 날개를 펼치고 파닥파닥 소녀의 눈물을 말려주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비록 그것이 소용없는 일임을 아고 있다 해도.

그 정도밖에--.

2월이 지나가고.

온화한 계절이 맞은편에서,

“헬로, 헬로, 잘 있었나?”

하고 말하면서 다가왔다.

새하얀 소녀가 춤추자 눈물이 넘쳐흐르고.

어느 날의 하늘.

벚꽃이 흩날릴 무렵.

새하얀 사신과 검은 고양이.

다정하게 춤추고 있었다.

춤추면서 전하는 마음과 말과 눈물.

스미카는 걸어갔다.

언젠가의 병실

그가 웃고 있었다.

“더 공부해, 수험생.”

그렇게 말하는 그의 손 안에는 스미카의 수학 시험 답안지.

군데군데 접힌 자리가 많았다.

도달하지 않았을 그녀가 접은 종이비행기.

이 얼마나 우스운 이야기인가.

전하고 싶은데도 하지 못하는 말을 적은 루스리프 노트는 도착하지 않았는데.

이런 식으로.

됐어. 이걸로.

내가 전하면 되니까.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아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도, 설령 그의 미래가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해도.

오늘도 수조 속에서 금붕어는 헤엄치고 있었다.

여름날의 풍경과 함께.

웃는 얼굴과 눈물과 함께.

둥그런 따뜻함.

다다른 것이다.

goldfish swims in the air(AL.-edit) - fin

귀울음의 여운

intermission - I can't fly but I can walk at the lastest / Part 4: MIMINARI MELODIC

어느샌가 환상. 이런 매일은.

오늘 우산을 갖고 나오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비를 맞으며 걷다 보니 이 세상에서 나만 혼자 비를 맞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하늘을 노려보았다.

잿빛 비구름이 아주 조금, 아주 조금이라도 겁을 먹어서 비가 그치거나 약해지지 않을까 하고.

물론 그런 일은 없었지만.

작아졌다.

더 이상 젖고 싶지 않았다. 우산을 쓰지 않고 있다고 비웃음을 당할까봐 그것도 무서웠다.

하지만 달랐다.

애초부터 우산 같은 것은 갖고 있지 않았다.

주위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알았다.

모두를 똑같았다.

두 손에 다 안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죄와 꿈, 벌, 희망, 후회, 기억 등, 갖고 있지 않았다.

모두 비에 젖어 있었다.

그래도 분명 이제 곧 그칠 것이다.

머지않아 눈부시게 갠 하늘에 미완성의 무지개가 뜰 것이다.

그러면-, 그러면 이 여행은 곧 끝날지도 모른다.

(흑백의 그림은 초원위에 한 마리의 강아지가 귀를 쫑긋 세우고 고래 같은 모양의 구름이 흘러가고 있는 듯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빛이 지나간다.

감은 눈 속.